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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택 칼럼] 정권 바뀌면 교과서 수정
[나경택 칼럼] 정권 바뀌면 교과서 수정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 교육부가 지난해 초등학교 6학년이 배운 국정 사회교과서 내용을 정권 입맛에 고치는 과정에서 온갖 불법행위를 저지른 사실이 검찰 수사로 확인됐다. 검찰고소장에 따르면 2017년 9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5개월간 저질러졌다고 한다. 현 정권이 전 정부가 추진한 중·고 국정교과서를 ‘교육적폐’로 규정해 전·현직 공무원 뒤를 샅샅이 캐던 때와 정확하게 겹친다. 입으로는 적폐청산을 외치며 남을 공격하던 정부가 정작 뒤로는 더한 범죄를 저지르고 있었다. 보통사람은 생각하기가 힘든 표리부동이다. 검찰은교 육부 담당 과장·연구사 등 3명을 직권남용. 사문서 위조 등 협의로 최근 불구속기소하고 수사를 마무리 했다고 한다.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교육부가 동원한 범행 수단 등을 보면 중하위직 공무원 두 명만이 연루된 범죄로 보기 어렵다. 교육부 범행은 한편의 범죄 드라마를 방불케 할 정도다. 1948년 8월 15일을 ‘대한민국 수립’에서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꾸라는 교육부 요구를 교과서 편찬·집필 책임자가 “정권이 바뀔 때마다 교과서를 고칠 수 없다”며 거부하자 그를 배제하고 다른 교수에게 고치라고 강요했다. 그마저 거절하자 참여연대 관계자 등을 동원해 비공식 기구를 구상하고 213곳 내용을 수정해 출판사에 전달했다. 수정을 거부한 집필 책임자 교수가 회의에 참석한 것처럼 조작하고 그의 도장까지 몰래 찍도록 출판사에 시켰다. 이런 범죄를 과장이하 공무원들이 위선의 아무런 ‘보장’없이 단독으로 했을 것이라고 믿기 어려운 것이다. 교육부는 이런 불법을 동원해 ‘대한민국 수립’을 ‘대한민국 정부 수립’으로 바꾸고 ‘북한은 여전히 한반도 평화의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는 문장을 삭제하고 ‘박정희 유신체제’는 ‘유신독제’로 고치고 새마을운동 관련 사진은 아예 빼버린 교과서를 발행하게 했다. 그러면서 교육부 자신은 이 과정에 전혀 개입하지 않은 것처럼 꾸몄다. 이렇게 불법 수정된 교과서는 전국 6064개 초등학교에 배포돼 43만명 넘는 학생이 배웠다. 자라나는 어린이의 머릿속은 벽지장과 같다. 더구나 교과서 ‘조작 수정’이 진행된 시기는 전 정부의 역사 교과서 국정화 작업에 관여한 교육부 관료들이 ‘적폐’로 분류돼 좌천 등의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였다. 이런 상황에서 일선 과장이 독단적으로 문서조작까지 하며 교과서에 손을 댔다는 검찰 수사와 결론을 과연 누가 믿겠는가! 거부하기 힘든 압력 또는 요구가 있었다고 보는 게 상식적이지 않는가! 해당과장은 교과서 배포 직전에 아시아 지역 한 국가의 한국교육원 원장으로 임명됐다. 교육원장은 3년간 해외에서 생활하며 자녀를 그곳에서 교육할 수 있어 경쟁이 치열한 자리다. 따라서 교과서 조작 수정에 따른 특혜성 인사이거난 문제가 될 떼에 대비한 입막음용 인사라는 의혹도 제기 된다. 그는 수사를 받고 기소됐는데도 해외에 체류하며 그대로 자리를 지키고 있다. 석연치 않는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지난해 교과서 수정 의혹이 제기되자 김상곤 당시 교육부장관은 국회에서 “교과서 수정·보완은 적법하게 진행됐다. 그것은 출판사와 집필자의 문제이며 따로 지침을 준 것이 없다”고 말했다. 검찰은 김 전 장관과 교육부 고위 관료가 개입하지 않은 것으로 결론을 내게 된 경위를 밝혀야 한다. 만약 제대로 조사하지도 않고 그런 판단을 했다면 ‘살아있는 권력 앞에서 꼬리를 내린 검찰 흑역사의 한 대목으로 기록될 것이다. 대검은 수사 과정을 살펴보고 잘못된 부문이 있다면 재수사를 지시해야 한다. 이 사건은 근원적으로 정권 ’취향‘에 따라 역사를 해석하고 교과서를 만드는 후진적 정치 문화에 기인한다. 수년마다 역사가 새로 쓰인다. 이처럼 조작으로 누더기가 되기도 한다. 교과서는 정권의 전리품이 아니다.
