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문재인대표 마지막 기회다

기사입력 2015.03.06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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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
새정치연합이 전당대회를 열어 문재인 의원을 새 당 대표로 선출했다. 문 의원은 45.3%를 득표, 41.8%12.9%를 각각 얻은 박지원, 이인영 의원을 제쳤다.
 
새정치연합은 이날 문 대표와 함께 앞으로 2년간 지도부를 구성할 최고위원 5명도 뽑았다. 문 대표는 당선 연설에서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하면서 “박근혜 정부가 민주주의와 서민 경제를 계속 파탄 낸다면 전면전을 시작할 것”이라고 했다. 새정치연합이 당 대표를 새로 뽑게 된 것은 세월호 사고 여파라는 유리한 조건 속에서 치른 지난해 7·30 재보선에서 예상을 뒤엎고 완패한 때문이었다.

당시 야당은 이번 전당대회를 “변화와 혁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고 했다. 그러나 전당대회는 국민의 외면 속에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 김대중·노무현 두 전직 대통령 진영 간의 진흙탕 싸움으로만 이어졌다. 수권을 위한 비전이나 전략을 둘러싼 치열한 토론은 보기 힘들었다.

벌써 야권 정계 개편 등 후유증이 우려되고 있다. 문 대표는 “분열을 버리고 변화하고 단합하겠다”고 했다. 문 대표가 이끌어야 하는 변화의 출발은 친노에서 벗어나는 결단일 수밖에 없다. 문 대표는 이번에도 친노 지원의 덕을 보았고 그걸 빚으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그러나 야당이 국민의 외면을 받게 된 것이 당내 최대 계파라는 친노의 폐쇄적 패권주의와 그에 따른 당의 경직성 때문이라는 건 이제 상식이 돼 있다.

친노로 분류되는 문희상 전 비대위원장조차도 “친노의 계파 이기주의 때문에 당이 이 지경이 됐다”고 했을 정도다. 문 대표는 경선 과정에서 “대표가 되면 친노로 분류되는 분들이 불이익을 받을 정도로 확실한 탕평을 하겠다”며 “다음 공천 공천권도 내려놓겠다”고 했다. 문 대표가 이 약속만 확실히 지켜도 당내만이 아니라 국민도 문 대표를 다른 눈으로 보게 될 것이다. 야당 노선의 혁신도 문 대표의 큰 숙제다.

문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내년 총선 승리’를 다짐했다. 그렇다면 지난 총선과 대선에서 왜 패했는지부터 살펴야한다. 당시 야당은 당 안팎 강경파에 휘둘려 제주해군기지 건설 한·미 FTA처럼 자신의 집권 시절 결정하고 추진했던 정책을 뒤집고 반대했다. 선거 승리만 노려 종북 통진당까지도 품에 안아 내란 선동 세력이 국회에 진출하는 발판을 마련해 주기도 했다.

무상 복지 광풍의 출발점도 야당이 시작한 무상 급식이었다. 문 대표는 지난 대선 때 박근혜 후보보다 61조원 더 많은 192조원 규모의 복지 공약을 내걸기도 했다.

무책임한 형태의 연속이었다고 할 수밖에 없다. 새정치연합의 혁신은 이 잘못을 인정하는 것에서 시작돼야 한다. 문 대표는 경선 때 “경제성장과 국가 안보에 보수·진보가 따로 없다” “안보와 경제에선 대통령에게 적극 협력하겠다”고 했다. “통진당과 같은 종북 세력의 인식이 국민과 동떨어져 있으므로 앞으로 그들과의 선거 연대는 어렵다”고도 했다.

문 대표가 이 생각을 행동으로 실천하면서 나라가 감당할 수 있고 국민이 공감할 수 있는 합리적 정책을 내놓는다면 집권의 길은 그만큼 가까워질 것이다. 1 야당이 정부를 제대로 비판하고 견제할 때 국정이 바로서고 나라가 건강해진다.

선거에서 이길 수 있는 강한 야당은 국회를 전쟁터로 아는 수준에서 벗어나 민주적인 절차를 중시하면서 정책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는 야당이다. 올해 4월 보궐선거와 내년 총선에서 새정치연합이 정체성을 따지지 않고 ‘묻지마 연대’에 나선다면 수권 야당의 자격을 의심받게 될 것이다. 박근혜 정부가 인적 쇄신을 둘러싼 논란 속에서 정책 혼선을 거듭하고 있는데도 새정치연합은 야당으로서 견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
 
공무원 연금 개혁에 대해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못한 채 사실상 공무원 노조의 편만 들며 개혁의 발목을 잡는 모습을 보였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문 대표의 새정치연합이 정부와 여당의 실패에 따른 반사이익에만 기댈 경우 국민에게 희망을 줄 수 없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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