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도는 물레방아‘정치’

기사입력 2010.08.06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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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8 국회의원 재·보선에서 한나라당이 서울 은평을과 인천 계양을, 충북 충주 충남 천안을, 강원 철원·화천·양구·인제 등 5곳에서 민주당은 광주 남구, 강원 원주·태백·영월·평창·정선 등 3곳에서 각각 승리했다. 재·보선이 실시된 8곳 중 5곳이 원래 민주당 의석이었고, 한나라당 1곳, 자유선진당 1곳, 창조한국당 1곳이었다.

한나라당이 4석을 늘린 반면, 민주당은 2석 줄었다. 두 달 전 지방선거에서 승리했던 민주당이 이번 재·보선에서 완패했다. 민주당이 완패한 것은 결국 민주당이 내세운 후보와 정책에 문제가 있었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에선 힘 한 번 써보지 못한 채 패했고, 민주당 소속 송영길 인천시장의 지역구였던 계양을도 정치 신인인 한나라당 후보에게 내줬다.

충청권은 두 달 전 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들이 사실상 전패 하다시피 했던 지역이었으나 이번엔 한나라당이 모두 이겼다. 민주당이 지난해 두차례 재·보선과 6·2 지방선거에서 승리한 것은 민주당 자력으로 일궈낸 결과라기보다는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견제심리의 덕을 많이 봤다고 하는 게 정확한 평가일 것이다.

민주당은 뿌리부터 정권 흔들기에 나섰다. 천안함 폭침에 대한 북한 소행을 인정하지 않고, 4대강 개발사업을 뒤엎으려 했다. 교육현장은 진보세력의 정치바람으로 마구 흔들렸다.

민간인에 대한 권력의 사찰, 영포목우회를 비롯한 사조직 파동, 여권 인사의 성희롱 파문 등은 분명 정권의 부실이요 약재였다. 그러나 민주당과 반정부 시민단체는 합리적인 수준을 넘어 자주적인 정치 공세로 이를 활용했다.

민주당은 오만했다. 6·2 지방선거에서 효과를 보았다고 해서 이번에도 후보단일화를 급조하고 남발했다. 유권자가 정권의 실수보다는 민주당의 오만과 민주당으로 인해 초래된 혼란에 더욱 화를 냈다고 봐야 한다.

이번 재·보선은 민심의 무서움을 다시 한 번 보여줬다. 6·2 지방선거 때의 한나라당 패배와 비교하면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에 대한 민심이 불과 두 달 사이에 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민심은 정부 여당이 자만에 빠지면 또다시 돌변할 것이다. 이제 이 대통령은 잇따른 선거로 흩어진 민심을 모으고 국정의 새 추동력을 확보하려면 개각을 서둘러야 한다. 청와대 참모진과 여당 지도부 개편으로 여권의 인적 쇄신을 도모했지만 개각이 늦어져 효과가 반감됐다.

이제 이 대통령이 임기 반환점을 도는 만큼 과감한 내각 개편을 통해 참신한 면모로 정권 후반기를 맞는 게 좋다. 겉으로 보면 한나라당은 명백한 승리를 기록했다. 그러나 이 또한 민주당에 대한 견제이지 여당에 대한 과감한 지지는 아닐 것이다. 이 대통령과 한나라당으로서는 국정운영의 동력을 겨우 회복한 것에 지나지 않는다.

정치·경제·사회 등 모든 부분에서 선진화의 기틀을 다져야할 시기다. 이 정부가 역점을 두고 있는 교육 개역, 산업정책 재편, 3대 비리 척결이 실질적 성과를 내도록 속도를 높여야 한다. 4대강 정비처럼 논란이 많은 사업은 제 궤도를 찾도록 소통의 정치력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친서민 노선은 정교한 정책으로 뒷받침해야 선심성 포퓰리즘으로 흐르지 않고 사적 약자에게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 여·야 정치권도 본연의 임무에 충실해야 한다.

여당은 국정 공동 책임자로서 책무를 다해야 하고, 야당도 정책이나 대안으로 경쟁해야 한다.

 특히 관심을 기울여야 할 곳은 민생이다. 6월 경상수지 흑자 규모가 역대 3위를 기록할 정도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건만 그 온기가 서민층에까지 퍼지지 않고 있다.

일자리 창출이나 얼어붙은 부동산시장 대책 마련도 힌시가 급하다. 대북문제나 국가안보 사안에는 야당도 국익이라는 큰 틀에서 협조할 것은 협조해야 한다. 국가의 울타리를 튼튼하게 만들고, 서민의 형편을 보살피는 일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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