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5.24조치 해제의 디레마

기사입력 2014.10.17 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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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남북관계의 어려움을 실감하지 않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천덕꾸러기 같은 북한을 상대로 제대로 된 정책을 펴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우리에겐 너무나 중요한 민족사적인 운명이 걸린 문제라 문제가 있는 줄 알면서도, 때로는 북한의 잘못을 덮으면서 그들과 대화를 해야만 하는 고민을 항상 갖고 있는 것이다.

  아시안게임이 폐막되는 날, 북한은 또 정치적인 돌출 깜작 쇼를 보이면서 전형적인 대남노선의 전술적 변화를 또 한 번 보여주었다. 며 칠 전까지만 해도 우리정부의 대화제의에 모든 험언을 다 하면서 우리 정부와는 대화는 없다는 억지주장으로 북한체제의 모순을 애써서 감추려는 그들이 아니었든가?

 어찌된 일인지 그들은 또 다시 어려워진 자국의 자금줄을 복원하는 창구로 우리정부를 상대로 유화적인 대화를 선택한 것이 아닌가라는 강한 의구심을 갖게 한다. 답답한 북한정권의 속내를 모르는 바는 아니지만 아시안게임마저 그들의 정치적인 체제단속에 최대한 이용을 했다는 생각이 든다.

 아마도 조건 없는 [5.24 대북 제재조치]해제를 요구하면서 금강산관광도 재개하고, 기타 경협사업을 더 폭넓게 추진함으로써 얻어지는 경제적인 이득이 당장은 북한의 관심사안일 것이다. 어려워진 주머니 사정을 돌파하는 대한민국카드를 더 이상 방치할 수는 없을 것이다.

  우리정부가 아무리 급한 불을 끄는 심정이라도 필자는 이 대목에서 한 가지를 우리가 심각하게 검토하고 북한과의 대화에 응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이러한 의구심을 더 강하게 하는 얼마 전 5년만의 북한의 NLL침범사건은 더더욱 나의 우려를 더 강한 현실로 만들고 있는 것이다. 계산된 북한의 행동노선에 대한 우리의 철저한 분석을 요하는 대목이다.

 물론, 중국이 계속 북한을 끼고 음으로 양으로 경제지원을 하는 한, 이 조치가 그리 큰 효과가 없이 남북관계를 냉각으로 몰고 갈 수 있지만 북핵 문제에 대한 기본적인 점검은 해야 만 한다는 것이 나의 주장이다.

  햇볕정책의 유용성도 우리가 다 아는 바이고 [가마솥이론]처럼 서서히 북한사회를 변화시키는 가장 확실한 촉진제가 북한당국 및 주민과의 접촉선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 큰 전략이란 전제도 충분히 수긍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제공하는 모든 유.무상 지원들이 북한의 핵 개발에 계속 투입된다는 확신이 있는 필자와 같은 정치학자는 경제문제보다 안보문제의 본질을 우리 정부가 더 심사숙고해야한다는 강한 주장을 하는 것이다.

  따라서 5.24조치 해제는 좀 더 시간을 두고 북한과 대화하는 창구를 확보하고, 특히나 우리가 지원하는 앞으로의 대북협력자금들이 과거처럼 북한의 핵 개발에 더 이상 투입되지 않는다는 강한 확신이 있을 때에 하는 것이 옳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다.

  과거 김대중, 노무현 정부시절에 북한으로 유입된 이런 저런 명분의 현금지원이 지금의 북한정권을 지탱하는 데에 매우 큰 도움을 준 것이 사실이다.

 특히나, 지금 8개에서 15개정도의 핵무기를 보유한 것으로 추정되는 북한의 핵보유능력자체의 축적이 우리의 현금지원이 없었으면 매우 어려웠을 것이란 가정을 해 보면, 5.24조치의 성급한 해제보다는 해제를 전제로 한 북한과의 대화채널을 확보하면서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북한의 변화를 유도하는 우리정부의 인내심이 있는 자세가 더욱더 필요하다고 필자는 강하게 주장하고 싶다.

 안보가 잘못하여 무너지면 경제도 없고 국민의 행복도 없는 것이다.

 2014.10.13 박태우 고려대 교수/ 대한국립정치대학 방문학자
 

 


 
 

[박태우 기자 ptw517@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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