[나경택 칼럼] 역사 정치 무기화
[나경택 칼럼] 역사 정치 무기화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인천시의회가 1950년 9월 인천상륙작전으로 인한 월미도 주민피해 보상을 추진키로 했다. 전쟁 69년 만에 국가가 주민 피해를 보상하자는 유래없는 일이다. 그러나 형평성 논란과 함께 자칫 사회적 갈등만 불러일으켰다는 비판이 나온다. 인천시의회는 안병배 더불어민주당 인천시의원이 대표 발의한 ‘과거사 피해 주민 생활안전지원 조례안’을 통과시켰다. 인천상륙작전 당시 유엔군 돌격 등으로 피해를 입는 월미도 원주민 또는 상속인에게 생활안전 지원금을 지급한다는 내용ㅇ이 골자다. 월미도에서는 당시 주민 100여명이 목숨을 잃고 30~40세대가 탈출했으나 정확한 피해 규모는 집계되지 않았다. 조례제정의 법적근거는 2008년 ‘진실과 화해를 위한 과거사 정리위원회’가 ‘월미도 원주민에게 합당한 보상’을 권고한 것이다. 인천시의회는 2011년, 2014년에도 각각 조례 안을 마련했으나 ‘지방자치단체 업무가 아닌 국가업무’라는 이유로 무산됐다. 올해 법제처가 ‘지자체 업무’로 유권해석 해 조례 제정에 이르게 됐다. 조례를 통과시킨 기획행정위원회는 70명 전원이 만주당이다. 월미도 원주만 귀향대책위원장은 “70여년간 고향을 찾지 못한 억울함이 일부 해소됐다”고 환영의 뜻을 밝혔다. 실제 월미도에는 인천상륙작전 이후 미군 부대가 주둔하고 고원이 조성되는 등 원주민의 귀향길이 막혔었다. 그러나 한국전쟁 당시 대부분의 국토가 초토화됐고 피해를 보지 않는 국민이 없다는 점에서 과도한 피해보상 적용이란 논란의 여지가 있다. 한 군사전문가는 “제2차 세계대전 때도 연합군의 군사작전으로 나치 독일군에 점령됐던 벨기에, 네덜란드, 폴란드가 쑥밭이 됐지만 이 때문에 피해보상을 했다는 기록은 본 적이 없다. 한국전쟁으로 피해를 본 것은 전 국민이였는데 유독 인천상륙작전 과정에 대해서만 피해를 보상하라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앞서 문체부 소속 ‘도학농민혁명 참여자 명예회복 심의위원회’ 가 지난해부터 벌이고 있는 동학농민혁명 유족 등록사업도 논란이 되고 있다. 2004년 ‘동학농민혁명 참여자 등의 명예회복에 관한 특별법’이 제정돼 활동을 시작한 심의위는 1만야 유족을 등록하고 2009년 활동을 종료했다. 그러다 2017년 특별법 개정과 함께 활동을 재개했다. 호남 지역 민주당 의원들이 ”동학혁명 희생자가 20만~30만명에 이르는데 1만여명 등록은 너무 적다“며 등록기간 제한을 해제한 개정안을 상정해 통과시켰다. 당시에도 120여년 전 조선왕조에서 벌어진 일을 현 정부가 세금을 써가며 명예 회복하는 것이 합당이냐는 비판이 많았다. 인터넷에는 ”이런 접근이라면 한강다리 끊겨 피난 못간 서울시민이나 임진왜란 유족들도 보상해줘야 하는 것 아니냐“는 냉소적 반응이 다수다. 거기에 과거 역사를 현실에 소환해 정치사회적 갈등과 분열을 만드는 국민에 대한 우려도 크다. 최근 잇따른 ‘친일논쟁’ ‘공영방송의 이승만 폄훼 발언’ ‘근 현대사 바로 세우기’ 등도 마찬 가지다. 작년 서울 도심에서 열린 제주 4·3집회에선 ‘화해와 평화’ 대신 4·3학살 주범 미국은 사과해라”는 반미 구호가 넘쳤다. 4·3과 여순 사건의 배후는 공통점으로 ‘남도당’이다. 보훈처는 독립운동 서훈자 1만 5180명을 전부 조사해 ‘친일파’를 가려내고 좌익은 포함시키겠다고 한다. 문쳅 소속위원회가 120여년 전 동학농민운동 참가자 ‘명예 회복’을 한다며 유족 등록 사업을 하고 있다. 대법원은 1948년 10월 ‘여순반란사건 당시 사형을 선고받고 사망한 피고인들에 대한 첫 재심 개시를 결정했다. 사건 71년만에 ’다시 재판하라‘는 것이다. 국군도 법원도 제대로 구성되지 않은 혼란한 시절이었는데 무슨 기록이 잘못됐다고 다시 재판하나. 이런 식이면 당시 모든 사건이 재심되야 할 것이다. 희극인지 비극인지 알 수 없다.
[나경택 칼럼] 바이오산업 인보사 사태
[나경택 칼럼] 바이오산업 인보사 사태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 제2의 황우석 사태 망령이 어른거린다.‘세계 최초 무릅 관절염 치료제’로 주목받았던 인보사케이주(인보사) 취소 사태의 후폭풍 걱정 때문이다. 식품의약품안정처는 코오롱생명과학의 미국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해 2017년 7월부터 시술이 허가된 골관절몀 (퇴행성 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품목허가를 취소했다. 식약처는 인보사의 주성분에 허가 당시 제출한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고 코오롱생명과학의 중지에 이어 죽각 코오롱생명과학을 형사고발까지 한 이유다.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대되고 있다. 무릅 한쪽 투여에 700만원에 이르는 고가 의약품이였던 만큼 환자들은 마른하늘에 날벼락을 맞은 분위기다. 투여 환자 중 24명은 즉각 집단 소송에 나섰다. 이들은 집단소송을 신청받고 잇는 홈페이지 ‘화난 사람들’ 에는 “두 발에 시술했는데 절망과 상실감이 발로 다 할 수 없다” “가면 갈수록 무릎이 쑤시고 쥐가 난다” “정말 화가 난다” 며 분노하고 있다. 국내 투약자는 3707명에 달해 소송액은 수백억원대로 늘어날 전망이다. 있을 수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의약품은 안정성이 관건 아닌가! 그런데 원료 물질이 당초 제시한 연골세포가 아니라 종양(암) 유발 가능성이 있는 신장세포로 바뀐 사실도 모른 채 약품이 시판됐다. 대한민국의 의약품 안전관리에 심각한 구멍이 뚫어졌다는 믿기 어려운 애기 아닌가! 정부는 당장 투여자들에 대한 철저한 추적조사 체계를 갖춰 부작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수사에서 밝혀진 일이지만 경영진이 문제를 알고도 은패 했다면 경악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세월 고도성장을 이룰 한국 경제와 국내 기업이 아무리 빨리빨리 문화에 힘입어 수많은 성과를 이뤘다고 해도 사림의 생명과 직결되는 의약품을 마치 우격다짐처럼 만들어 낸다는 것은 상상하기 어렵다. 수단이 목적을 정당화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더 큰 문제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할 바이오산업에서 성급하게 과실을 따먹으려다 이 같은 도덕적해이가 꼬리를 물고 일어나고 있다는 점이다. 