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정치인의 눈물

기사입력 2008.10.02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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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정치사에 큰 기록을 남긴 김영삼 전 대통령의 부친이 별세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눈물을 글썽이는 김 전 대통령의 얼굴에서 효심(孝心)이 보인다.

 

요즈음도 직접정치행위를 대한민국에서 한다는 것이 얼마나 많은 돈이 필요한지 체험을 직접 한 분들은 다 느끼는 일 일 것이다.

 

직접적인 선거과정보다도 그 외의 비용들에 대한 부담이 아직도 적지 않게 정치인들을 고민하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정치자금법의 개정으로 과거보다 많이 좋아졌지만 제도권에 안착하기 위한 그 과정과 고생은 금력(金力)을 기본조건으로 이루 말로 표현 할 수 없는 복잡한 변수(變數)들을 갖고 있는 것이다.

 

김영삼이라는 대한민국의 정치거물이 불의(不義)와 타협하지 않고 소신을 갖고 대한민국의 어두운 정치사를 견디어 낸 큰 원동력은 부친 김홍조 옹의 탄탄한 후견인 역할이 큰 역할을 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

 

김 전 대통령의 고백대로 정치자금만큼은 부친에게서 부족함이 없을 정도로 항상 써 왔기에 김 대통령은 평소에도 돈 욕심이 없는 정치인으로 역사에 기록되고 있는 것이다.

 

필자도 대한민국의 현실정치에 대한 구조적인 병폐와 검은 면을 일정부분 경시하고 오직 뜻과 정의감으로 정치라는 검은 벽에 온 몸으로 부딪치면서 현실 정치행위에 과감하게 도전했지만 지금까지 그 결과는 일정부분 스스로 가치체계의 혼돈이 오고 지금도 참담한 좌절감이 더 크다.

 

선거에서 실패한 정치인에게 주어지는 큰 멍에는 선거후의 재정적인 부담이 적다고 할 수도 없을 것이고 상식적인 정치도의나 윤리의식보다는 현실적인 정치논리가 앞서는 작금의 정치상황에선 좋은 뜻과 인재들이 불의(不義) 앞에서 가려지는 현실을 탓해 온 것이다.

 

아마 정치현장에서 직접 부딪치면서 실패하지 않은 사람은 이러한 아픔과 좌절감을 깊게 느끼지 못할 것이다.

 

김 전 대통령 관련 기사에서도 밝혔듯이, 선거 때면 집을 팔아서 선거비용을 충당했던 아들에게 그때마다 집을 다시 사주었던 부친의 아들에 대한 사랑은 대단한 것이었다.

 

그러한 부친의 큰 사랑과 지원 덕으로 김영삼 전 대통령은 대한민국에서 청렴한 정치인으로 평가를 받고 또 많은 정치적 역경과 굴곡 속에서도 소신을 굽히지 않고 대통령의 자리까지 오른 정치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기사를 읽고 있는 필자의 마음은 한국정치의 병폐에 대한 냉정한 진단과 돈이 정말로 들지 않는 정치를 위한 앞으로의 개혁과제를 어떻게 만들 것인가에 집중되어 있다.

 

필자가 지금도 정치학자로써 현실진단에 대한 많을 글을 쓰면서도 우리정치권의 현실을 정확하게 들여다보는 시점이 되면, 지금도 이러한 정치문화와 권력주변의 비합리적인 정치문화를 보면서 언제 우리가 이러한 점을 청산할 수 있을까 하는 의아심을 갖게 되는 것이다.

 

필자는 대한민국의 정치의 한 복판에서 공직에 사표를 내고 한 때는 한 유력대선후보의 국회보좌관으로 수 년간 한국정치의 흐름을 직접 겪었으며 또한 두 차례 총선과 단체장에 직접 출마하는 경험을 통하여 아직도 민주주의 기본원리와는 너무나 거리가 먼 변수들이 대한민국의 정치를 좌지우지(左之右之)하는 것을 보면서 무척이나 마음이 아픈 경험을 체화하고 있고 지금도 많은 생각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기사를 접하는 필자는 한 편으론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역정을 높게 사면서도 부친의 풍족한 지원 덕으로 비교적 유복하게 정치생활을 했던 것에 대한 부러움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아무튼, 이런 저런 사연을 다 떠나서 사람은 나이가 들면 다시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 진리(眞理) 앞에서 우리가 어떤 삶을 살아야 의미가 있는 것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것이다.

 

“너만 아니면 산처럼 돈을 모았을 거라고 말씀을 했다”는 살아생전 부친의 말을 전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정치적 성공은 돈보다는 사람과 뜻을 중요시한 김홍조 옹의 탁월한 판단으로 아들을 이 나라의 대통령으로까지 성공하게 된 것이다.

 

2008.10.1 박태우 박사의 푸른정치연구소(hanbatforum.com)

[박태우 기자 sundaynews@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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