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동티모르가 뛰고 있다

기사입력 2014.10.17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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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번에 추석연휴 후 동티모르를 방문하고 나서는 이전의 방문들과는 사뭇 다른 느낌을 받았다.

 거리가 더 차로 넘치고 동티모르민들의 눈과 얼굴이 더 열린 느낌이었다. 이제는 앞으로 국민들이 경제개발에 대한 꿈과 비전을 일구고 살아야 한다는 생각을 강하게 하였다.

 세계의 질서가 국민국가단위로 굳히어 가다가 이제는 국경의 개념이 강화되면서도 경제나 문화적인 측면에서는 국경의 개념이 허물어지는 21세기 글로벌 시대에 아직도 국민소득 2천달러 수준이 세계의 많은 개도국들은 기본적인 국가의 의무를 자국민들에게 다 하지 못하는 빈곤에서 벗어나고 있질 못하다. 동티모르도 신생독립국으로 이러한 범주의 한 가운데에 있는 것이다.

 그것이 물질적인 축복이건, 정신적인 축복이건 간에 소위 선진국이라는 일부의 군을 제외한 지구촌의 대부분의 개도국들은 미래에 대한 희망보다는 절망을 안고 살아가는 특정국가내의 많은 백성들을 갖고 국가를 운영할 수 밖에 없다. 이러한 문제를 푸는 좋은 정치제도, 정치사상이 아직도 빈곤한 개도국들에게 잘 토착화되고 있질 못한 것이다. 순진한 행복지수로 자기만족으로 총체적인 삶의 행복지수를 측정한다 해도 기본적인 인간의 삶의 조건은 누구에게나 필요한 것이다.

 지금 지구가 겪고 있는 심각한 환경파괴의 문제는 사실 일찍이 산업화를 이룬 선진국들이 그 원인의 대부분을 제공하고 있지만, 오늘날 지구온난화 등 그 부정적인 파장까지 함께 나누며 살아야하는 그들을 고달픈 이중고를 갖고 세계사에서 언제 주역으로 당당한 주권국가노릇을 할 것인지에 대해 그리 강한 신념을 갖을 수 있는 것인지 자문해야 보아야 할 것이다. 사실은 국경이 없는 자본가들이 주도하는 물질위주의 이러한 지구촌화로 자본의 힘이 모든 것을 좌우하는 체제하에서는 그들이 주역이 되는 세계질서의 출현은 그리 녹녹치가 않을 것이다.

 세계의 70억의 인구가 같이 공유하고 살아야 할 이 지구촌은 지금 종교적 차이로, 이데올로기 차이로, 빈부격차로, 이집단간의 이해 부족으로 극심한 갈등과 대립의 문화를 청산하지 못하고 여기 저기서 비극을 연출하고 있는 모습이다. 중동의 IS문제부터, 많은 갈등사례들이 이를 반증하고 있다. 동티모르는 이제 겨우 내부의 갈등을 봉합하고 내부 경제개발의 문제를 해결하는 큰 과제를 안고 있는 것이다. 적극적인 해외투자유치로 국내경제인프라를 빠른 시일내에 일구어서 지정학적 조건을 잘 활용하는 거점국가가 되어야 할 것이다.

 어디서부터 어떻게 손을 대서 이 문제를 풀어야 할 것인지 답답하지만 분명히 답이 있기에 심각하게 고민을 해야 한다.

 가장 최근에 독립한 동티모르라는 신생국도 이러한 지구적인 환경속에서 경제개발이라는 큰 과제를 어찌해야 하는지 연구하고 실행하면서 내일을 설계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 한국의 입장에서는 3200명의 UN평화유지군을 한 때 주둔시킨 우방으로 그들에게 실질적인 압축성장의 노우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적임자일 것이다.

 이 나라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세계 제국주의가 시작될 즈음에 유럽의 강자였던 포르투칼의 식지지로 500년가까이 지내다 보니 영혼과 문화도 카톨릭적으로 바뀌면서, 일부 원시상태의 부족을 제외하면, 지배충은 포르투칼과 연관이 있는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어찌보면 남의 손에 그들의 운명을 맡긴채 반천년을 지낸 것이다.

 인도네시아가 자국의 지방영토로 편입한 이후로 보편적인 이슬람문화와는 달리 포르투칼의 유산인 카톨릭문화권이라는 문화적 배경이 동기가 되어 인니정부와 독립이라는 카다를 꺼내들고 긴 내전을 통한 무력독립전쟁을 하면서 동티모르자체의 민족의식을 약간을 키워왔지만, 그 동안에 UN의 도움과 배려가 없이는 나라라고 할 수 없을 정도의 척박한 환경에서 국가의 운영을 고민해 왔던 것도 사실인 것이다.

 이제부터 정작 중요한 것은 앞으로 이 나라가 갖고 있는 장점을 잘 활용하여 가장 빠른 시간 내에 모든 국민들이 경제적 혜택을 누리는 진정한 경제부국이 되는 길일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내가 이번에 다시 수도 딜리를 방문하면서 받은 인상은 과거와는 달리 동티모르가 매우 빨리 움직이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해저에 묻힌 풍부한 지하자원을 어떻게 효율적으로 개발하고 저학력의 국민들에게 효과적인 계몽교육으로 경제발전의 토대를 놓느냐가 가장 중요한 성공의 토대가 될 것이다.

 지난 2007년도에 주한동티모르명예영사로 위촉된 이후 이런 저런 일로 수 많은 방문을 했지만 이번 방문에서는 과거보다 동티모르가 더 뛰고 있다는 매우 낙관적인 인상을 받았다. 다행스럽고 기대되는 새로운 생각인 것이다.

 2014.9.17 박태우 고려대 교수/ 주한동티모르명예영사(박태우.한국)

[박태우 기자 ptw5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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