아무리 급해도 바늘허리에 실을 꿰어 쓸 수는 없다. 미국·독일 ·스위스가 의약 선진국이 된 것은 100년도 넘는 기술이 축척돼 있다는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이에 반해 한국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 인보사에도 1100억원을 투자하고 19년의 세월을 보냈다고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선 일전하기 짝이 없다. 한미약품의 8000억원에 신약 기술 수출이 물거품이 되고 ‘갱년기 치료제’로 알려져 폭발적으로 팔리다 성분 논란을 빚은 내츄럴엔토텍의 ‘가짜 백수오’ 파문이 줄줄이 일어나는 것은 모두 조급중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이번 사태는 생명을 이번 사태는 생명을 다루는 바이오산업에서 부정직성과 도덕적 해이가 얼마나 치명적인 일인지 다시 한번 일깨워준다. ‘국내 최초’ ‘세계 최초’라는 성과에 눈이 멀어 성분의 종량유발 가능성을 은폐한 코오롱생명과학은 신뢰를 잃었음은 물론이고 회사의 생존마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주식시장에서는 관련 회사들의 주식 매매가 정지됐고 인보사를 투여한 환자 일부는 회사를 상대로 집단 손해배상 소송에 들어갔다. 국내 바이오의약품 인허가 시스템의 허술한 관리 문제도 드러났다. 특히 부실 의약품을 제대로 검증도 하지 않고 허가를 낸준 식약처의 책임은 결코 가볍지 않다. 허가 과정에서 부적절한 일은 없었는지도 확실히 가려한 한다. 바이오는 포기할 수 없는 미래산업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바이오헬스를 시스템반도체·미래형자동차와 함께 차세대 3대 주력산업으로 꼽으면서 과감한 규제 완화와 함께 4조원 규모를 투자하는 ‘바이오헬스’ 산업 혁신전력을 직접 발효했다. 황우석 사태의 후폭풍으로 거미줄처럼 촘촘해진 바이오산업의 규제를 풀겠다는 것인데 인보사 사태가 찬물을 끼얹어선 곤란하다. 제약사는 꾸준한 연구개발에 나서고 정부는 더욱 꼼꼼한 지원체계를 갖춰나가길 바란다!
[나경택 칼럼] 자사고 죽이기 코미디
[나경택 칼럼] 자사고 죽이기 코미디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 2003년 자사고로 지정된 전북 삼신고 홍성대 이사장이 슨 ‘수학의 정석’은 1966년 초판이 나온 이래 5000만부 가까이 팔렸다고 한다. 홍 이사장은 책 인세 등 사재 463억원을 털어 성산고를 전국에서 손꼽히는 사학으로 키웠다. 그런 성산고에 대해 전북교육청이 커트라인 80점에 0.39점 모자란다는 이유로 자사고 재지정을 취소했다. 홍 이사장은 언론 인터뷰에서 “좋은 학생 길러내면 그 혜택을 내가 보는 것도 아닌데...” “벽돌 한 장 사 준적 없는 정부가 사회를 호주머니 속 물건 취급한다” 고 분개했다. 2010년에도 악산 남성고에 대해 자사고 자격을 박탈했다가 ‘취소하라’는 법원 판결로 무산됐다. 성산고는 이번 평가에서 학생·학부모·교원 만족도 항목에서 모두 만점을 받았다. 그런데 교육감은 원래 60점 커트라인을 80점으로 올렸다. 원래 없던 항목을 갑자기 만들어 점수를 깎는 황당한 일로 저질렀다. 교육 행정이 아니라 폭력배 주먹질을 모는 것 같다. 꾜육감은 작년 11월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법원에서 벌금 1000만원을 선고 받았다. 자신의 측근을 승진시키기 위해 인사 담당자에게 그의 근무평가가 점수와 순위를 올리도록 지시한 사실이 법원 판결로 드러났다. 공적인 행정과 절차는 안중에도 없고 ‘내 맘대로 한다’는 것 같다. 좌파 내에서도 그는 불통 독불장군으로 불린다고 한다. 가장 유명한 것이 2015년 “삼성그룹에 전북 지역 학생을 취직시키지 말라”고 지시한 것이다. 지역인 들이 우리 자식들 앞길 막는다고 반발했다. 2013년 비정규직 교사들이 처우 개선을 요구하자 ‘해주면 노조 가입해 투쟁할 것 아니냐’는 식으로 말했다. 전교조를 그토록 옹호하면서도 이런 말을 해 이 사람 진보 맞느냐는 말까지 나왔다고 한다. 전국 좌파 교육감들은 상산고를 시작으로 자사고 재지정 취소를 줄줄이 내놓을 태세다. 조희연 서울교육감은 작년 6월 당산 직후 고교 서열화 해소를 위해 외고·자사고를 일반고로 전환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조 교육감 장남과 차남 모두 외고를 나왔다. 내 자식은 외고 가고 남 자식은 안 된다는 거냐는 비판이 일자 그는 “양반제도 폐지를 양반 출신이 주장할 때 더 설득력 있고 힘을 갖게 된다”고 엉뚱한 소리를 했다. 올해 재지정 평가를 받는 자사고는 모두 24곳이다. 유독 전북조교육청만 재지정 기준점수를 교육부 권고안(70점) 보다 높은 80점으로 해 사실상 폐지를 위한 수순 밟기라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번 평가에서도 학생·학부모·교원의 학교만족도 등 15개 지표에서 만점을 받아 80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다른 시도 자사고라면 재지정이 되고도 맘을 점수를 받고도 폐지 위기에 처했으니 공정하지도 합리적이지도 않다. 유은혜 교육부 장관은 김승환 전부도교육감의 결정을 결코 수용해서는 안 된다. 성산고는 평준화 교육을 보완하려는 김대중 정부 정책에 호응해 2002년 자사고로 전환됐고 도 단위가 아닌 전국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학교이다. 만약 자사고 취소에 동의한다면 교육정책에 대한 신뢰를 스스로 무너뜨리는 행위다. 학교를 비롯해 학생·학부모도 독단적인 평가에 반발하고 있고 법적 다툼 등 소모적 갈등만 이어질 뿐이다. 교육자치 운운 하며 뒷짐질 상황이 아니다. 미래 사회에 대응할 인재를 길러내야 하는 마당에 수월성·다양성 교육의 가치를 무정하는 것은 인적자원으로 먹고사는 나라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자사고 지정 취소를 발표할 때 전북도교육청은 외부 특강을 한다며 자리를 비웠다. 아까운 학교를 잃게 됐다며 상복시위를 벌인 학부모들을 외면한 그는 학생들이 가고 싶어 하는 학교를 한 곳이라도 만들어봤나!
