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이란 핵협상 세계 평화 진전

기사입력 2015.07.30 10:58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이란이 주요 6개국(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과의 협상에서 핵개발 중단의 대가로 경제 제재를 푸는 구체적 방안을 극적으로 합의했다. 2002년 비밀 우라늄 농축시설이 폭로되면서 시작된 이란 핵 위기가 13년만에 오스트리아의 빈에서 외교적 협상을 통해 마무리된 것이다. 이제 해결되지 않은 핵 문제는 북한만 남게 됐다. 이란은 앞으로 10년간 신형 원심분리기를 이용한 우라늄 농축을 중단하는 등 핵 활동 제한을 수용했다. 합의 이행을 감시하기 위해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단은 이란의 군사시설까지 사찰한다.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는 이르면 내년 초 해제된다. 최대 쟁점이었던 유엔의 재래식 무기 금수조치는 5년, 탄도미사일 제재는 8년 더 지속하는 것으로 결정됐다. 이란이 영구적으로 핵을 포기한 것이 아니고 우라늄 농축을 통한 평화적 핵개발 이용 권리까지 보장받았지만 당분간 핵확산 우려를 덜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란과 북한은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 개발 의혹으로 미국과 유엔의 제재를 받아온 나라다. 인구 8000만명에 원유매장량 세계 4위, 천연가스 매장량 2위를 자랑하는 잠재적 대국 이란은 장기간의 제재로 경제적 시련과 국제사회 외톨이를 자초했다.

2013년 8월 출범한 하산 로하니 정권이 미국에 “핵을 포기할 의사가 있다”고 손을 내밀자 이란 국민은 “고마워요 로하니”를 외치며 반겼다. 이란이 정상적인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면 경제 회생은 물론이고 중동에서 맹주로 부상할 수도 있을 것이다. 이로써 이란은 ‘핵개발 포기, 제재 해제’ 선례를 만들었지만 북핵도 같은 해결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다. 미국과 북한은 1994년 북핵 동결을 대가로 대북 지원을 하는 ‘제네바 합의’를 도출했지만 북한은 비밀리에 핵개발을 계속했고, 3차례 핵실험을 했다.
 
김정은은 2012년 초 권력을 잡자마자 헌법에 ‘핵보유국’임을 명시하고 핵과 경제개발을 동시에 추진하는 병진노선까지 채택했다. 북핵 해결을 모색했던 6자회담은 2008년 말 이후 열리지 않고 있다. 또한 이번 타결은 세계의 화약고 중동 지역으로 핵무기가 확산되는 것을 저지, 세계 평화에 중대한 진전을 가져온 역사적 사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란이 핵보유국이 되면 중동 지역에서 핵무기 보유 경쟁을 촉발하고, 이는 다시 세계적인 핵 도미노를 부를 우려가 있었다. 이스라엘만이 유독 ‘이란이 핵무기로 향하는 길을 인정받게 됐다’고 타결을 반대했지만 명분이 없다.

이스라엘은 국제적 승인 없이 몰래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국가다. 아랍국가들의 핵무기 보유 시도도 이스라엘 핵무기에 대한 반작용의 측면이 크다. 이스라엘은 이란 핵시설에 대한 선제공격 운운할 게 아니라 아랍국들과의 갈등을 외교적 해법을 통해 푸는 방안을 강구하는 게 옳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09년 취임 전 ‘적과의 악수’를 약속하며 세 나라를 거론했다. 반세기 만에 국교정상화를 이룬 쿠바와 이번에 핵 협상을 매듭지은 이란, 그리고 북한이었다. 최근 몇 년간은 우크라이나 사태, 이란 핵 등 다른 현안들이 오바마 정부의 외교력을 블랙홀처럼 빨아들여 왔다. 특히 존 케러 미 국무장관은 이란 핵문제 해결을 위해 중동에서 살다시피 했다.

이란 핵 협상이 타결된 터라 이젠 백악관의 눈길이 평양에 머물 수 있는 것이다. 북한은 미사일과 핵무기 기술을 이란과 공유해왔으며 최근에는 가뭄 해결을 위해 이 나라에 손을 내밀었다. 그런 이란이 핵을 포기했으니 북한 지도부도 동요할 게 분명하다. 이란은 예정대로라면 경제제재로 막혀 있던 이란 시장은 연내에 열린다. 이란은 한반도의 7.5배에 달하는 광활한 시장이다. 제재가 풀리면 경제성장률이 4배로 증가한다는 예측도 있다. 우물쭈물하다 ‘제2의 중동붐’을 가져다줄 기회의 땅을 놓쳐서는 안 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