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청와대 3자 회동 정치 복원

기사입력 2015.04.25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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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박근혜 대통령과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회동한 청와대 3자 회담은 ‘절반의 성공’으로 평가할 수 있다. 공무원연금 개혁 등 국정 현안을 놓고 예정보다 길어진 10분여 동안 대화가 이어졌다. 회담이 끝난 뒤 김 대표와 문 대표,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 2시간 동안 따로 만나 내용을 조율하고 언론발표문을 내놓은 것도 과거 영수회담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었다. 공무원연금 개혁의 필요성에 인식을 같이한 것은 성과로 볼 수 있다.

김 대표가 “합의된 시한을 지켜야 한다.”고 하자, 문 대표는 “합의한 날짜를 가볍게 여기지 않으며 대타협기구에서의 합의와 공무원단체의 동의가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지지부진 하던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에 물꼬를 튼 것은 고무적이다. 하지만 야당이 ‘합의’와 ‘동의’에 지나치게 무게를 두게 되면 공무원연금 개혁은 시한을 지키지 못하고 무산될 수도 있다. 문 대표는 국회에 계류 중인 경제 법안 가운데 서비스산업 발전기본법에 대해 “서비스산업의 분류에서 보건 의료를 제외하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문 대표가 서비스산업의 핵심인 보건 의료에 부정적 태도를 견지하면 향후 보건 의료 분야의 규제 완화는 난항을 겪을 수밖에 없다. 보건 의료가 빠진 경제 활성화 효과는 기대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은 이날 문 대표에게 “대통령으로서 경제를 한번 살려 볼 테니까 경제 법안을 국회가 해주기를 간곡히 부탁드린다. 국민을 위해서 하고 싶은 걸 못하면 얼마나 한이 맺히겠느냐”며 경제 법안 처리를 호소했다. 박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앞으로 3자 회동을 추가로 갖기로 합의했다.

국민은 국정의 핵심 파트너인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서로 얼굴을 마주하는 모습을 보는 것만으로 정치에 대한 희망을 가질 수 있다. 회동을 이어가다 보면 불신의 벽을 낮추고 꽉 막힌 국정을 대화로 풀어갈 수 있을 것이다.
 
이날 회담에선 대통령과 야당 대표가 특정 정치 현안을 놓고 설전을 벌이고 대립하는 모습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2012년 대선 후 지난 2년여 동안 여야는 국정원 댓글 의혹을 비롯해 마치 ‘대선 연장전’을 치르는 듯한 대립을 거듭해 왔다. 그런 만큼 지난 대선 때 직접 경쟁했던 박 대통령과 문 대표가 대선 후 처음 만나 이런 정치적 이슈에 집중하기보다는 국민 생활과 직결된 경제 정책 현안에 대해 논의하고 협상을 벌였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이날 5월 초까지 여야 합의로 공무원연금 개혁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데 인식을 같이했다고 한다.

김 대표가 회담에서 합의 준수를 강조하자 문 대포도 “여야 합의를 가볍게 여기지 않는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야당도 이미 안을 갖고 있으니 정부안과 같이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야당은 지금껏 정부를 향해서만 방안을 내놓으라면서 한발 물러선 듯한 모습을 보여 왔다. 앞으로 야당이 이날 대표가 다짐한 정도의 적극성만 갖고 이 사안을 다뤄 나간다면 공무원연금 개혁은 결코 불가능한 과제가 아니다.

대통령과 여야 대표는 최저임금 인상, 국회에 계류된 일부 경제 법안 처리, 법인세 문제 등에서 의견 차이를 드러냈다. 그러나 이런 차이는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들이 자주 만나 머리를 맞대기만 하면 얼마든지 해결할 수 있는 문제다. 문 대표가 이날 “앞으로는 의제를 좁혀서 정례적으로 대화하는 기회를 갖자.”고 제안했고 박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이번 같은 ‘정책 대화’는 꼭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아니라도 다양한 수준에서 다각도로 계속돼야 한다. 대통령과 여야 지도자 간의 회담은 정례화 차원을 넘어서 필요하면 언제든 만나고 통화할 수 있는 단계로까지 발전해야 한다. 그렇게만 되면 더 이상 정치가 국정과 나라 경제의 발목을 잡는다는 소리를 듣지 않게 될 것이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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