[나경택 칼럼] 국민행복하십니까?
[나경택 칼럼] 국민행복하십니까?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 지금 얼마나 행복합니가?서울대행복연구센터는 카카오 플랫폼 ‘마음 날씨’를 통해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인 104만 명에게 행복과 관련된 10개 문항을 물었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인의 안녕지수(행복지수)를 산출헀다. 결과는 10점 만점에 5.18점 ‘헬조선’도 ‘해외 한국’도 아니었다. 그런데 행복과 불행의 편차가 컸다. 아프리카 수준(4점 이하)과 북유럽 수준(8점 이상)이 각각 응답자의 20%식 차지했다. 행복도 양극화 현상을 보인 것 이다. 가장 행복한 세대는 10대 남성이었다.(6.2점). 가방이 반쯤 열린 채로 왼쪽으로 뛰었다. 오른쪽으로 뛰었다. 등교하는 10대 아들을 이해하긴 어렵지만 그래도 행복하다니 다행스럽다. 하지만 그 행복감이 좌절로 바뀌는 것도 순식간이다. 20대는 전 세대에 걸쳐 가장 행복감이 낮았다(5.06 점). 누구나 다시 돌아가고 싶은 청춘인데 취업, 연애, 결혼 어느 하나 쉽지 않은 ‘N포세대의 아픔이 느껴진다. 특히 20대 중에도 여성은 가장 불행하다고 여기는 세대였다(4.98점). 기존 성 역할이 무너지고 사회 각계에서 여성이 약진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우리나라는 여성이 고달픈 사회인 것 같다. 여성이 남성보다 안녕지수가 높은 연령대는 가사와 자녀 양육의 부담에서 어느 정도 해방된 60대 뿐이다. 객관적인 지표로만 보면 우리나라는 더 행복한 나라여야 마땅하다. 국민소득 교육여건 등 객관적 삶의 질을 통계로 보여주는 인간개발지수(HDI)순위에서 한국은 2017년 22위다. 그런데 주관적 행복도인 지구촌 행복지수(HPI)에서는 68위다. 인간개발지수 1위 국가인 노르웨이는 지구촌 행복지수가 88위다. 코스타리카, 자메이카 같은 나라들은 정반대로 나타난다. 선진국일수록 주관적 행복지수가 낮은 것은 모두가 가난한 것보다, 나만 가남한 상대적 박탈감의 영향 때문이다. 경제학자인 리처드 이스탈린이 세계 30여 개국을 비교해 보니 국가 전체 부의 총량이 증가해도 함께 행복 수준이 높아지지 않았다. 기본적인 욕구가 충족된 다음에는 행복은 사회적인 조건보다 개인적인 요인이 결정적인 변수가 된다는 애기다. ’안녕지수‘ 연구를 진행한 최인철 서울대 교수는 ’행복의 비법‘을 이렇게 요약한다. 삶의 재미만 추구할 것이 아니라 의미가 있어야 한다. 서로 지지해 줄 수 있는 인간관계를 맺고 식사나 대화 같은 경험을 나눠야 한다 등.... 벼락행운이 찾아온 하루를 기다리기보다 좋은 하루를 꾸준히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행복 점수를 쌓는 길인 셈이다. 470조원의 초대형 규모로 짜인 올해 예산을 40%도 채 쓰지 못했는데도 정부가 또 6조원짜리 추경 예산을 편성하겠다고 한다. 어이없는 일이 한둘이 아니지만 이렇게 국민세금을 낭비해도 되나! 애초 추경 계획이 없다더니 지난달 문재인 대통령이 ’미세먼지 대책을 추경‘을 언급하자 입장을 바꿨다. 미세먼지는 예산이 5조9000억원이나 들었고 이 중 1조원 이상이 그대로 남아 있다. 정부는 일자리와 선제적 경기 대응을 위해 추경이 필요하다고 한다. 일자리 예산은 이미 본 예산에 23조원이라 편성됐고 아지 거의 쓰지도 않았다. 경기 부양용으로 재정 지불을 할 수 있지만 이 역시 먼저 본예산을 쓴 뒤 모자라면 그대 가서 추경을 편성하는 게 순서다. 억지 추경을 하는 실제 속내는 세금을 한 푼이라도 더 뿌려 경제성장을 지키고 이로서 내년 총선 때 경제 실정 심판 론을 막으려는 안간힘이다. 정치적 목적으로 추경을 추진하다 보니 웃지 못 할 상황이 벌어진다. 구체적으로 어디에 어떻게 쓰겠다는 것도 없이 6조원짜리로 하겠다며 총액부터 정했다. 그래놓고 각 부처와 지자체에 ‘돈 쓸 곳을 발굴해 보고하라고 닦달하고 있다. 코미디가 따로 없다. 국민 세금을 눈먼 돈 으로 보지 않으면 이렇게 장난처럼 뿌려 댈 수 있겠나!
