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제조업 국가경제의 기둥이다

기사입력 2015.11.19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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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국내 제조업체들의 작년 매출액이 2013년보다 1.6% 줄었다는 ‘2014년 기업경영분석’ 자료가 나왔다. 한국은행이 관련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1년 이래 53년 만에 처음으로 기록한 마이너스 성장이다. 1970년대 두 차례 오일쇼크 때는 물론이고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제조업 매출이 마이너스를 기록한 적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통계의 의미는 무겁다.

한은 측은 “원화가치 상승과 글로벌 경기 불황으로 해외 매출이 큰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나 환율요인과 대외환경 악화 탓만 하기에는 상황이 엄중하다.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정도를 제외하고는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이 중국에 따라잡혔다고 봐야 한다. 가격과 기술력으로 치고 올라오는 중국과 제조업 혁신에 성공한 선진국 사이의 ‘샌드위치 위기’가 이번에 제조업 마이너스 성장으로 확인된 것이다.

독일처럼 제조업 기반이 강한 나라는 외부환경이 나빠져도 비교적 빨리 위기 극복에 성공한다. 서비스업이 제조업에 비해 고용유발계수가 높다 해도 양질의 일자리와 소득산업 전반의 기술혁신을 위해서는 제조업 기반이 필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서비스업 선진국이 제조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는 ‘제조업 르네상스’에 힘쓴 것도 이 때문이다. 업종별 실적을 보면 충격적이다. 휴대폰, 가전제품, 철강업종 매출이 모두 10% 넘게 줄었다. 선박과 자동차 업종도 매출감소율이 6%를 넘겼다. 수출 주력업종이 전부 부진하다. 최근에는 30대 그룹 계열사 20%가 장사를 해서 이자로 못 낸다는 분석도 나왔다.
 
존재할 이유가 없는 기업이다. 상황이 나아질 기미마저 안 보인다. 우리나라 전체 무역의 25%를 차지하는 중국 경제가 8월 이후 완연한 감속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조업은 대한민국을 현재 위치로 끌어올린 절대 동력이었다. 어머니, 누이의 머리카락으로 가발을 만들던 조그만 공장들이 세계적 철강·화학 조선의 기지로 바뀌었다.

1980년대 이후엔 영토가 좁고, 산업 기반이 전무한 나라가 이렇게 제조업 전 분야를 단기간에 키워낸 사례는 세계에 유례를 찾기 힘들다. 그 사이 세계 최빈국이 11위권의 경제대국이 됐다. 그러나 이 제조업 성공방정식이 수명을 다했다는 경고는 이미 오래전에 나왔다. 선진국만큼의 기술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중국의 급속한 추격을 받게 됐다. 사회적 갈등과 도덕적 해이가 만연해 직간접 생산비용과 비효율이 너무 커졌다. 일시적인 문제가 아니라 구조적인 문제이고 그냥 손 놓고 있으면 파국을 부를 게 뻔한 문제다. 제조업은 나라와 사회 종합 경쟁력의 결과다. 노동 시장과 교육을 바꿔 일력의 질을 높여야 하고, 금융 개혁으로 돈이 좋은 기업에 흐르게 해야 한다.
 
방만한 공공부문은 과감히 수술대에 올려야 한다. 그러나 모든 문제가 이해관계에 부딪혀 개혁의 엄두도 내지 못하거나 흉내만 내는 데 그치고 있다. 정부와 여·야 정치권 등 대한민국 리더십은 너무나 명백한 이 문제들을 사실상 방치해왔다. 국가 리더십이 나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키우는 방향으로 작용한 경우도 너무 많았다. 지금도 제조업 후퇴를 세계 경기 부진에 따른 일시적 현상으로 치부하려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이들은 앞으로도 마땅히 해야 할 일은 하지 않고 하지 않아야 할 일은 계속할 것이다.

우리나라 제조업이 건국 후 처음으로 뒷걸음질쳤다는 소식을 충격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책한 정치인은 한 사람도 없었다. 기업 스스로 기술혁신과 구조개혁을 서두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정부와 정치권도 치열한 글로벌 경쟁 중인 자국 산업과 기업 지원을 등한시한 채 옥죄고 때리기에만 열중한다면 한국 제조업의 위기는 심각한 국면으로 치달을 수 있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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