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역대 최상의 한중 관계

기사입력 2015.10.02 09: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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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박근혜 대통령이 중국 베이징에서 시진핑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 두 정상은 이날 최고의 수사를 동원해가며 상대를 치켜세웠다. 박 대통령은 한·중관계를 ‘환난지교(어려울 때 함께 한 친구)’에 비유했고 시 주석은 ‘이심전심’이라 회답했다.

시 주석은 오늘 열리는 중국의 항일 전승 행사에 참석한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비롯한 30개국 정상 중 유일하게 박 대통령과 단독 오찬까지 함께했다. 한·중 외교가에선 두 나라 관계가 ‘역대 최상’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 간의 정상회담은 이번이 6번째다. 시 주석은 박 대통령이 가장 자주 만난 외국 지도자인 셈이다. 반면 한때 서로를 혈맹이라고 부르던 북·중 사이에는 협상 간 교류가 단절된 상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는 2012년 집권 후 아직 중국을 방문하지도 않았고 시 주석과 얼굴을 맞댄 적도 없다.

이 극명한 대비야말로 중국의 대한반도 정책의 무게 중심이 어디로 기울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은 이날 회담 후 공동발표문에서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 심도있는 논의가 있었다”고 발표했다. 시 주석은 “한반도가 장래에 한민족에 의해 평화적으로 통일되는 것을 지지한다”고 했다.

한·중 관료나 전문가들 사이에서 통일 문제에 대한 활발한 논의가 자주 있었지만 한·중 정상회담에서 공개적으로 ‘통일 관련 심도 있는 논의’가 오갔다고 밝힌 것은 처음이다. 그간 중국 측은 공식 회담에서 통일 관련 이야기를 나눴어도 이런 사실을 공개하는 것을 금기시했다. 중국의 이런 모습은 미국·일본·유럽 등 서방의 모든 지도자들이 불참키로 한 전승 행사에 박 대통령이 참석한 데 대한 답례 차원일 수 있다. 그렇다 해도 한·중 정상이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없는 북한 문제에 대해 논의했다는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

이번 회담을 계기로 통일 관련 논의를 더욱 구체적으로 발전시켜 나가야 할 것이다. 두 정상은 회담에서 “한반도에서 긴장을 고조시키는 어떤 행동에도 반대한다”는 데 뜻을 함께했다. 이런 입장은 과거 정상회담에서도 나온 적이 있지만 지금 시점에서는 북에 대한 명백한 경고라고 해석할 수 있다. 북은 지난달 지뢰 도발로 일촉즉발의 위기를 불러왔다. 우리 측이 확성기 방송을 11년 만에 재개하자 북은 남북 고위급 접촉을 요구했고, 나흘만의 협상 끝에 내놓은 공동보도문에서 ‘유감’을 표시했다. 양국 정상이 한·중·일 3국 정상회의의 개최 방침과 시기에 의견을 같이한 것도 의미 있는 성과다.

센카쿠(중국명 다오위다오) 열도 문제 등으로 3국 정상회의 개최에 소극적이었던 중국이 이번에 긍정 입장으로 돌아섬에 따라 개최 성사를 위한 중대 고비를 넘긴 셈이다. 정부로서는 한·중·일 협력체제의 상징인 이 회의를 복원해 동북아 지역에서 외교적 입지와 영향력을 크게 강화할 수 있다. 한·중정상간 합의대로 한국에서 열릴 경우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방한하고 자연스럽게 박 대통령과 회답을 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한국과 중국이 경제분야를 넘어 북한 문제 등에 대해서도 긴밀한 협의를 주고받는 관계로 발전한 것은 양국관계뿐만 아니라 남북관계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박 대통령의 중국행은 한국이 미국을 경시하고 중국을 중시하는 신호로 해석하는 미국 일각의 의구심속에서 이뤄졌다.

중국 전승절 참석을 양국의 항일 연대로 생각하는 일본의 속내도 복잡하다. 한·중 양국이 정상회담을 통해 한·중·일 정상회의 복원과 한·일관계 정상화 가능성을 높이고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방안을 모색했지만 미국과 일본의 우려를 완전히 씻어낼 수 있을 정도라고 보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러나 박 대통령이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균형외교’를 지속한다면 그런 우려도 충분히 씻지 않을까 기대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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