[나경택 칼럼]정신질환자의 묻지마살인
[나경택 칼럼]정신질환자의 묻지마살인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몇 년 전 서울에 있는 한 대학병원 정신과에 북한 간첩이 자신을 미행한다는 망상에 사로잡힌 조현병 환자가 들어왔다. 그는 택시 기사를 간첩으로 보고 폭행도 했다. 입원해서 약물치료를 받으니 상태가 좋아졌다. 그는 회진 의사에게 “이제 퇴원해도 될 것 같다”고 했다. 의사가 “나가서 뭐 할 거냐?”고 묻자 환자는 “김정일을 만나 남북문제를 담판 짓겠다”고 했다. 의사는 약물 용량을 더 올리고 입원 기간도 늘렸다. 요즘은 병원이 정신과 환자의 퇴원을 막을 수 없다. 2018년 시작된 정신보건법 개정안 때문이다. 강제 입원토록 하려면 가족 두 명이 동의하고, 정신과 의사 두 명이 같은 진단을 내리고, 다른 병원 의사가 합의해야 한다. 전보다 훨씬 엄격해졌다. 정신질환은 환자 스스로 입원하겠다고 나서는 경우가 거의 없다. 90% 이상이 자해·타해를 막으려는 비자의 입원이다. 정신과 의사들은 요즘 ‘입원 환자’가 동네를 돌아다닌다고 걱정한다. 조현병을 앓던 환자가 아파트에 불을 지르고 주민에게 흉기를 휘둘러 5명이나 사망케 했다. 이 남자는 전에도 오물 투척과 난동을 부린 적이 있다니 관리되지 않은 환자로 보인다. 치료에 순응하는 정신질환자는 범죄율이 일반인보다 낮지만, 그렇지 않으면 더 높다. 얼마 전 임세원 정신과 교수를 진료실서 살해한 이도 방치된 환자였다. 이들이 내는 ‘사고’는 흉악하고 무차별적이다. 상대가 나를 죽이려 한다는 피해망상이 있거나 누군가가 명령하는 환청에 따라 행동하기 때문이다. 정신질환자를 강제로 입원시키는 문제는 어느 나라나 민감하다. 미국은 법원 판단에 맡긴다. 통제되지 않는 환자를 구금하는 셈이다. 일반인도 입원 필요 여부를 문의할 수 있다. 독일은 행정권 차원에서 경찰이 개입하고, 이어 법원 판단을 받는다. 영국은 정신보건 전문요원이 후견인으로서 입원 결정권을 갖고, 나중에 정신건강 심의기구에 맡긴다. 우리처럼 환자 가족과 의사에게만 책임을 지우지 않는다. 환자 인권도 보호돼야 하고 지역 사회에서 어울려 살아갈 수도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역 사회의 정신질환 관리 시스템이 그 전제다. 우리는 통제되지 않는 '동네 환자'를 강제로 외래 치료를 받게 하는 제도 역시 작동되지 않고 있다. 정신질환자 입원·치료·관리 절차를 현실에 맞게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5명이 희생된 경남 진주 ‘묻지마 칼부림’ 사건 피의자 안인득의 가족이 사건 발생 2주 전부터 그를 정신병원에 입원시키려 했으나 제도의 벽에 막혀 실패한 것으로 드러났다. 안인득의 형은 진주경찰서를 방문해 ‘응급입원’의 방법으로 동생을 입원시키려 했으나 도움을 얻지 못했다. 안인득의 가족은 최종적으로 ‘행저입원’의 권한을 가진 지방자치단체의 힘을 빌려 보려 했으나 역시 소용이 없었다. 현행 정신건강복지법하에서 정신질환자를 강제입원시키는 방법은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2명의 진단과 보호의무자 2명의 동의가 필요한데, 본인이 정신과를 방문해 진단을 받으려 하지 않으면 말짱 헛것이다. 응급입원과 행정입원은 경찰이나 지자체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만 실효성이 있다. 정부는 응급인원과 행정입원이 잘 활용되지 않는 것은 경찰이나 지자체가 보호자를 찾지 못해 병원비를 떠맡게 될 상황을 기피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해왔으나 이번 사건에서 보듯 보호자가 적극 나설 때조차도 경찰과 지자체는 소극적이었다. 정부는 1996년 제정·시행된 정신건강법을 2017년 정신건강복지법으로 이름까지 바꾸고 강제입원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강제입원을 더 어렵게 만들 때는 병원 밖에서 관리를 더 강화하는 방법이 따라야 하는데 그러지 못했다. 정부는 뒤늦게 정신건강복지센터와 경찰의 협력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으나 사생활보호의 벽이 높아 정신질환자의 병력을 조회할 수 있는 길이 쉽게 열릴지는 의문이다. 졸지에 정신질환자의 범죄에 억울하게 희생된 가족의 입장에서 생각해봐야 한다!
