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민족의 풍류 우주의 모든 힘

기사입력 2010.07.22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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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축구 국가대표팀 응원단을 지칭하는‘붉은 악마’는 우리만 독점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이 이용하는 이름이다.

 콩고와 벨기에 국가대표팀의 별칭인‘디아블 루즈(Diables Rouges. 프랑스어)’,‘로데 다위벨(Rode Duivel. 네덜란드어)’역시 붉은 악마라는 뜻이다.

국가대표팀이 아닌 일반 축구 클럽의 이름으로 쓰이는 경우는 훨씬 많다. 독일·이집트·아르헨티나·멕시코·오스트리아·이스라엘·콜롬비아·터키·페루에 모두 붉은 악마라고 불리는 축구팀들이 존재한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의 명문팀으로서 박지성 선수가 활동하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역시 붉은 악마로 통한다.

 이 팀의 휘장에는 노란색 바탕에 삼지창을 들고 있는 악마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스포츠 이외의 부분에서 이 별명을 사용하는 유명한 사례로는 영국군 공수부대를 들 수 있다.

 이 연대는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 공수부대의 활약에 자극을 받은 윈스턴 처칠이 영국군에도 유사한 부대를 창설하도록 요청하여 만들어졌다.

이 연대는 여러 격투에 참전하여 용맹성을 과시했는데, 그 가운데 가장 유명한 전투로는 마킷 가든 작전을 들 수 있다.

 1944년 9월 17일, 연합군은 벨기에 북쪽 국경지역에서 3개의 강을 넘어 루트 지역으로 진격하는 통로를 확보하기 위해 나치군 최전선 후방 100마일 지점에 3만 5000명의 병사를 투입했다.

여기에는 1만명 이상의 영국 붉은 악마 공수부대원을 비롯해서 미군 2만명과 폴란드군 3000명이 투입되었다.

 영국군은 아른헴으로 진격하여 라인강을 넘는 다리를 확보하는 임무를 맡았는데, 불행하게도 짙은 안개 때문에 작전이 여의치 않았다.

9일 동안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가운데 2000명이 전사하고 5000명 이상의 부상 혹은 실종되는 엄청난 피해를 입었지만, 그들의 용맹성은 독일군 장교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였다.

‘붉은 악마’는 적의 입장에서 볼 때는 악마와도 같은 엄청난 힘을 발휘하는 강력한 전사의 이미지로서 제격이라 할 수 있다.

태고부터‘바람’은 사람에게 기상현상 이상의 의미였다.“바람은 신화의 가장 오래된 형태 중 하나다. 모든 민족이 거기에 관심을 두었다.

 어떠한 유령이나 신들도 바람처럼 관심과 인기의 대상이 되지는 못했다.”1981년 노벨 문학상 수상 작가인 엘리아스 카네티가“말의 양심에서 정의한 바람이다.

태고의 세계관에서 바람은 우주의 숨이다.

 우주의 호흡이 그대로 우주의 영적 활동이며, 그 때 생겨난 것이 바람이라는 것이다. 바람은 우주가 살아있는 증표인 셈이다. 사람의 생사라고 다르지 않았다.

사람이 죽으면 코에 창호지를 대고 숨, 즉 바람을 확인했던 것이다. 프랑스 철학자 가스통 바슐라르가“세계에 있어서는 바람이, 인간에 있어서는 호흡이 내면 존재를 멀리 데리고 가서 우주의 모든 힘에 참여하게 한다.”고 한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민족에게 풍류는 바람의 다른 표현이다. 풍류 시인 서정주는“스물세 해 동안 나를 키운 건 8할이 바람이다.”고 노래했다.

“우리가 흔히 멋진 것의 뜻으로 쓰는 말에 풍류라는 말이 있지만, 이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글자 그대로 바람의 흐름을 꼬투리로 해서 쓰여지는 말.”이라고 한 것도 그답다.

 그러기에 풍류는 단순한 멋이 아니다. 바람 불어 살아 숨쉬는‘우주 삼라만상’속에 내가 살아 있음이요, 곧 우주와 나의 합일을 의미하는 것이다.

풍류가 표출하는 우리 민족의 생활 정서는‘신바람’이다. 단군 이래의‘제천의식’과 농악·굿거리에서 보는 가무의 유희가 원형이다. 신바람은 혼자가 아니라 모두들 하나로 합치게 하는 기운이다.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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