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부패와 전쟁 환영한다

기사입력 2015.04.03 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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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대국민담화를 통해
부정부패와의 전쟁을 선포한 박근혜 정부의 사정 드라이브가 본격화하고 있다. 이완구 총리의 담화 발표 직후 검찰은 비자금 조성 의혹을 받는 포스코건설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하고 수사에 들어갔다. 그간해외자원개발 사건에 미온적이던 검찰은 이를 특수부에 재배당해 본격 수사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돌연한 부패와의 전쟁담화를 둘러싼 일부 정치적 논란이 일고 있지만, 정부는 거듭 결기를 세우고 있다. 이완구 총리는 3·15의거 기념식에서 민주주의의 뿌리부터 병들게 하는 부정부패 근절을 위해 정부의 모든 권한과 수단을 총동원할 것이라고 불퇴전의 입장을 재확인했다. 사실 소란스러운 담화 발표가 아니더라도 반부패는 사회의 상시규범이고 간단없이 실천해가야 할 과제이다.

특히 최근 방위사업 비리 실상이나 세월호 참사에서 드러난 부패의 사슬을 보면, 한국 사회에서 부정부패 척결의 중요성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최근 김영란법의 제정에서 목도하듯 투명사회로 가야한다는 국민적 열망은 여느 때보다 크다. 이 총리는 담화에서 척결해야 할 부정부패의 사례로 방위사업 비리, 해외자원개발 관련 배임과 부실 투자, 대기업 비자금 조성, 횡령, 공적 문서 유출 등 4개 영역을 지목했다.

앞으로 검찰과 경찰의 수사가 여기에 집중될 것임을 예고한 셈이다. 안보의 근간을 흔들고 군을 내부에서부터 허물어뜨린 방위사업 비리 천문학적 액수의 배임과 부실 투자로 천문학적 세금을 낭비한 자원개발 관련 비리는 반드시 청산하고 가야할 거악이다. 부패의 사슬을 끊기 위해선 만연되어 있는 대기업들의 비자금 실체도 규명해야 하고, 권력형 공직비리도 뿌리 뽑아야 한다.

포스코는 2000년 산업은행 보유 지분을 매각한 이래 정부가 단 한 주도 갖고 있지 않는 순수 민간 기업이다. 그러나 포스코 경영진 인사와 경영은 민영화 이후에도 달라진 게 없다. 청천이 바뀔 때마다 정권의 입맛에 맞는 인사가 회장 자리에 올랐다가 정권 교체 후 사정의 칼날을 맞는 일이 되풀이되고 있다. 포스코 경영진의 권력 지향적 성향은 박태준 전 회장 시절부터 기업 내부에 뿌리박고 있는 체질이다.

박 전 회장은 한때 대통령 출마를 시도했고 김대중 정권 때는 국무총리를 지냈다. 그가 김영삼 정부 출범 직전인 1992년 말 사퇴한 것을 시작으로 역대 회장 가운데 임기를 정상적으로 마친 사람은 거의 없다. 황경로 회장은 뇌물 수수 혐의로 취임 6개월 만에 기소됐고, 김대중 정부 때는 유상부 회장이 배임 혐의로 기소됐다.
 
이명박 정부 때는 이구택 회장이 세무조사를 무마하려고 국세청장에게 로비했다는 혐의로 수사를 받다가 중도 퇴진했다. 정준양 전 회장은 회장 선임 과정에서 이명박 정부의 실세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과 면담한 사실이 드러나 각종 구설에 시달리다 박근혜 정부 출범 이후 자진 사퇴 형식으로 물러났다. 새 정권이 들어서면 회장직을 맡으려는 사람들은 너도나도 새 실세들에게 접근했다.

그때마다 핵심 권력이 회장을 사실상 지명하곤 했다. 한국을 대표하는 기업이 5년마다 신흥권력에 의해 교체되는 ‘CEO 잔혹사가 뙤줄이 된 셈이다. 이 성역을 두어서는 안되고, 불순한 정치적 목적에 의해 변질되지 말아야한다는 것이다. 과거 정권에서도 숱하게 부패 척결 운동이 펼쳐졌으나 실효성 없이 끝난 경우가 태반이었다.

정략적 접근으로 시작된 사정이 급적 논란을 일으키고, 이를 이용한 기득권의 저항에 무너졌기 때문이다. 이완구 총리는 담화에서 취임 후 한 달간 국정운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우리 사회 곳곳에 존재하고 있는 고질적인 부정부패와 흐트러진 국가 기강이란 점을 확인했다부정부패 척결은 국가 명운이 걸린 과업으로 이번에 실패하면 다시는 기회가 없다는 각오로 정부의 모든 역량을 결집할 것이라며 이 총리는 검찰·경찰 등 법집행 기관은 물론 관련 부처를 모아 관련대책을 추진하겠다이 총리는 그러면서 더 이상 늦기 전에 과거부터 오랜 기간 누적된 부정 비리, 비정상적 관행과 적패 등 우리 사회의 암적 요소를 과감히 도려내야 한다국민 여러분도 깨끗하고 투명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노력에 힘과 지혜를 모아달라고 했다. ‘부패와의 전쟁강력한 리더십 기대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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