[나경택 칼럼]여론과 국회 외면한 임명
[나경택 칼럼]여론과 국회 외면한 임명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문재인 대통령이 결국 ‘36억 주식 투자’ 의혹의 이미선 후보자와 우리법연구회 회장 출신 문형배 후보자를 헌법재판관으로 강행 임명했다. 현 정권에서 인사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된 헌법재판관은 4명으로 늘어났다. 역대 정권에서 30여 차례 헌재소장·재판관 인사청문회가 있었지만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대통령이 강행 임명한 경우는 단 한 차례도 없었다. 그런데 이 정권에선 재판관을 뽑을 때마다 각종 논란이 끊이지 않더니 재판관 절반 가까이가 청문보고서 채택 없이 임명됐다. 재판관 인선을 정권과 코드가 맞는 자기편 위주로 하다 보니 벌어진 결과다. 9명 중 4명이 이렇다는 것은 헌법재판소 구성 자체가 심각한 도덕적 흠결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민주적 정통성까지 갖추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미선·문형배 재판관이 임명되면서 대법원장이 회장을 지낸 우리법·인권법연구회 출신 헌법재판관이 4명이나 된다. 대통령이 민정수석 시절 비서관을 지낸 민변 회장 출신도 재판관이 됐다. 법조계 신주류로 불리는 정권 코드 집단 출신들이 헌법재판소를 사실상 장악한 것이다. 우리 사회 핵심 이해와 가치에 대한 헌법적 판단이 이들 손에 맡겨지게 됐다. 야당에선 “마음에 들지 않는 법이나 적폐로 규정한 법을 무더기 위헌 결정 하려는 것” “좌파 독재의 마지막 키가 완성된 것”이라고 한다. 법조계 등에선 사형제나 국가보안법 폐지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무엇보다 이 재판관은 자기 재산과 관계 있는 기업의 주식을 거래한 의혹 등이 불거져 야당으로부터 검찰에 고발된 상태다. 설사 검찰 수사와 금융당국 조사를 거쳐 많은 의혹이 해소된다 쳐도 괜찮은 행위였다고 보는 국민은 많지 않다. 이해충돌이 많은 현직 판사가 거액의 주식투자를 했다는 것 자체에 국민들은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청와대가 국민과 국회의 반대 속에 임명을 강행하면서도 이해와 양해를 구하는 설명조차 없다는 사실이다. 강행은 야당이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채택을 거부한 직후 문 대통령 순방지에서 전자결재로 서둘러 이뤄졌다. ‘헌법재판관의 공백이 하루라도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라는 상투적 변명이 나왔지만 그게 전부다. 시간이 좀 가면 잠잠해질 거란 안이한 판단은 국민을 무시하고 얕보는 발상이다. 강행은 코드 때문으로 보인다. 헌재는 위헌법률 심판 권한을 가진 최종적인 헌법 해석자다. 헌법 해석을 통해 입법을 통하지 않고도 사실상 입법자 역할을 한다. 이 재판관 임명으로 과반수가 진보성향 단체 출신이 됐다. 대통령·대법원장·여당 지명 재판관들로만 독자적 위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정족수도 채웠다. 다양성과 균형이 깨진 기울어진 운동장을 만들었다. 하지만 좁은 인재 풀과 코드 인사를 넘어 정권의 정체성과 존재 이유까지 묻는 국민은 늘고 있다. 도덕성을 앞세우는 문재인 정부에서 도덕성에 문제 있는 후보자가 유독 많고, 똑같은 일이 거듭 반복되지만 누구 하나 책임지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경실련이 실시한 국정평가 조사에서 전문가들이 가장 낮게 평가한 대목 역시 인사 정책이었다. 대통령이 임명권을 가졌다고 해서 마음대로 하라는 뜻은 아니다. 결함이 있든 말든, 반대가 크든 작든 그저 임명을 밀어붙일 생각이라면 청문회를 할 필요도 없다. 더구나 ‘독선·독주와 불통에서 벗어나라’는 4·3 재보선 민심의 경고를 받은 게 불과 얼마 전이다. 헌재는 국민 기본권은 물론 대통령 탄핵, 정당 해산, 정부 부처간 권한 쟁의 등에 관한 최종 결론을 내리는 기관이다. 파급력이나 영향력이 정부 부처 이상이고 대법원보다도 적다고 할 수 없다. 그런 만큼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야 하고 무엇보다 권력으로부터 독립이 절실하다. 헌법이 재판관 인선 권한을 대통령과 국회, 대법원장이 각각 3명씩 행사하도록 배분해 놓은 이유도 그 때문이다!
[나경택 칼럼]반일 감정 선동 자제하라.
[나경택 칼럼]반일 감정 선동 자제하라.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한·일 관계가 최악이다. 외교가 냉각되더니 이제는 서로 불매운동까지 벌일 조짐이 나타났다. 아베 신조 총리의 우경화 정책과 문재인 정부의 반일정서 부채질이 충돌하면서 양국은 가까이하기엔 너무 먼 나라가 되고 있다. 두 나라 사이가 틀어진 것은 문 정부 출범 이후 위안부 합의문이 사실상 파기되고 한국 대법원이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내리면서 본격화했다. 상황이 심각한 것은 외교 갈등은 언제든 외교적 노력으로 풀면 되지만 불매운동은 민간 교류에 영향을 미쳐 돌이킬 수 없는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이다. 공교롭게 불매운동은 양국에서 동시에 고개를 들고 있다. 차이가 있다면 한국은 ‘관제 민족주의’ 성격을 띠고, 일본은 언론의 과도한 ‘혐한 감정’ 부채질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정도다. 어느 쪽이 더 나쁘다고 볼 수 없지만, 양쪽 다 이성을 잃은 채 서로 도움이 되지 않는 시대착오적 행태임에 틀림없다. 한국에선 경기도의회가 먼저 나섰다. 경기도의회는 초·중·고등학교가 보유한 일본산 비품 중 20만원이 넘는 품목에 대해 ‘일본 전범 기업이 생산한 제품입니다’라고 적힌 스티커 부착을 의무화하는 조례안을 추진하고 있다. 강제징용 배상 판결을 받은 미쓰비시중공업을 비롯한 일본 주요 기업에 대한 불매운동을 부추기는 것인데, 수출로 먹고사는 한국의 개방 경제 체제에서는 아무런 실효성이 없는 감정적 대응일 뿐이다. 이런 반일 감정 선동이 확산하는 데는 문 정부의 책임이 크다. 문 대통령은 3·1절 100주년 기념사에서 “빨갱이와 색깔론은 우리가 하루빨리 청산해야 할 대표적 친일 잔재”라며 “지금도 우리 사회에서 정치적 경쟁 세력을 비방하고 공격하는 도구로 빨갱이란 말이 사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마치 ‘정부 정책과 코드에 이견을 보이면 친일파’라는 정치적 프레임을 제시했다는 비판이 나오게 된 배경이다. 진보 성향의 정치학계 원로인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조차 문 대통령의 기념사를 두고 “친일 잔재와 보수 세력을 은연중에 결부시키며, 이를 청산해야 한다고 했다”고 지적했을 만큼 ‘관제 반일 감정’ 부추기를 우려했다. 우리 못지않게 일본에서 고개를 드는 자발적 한국 제품 불매운동 조짐도 걱정스럽다. 올해 50주년 한·일 경제인회의가 돌연 연기되면서 양국 기업 간 관계도 급격히 경색돼 왔다. 그런데 이제는 일본인들 사이에 사회적연결망(SNS)에 댓글을 다는 방식으로 한국 제품 불매운동이 퍼져나가고 있다고 한다. 여기에는 일본 정치권의 입장을 중계하며 연일 혐한 정서를 부추기는 일본 방송의 책임도 크다. 자제하길 바란다. 일제가 과거 저지른 전쟁 범죄와 강점기 시절의 강제징용 등 만행은 절대 잊어선 안 된다. 학교에서도 사실 그대로 정확하게 학생들에게 가르쳐야 한다. 그러나 해당 기업들이 일제에 군수 물자를 공급하고 한국인 징용자들을 혹사시켰던 것은 80~90년 전 일이다. 그 기업 중에는 서너 세대의 시간이 지나는 동안 기업 소유권이 여러 번 바뀐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 기업들이 생산한 제품을 상대로 지금 와서 불매 운동을 벌인다는 것에 대해 기업 종업원들과 협력업체 사람들은 뭐라 생각하겠는가! 최근 전국 여러 학교에서 ‘친일’이란 딱지를 붙여 수십 년 이상 불러온 교가를 하루아침에 없애고 도로명과 동네 이름까지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좌파 단체가 만든 ‘친일인명사전’에 이름이 오른 사람들이 만들거나 지은 교가, 도로명이라는 이유에서다. 한국은 세계에서 무역 규모 10위권을 넘나드는, 교역으로 먹고사는 나라다. 한국과 일본의 산업구조는 상호의존적이어서 한쪽을 배제하면 다른 한쪽도 성립하기 어렵다. 지난해 일본을 찾은 730만명을 넘을 만큼 인적 교류도 밀접하다. 일본을 넘어서려면 일본보다 미래지향적 발상을 가져야 한다. 감정적이고 좁은 접근법에서 벗어나 이상적인 판단을 해야 한다.
[나경택 칼럼]‘경제현실 외면한 정책’
[나경택 칼럼]‘경제현실 외면한 정책’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입법·사법·행정부에서 동시다발적으로 반기업 정책과 결정들이 쏟아져 나왔다. 국회는 이른바 ‘김용균법(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을 통과시켰고, 정부는 유급휴일을 시행령으로 강제해 내년 최저임금이 대폭 오르게 하는 방안을 확정했다. 대법원은 정기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지 않기로 된 것을 뒤집는 판결을 내렸다. 모두가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거나 기업인들을 잠재적 범죄자로 만드는 조치들이다. 사업장에서 안전사고가 나고 기업들이 위험한 작업을 하도급 주는 것은 개선이 필요한 문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모든 일을 기업주에게 책임을 지우면 제 돈을 투자해서 사업하고 근로자를 고용하겠다는 기운이 살아나겠나! 사업주가 전 사업장을 책임져야 하고 위반 사업주 징역형은 3배로 강화됐다. 이 법안이 고작 나흘간 심의로 통과됐다. 지금도 안전·보건·환경 규정 미준수나 작업장 사고를 이유로 사업주를 처벌하는 법률이 63개, 벌칙 규정이 2555개에 달하는데 여기에 ‘김용균법’이 더해졌다. 어디서 무슨 사고가 터지든 사업주에게 100%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김용균법이 아니더라도 사업주가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을 위반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는 규정이 583개에 달한다. 석유화학이나 건설 등 위험 작업장이 있는 기업인은 하루하루를 운에 맡기고 사는 셈이다. 공정거래위는 대주주 경영권을 흔들 수 있는 경제 민주화 입법이 우선 목표다. 고용부는 영세 소상공인에게도 유급 수당 지급 책임을 지우고 어기면 형사 고발한다. 검사들이 툭하면 들이대는 배임죄는 법정 형량이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이다. 살인죄에 버금가는 형량으로 세계에 유례가 없는 중범죄 취급을 하고 있다. 기업의 경영 판단까지 배임죄로 걸 정도로 배임죄 적용을 남용하고 있는데 그것도 모자란다며 여당은 처벌을 더 강화하는 개정안을 발의해 놓고 있다. 배임죄는 남용 가능성과 인권침해 우려 때문에 미국·영국 등 선진국에선 거의 없거나 사라져 가는 죄목이다. 금융위원회가 자영업자 지원 대책으로 연 2%대의 최저금리로 1조 8000억원을 대출해주고 6000억원의 보증 지원을 하겠다고 밝혔다. 일자리안정자금, 상가 임대료 제한, 카드수 수요 인하, 편의점 출점 제한 등 연달아 발표되는 또 하나의 자영업 정책이다. 2%대 자영업 대출은 기준금리만 적용하는 노마진 대출에 무담보 신용대출이다.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자영업자 대출금리는 5% 중반 수준이다. 은행으로서는 이익이 전혀 없고, 회수 위험은 대단히 높다. 정부가 이 손실을 보전해 줘야 하는데 내년 예산에 2000억원을 책정해 두었다. 결국 혜택은 해당 자영업자가 받고, 생색은 정부가 내고, 최종 부담은 국민 세금으로 고스란히 돌아오는 셈이다. 6000억원 규모의 자영업 보증자원은 은행권이 마련한 사회공헌기금에서 이뤄진다. 정부의 자영업 대책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이뤄져야 할 사안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 밖에 자영업자의 연체 및 연대보증에 대한 빛 탕감 대책도 들어 있다. 정부가 이런 대책을 쏟아낼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누구나 인정하듯 최저임금의 급격한 인상이다. 당장 생존의 위협에 몰린 자영업자를 위해 정부로서 긴급대책을 내놓지 않을 것이다. 우선은 문 대통령이 시사한대로 최저임금 인상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 당장 최저임금이 20%가량 오르도록 한 노동부의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부터 보류해야 한다. 최대 65%에 달하는 상속세율 때문에 아예 기업을 접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다. 중소기업 가운데 가업 승계를 포기하겠다는 곳이 42%까지 늘었다. 해외로 본사를 옮기는 중소기업이 지난해 3500곳으로 사상 최대가 될 것이라고 한다. 사업하는 것이 교도소 담장 위를 걷는 모험이 되면 일자리는 어디서 생기나! 사업장이 있어야 안전 강화도 할 것 아닌가.
[나경택 칼럼]투기꾼 뺨치는 장관 후보자들
[나경택 칼럼]투기꾼 뺨치는 장관 후보자들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지난 정부에서 조윤선 문체부 장관의 ‘생활비’는 야당이 툭하면 공격 소재로 삼았다. 인사청문회 때 민주당은 “조 후보자는 연간 7억5000만원을 생활비로 사용했다. 월 75만원도 안 쓰는 서민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냐”고 했다. 정권 말 국정 농단 사태 때도 다시 도마에 올랐다. 국회 긴급 현안 질의에서 박영선 민주당 의원이 “조 장관 씀씀이 유명하지요. 연간 5억원, 여성부 장관 시절에는 연 7억5000만원”이라고 쏘아붙였다. 조 장관이 “과거 청문회에서 설명했는데…”라고 하자 박 의원은 “명백하지 않다”며 말을 잘랐다. 당시 민주당의 ‘연 생활비 5억~7억원’ 계산법은 이렇다. 5년간 부부 합산 근로소득이 32억원인데 재산은 4억원 감소했다. 그러니 둘을 합한 36억이 모두 ‘생활비’라는 것이다. 조윤선은 “그 돈을 부부가 다 쓴 게 아니다. 세금, 시댁·친정 보조비 등을 빼야 한다”고 했다. 보통 사람에 비해 지출이 많은 건 맞지만, 민주당 주장은 부풀렸다는 얘기였다. 고위 공직자는 소득에 비해 재산이 많이 늘었을 때 문제가 된다. 야당이 부동산 투기나 편법 증여 같은 부도덕한 방식을 쓴 것 아니냐고 따진다. 그런데 조 장관처럼 재산이 많이 늘지 않았는데 논란이 된 건 이례적이었다. 민주당이 ‘생활비 과소비’라는 새로운 공격 포인트를 ‘개척’했다고들 했다. 그러다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박영선 의원이 거꾸로 그 ‘생활비’의 타깃이 됐다. 한국당은 “최근 5년간 박 후보자 부부 합산 소득이 33억원인데 재산 증가액은 10억이다. 차액이 23억이니 매년 평균 4억6000만원을 썼다”고 주장했다. 민주당이 조윤선을 몰아붙이던 방식 그대로다. ‘부메랑’이다. 박 후보자는 “세금 빼면 1년에 1억6000만원 정도 쓴 것”이라고 했지만, 한국당은 과거 사례를 들며 ‘박영선식 내로남불 씀씀이’라고 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후보자가 자신의 국회의원 지역구 내 이른바 재개발 딱지 투자로 2년 만에 16억여원의 시세차익을 얻은 것으로 드러났다. 진 후보자 부부가 문제의 땅을 매입한 것은 철거민·경찰관 등 6명이 사망한 ‘용산 참사’로 시공사가 철수하고 사업이 수렁에 빠졌을 때였다. 사업 추진 자체가 불투명해 보통 사람이라면 10억여원을 투자한다는 것은 생각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그런데 진 후보자가 헐값에 ‘딱지’를 매입한 바로 이듬해 대기업이 재개발 사업자로 참여하고 서울시가 주상복합 건물 재인가를 내주면서 재개발은 날개를 달았다. 용산이 지역구인 진 후보자가 재개발 재개와 관련된 정보를 사전에 알았는지는 불확실하지만 최고의 투자 타이밍을 고른 것은 분명하다. 이번 개각 7명의 장관 후보자 중 4명이 다주택자다. 4채를 보유한 조동호 과기부 장관 후보자는 농촌 지역에 10개월 위장 전입을 했던 사실도 밝혀졌다. 농지 매입을 위한 ‘6개월 거주’ 요건을 맞추기 위한 것이란 의혹이 나온다. 조 후보자는 “아버지 산소 부근으로 주소를 옮겼던 것”이라고 해명했으나 이 말을 납득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주택 정책을 담당하는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갭 투자’로 10억원대 평가 차익을 올렸다. 저마다 부동산 전문가 뺨치는 투자 실력을 과시했다. ‘그들만의 리그’에 낄 엄두조차 못 낼 일반 국민의 박탈감은 클 것이다. 그런데도 국토부 장관 후보자는 인사 청문회 서면 답변에서 “투기수요를 억제하고 실수요자 중심의 주택 정책을 펼치겠다”고 했다. 장관 후보자 임명권은 대통령이 갖고 있지만 그렇다고 해서 대통령이 마음대로 임명해도 된다는 뜻은 아니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국민의 시선을 대변하는 것이다. 청문회는 나 몰라라 하면서 내 마음대로 하겠다면 차라리 청문회 제도를 없애는 게 나을 것이다. 이런 게 문 대통령이 자임한 ‘소통 대통령’의 진면목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