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칼럼]민노총 폭력투쟁

기사입력 2015.12.26 1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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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한상균 민노총 위원장이 서울 조계사에서 숨어든 지 24일 만에 조계사를 나와 경찰에 체포됐다. 한 위원장은 체포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갖고 “법정에서도 투쟁을 이어갈 것”이라며 “16일 총파업을 시작으로 노동 개혁 저지를 위력적으로 해내자”고 선동했다. 야당에도 “당리당략으로 또다시 정부·여당과 야합하려 한다면 국민이 용서치 않을 것”이라고 독설을 퍼부었다. 그는 민노총 조합원들에게 주먹을 쥐어 보이거나 구호를 함께 외치는 등 마치 출정식을 치르는 장군처럼 행동했다.

그러면서도 그동안 점거로 불편을 겪은 조계사와 신도들에겐 사과 한마디 하지 않았다. 이로써 25일간의 조계사 사태는 막을 내렸지만, 앞으로는 어떤 경우에도 종교 시설이 실정법을 어긴 범죄자를 보호하는 일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는 교훈을 남겼다. 한 위원장은 지난달 14일 “이 나라 전체를 마비시킬 수 있다는 걸 보여주자”며 폭력 시위를 주도해 서울 도심을 난장판으로 만들었다.

그가 주도한 지난달 시위를 포함해 민노총의 20년 역사는 폭력 투쟁으로 일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고용노동부·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3년간 일어난 불법 폭력 시위 102건 가운데 84%는 민노총이 주최했거나 참석했다. 같은 기간 벌어진 불법 파업 12건 가운데 8건(67%)도 전국 입금 근로자(1931만명)의 3%(63만여 명)에 불과한 민노총 사업장에서 일어난 것이다. 목적을 위해서라면 불법·폭력을 서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다.
 
정부와 자본을 악으로 규정하고, 그 악과 싸우는 과정에서는 어떤 폭력을 행사해도 된다는 낡은 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 위원장도 지난해 민노총 위원장 선거에서 “촛불로는 이길 수 없다. 죽창과 파이프를 들고 그들의 심장부로 달려가야 한다”며 폭력을 선동하는 발언을 쏟아냈다. 그가 노조위원장을 맡았을 때 쌍용차 노조는 77일간 공장을 점거하면서 화염병과 볼트, 너트, 새총, 간이 화염방사기까지 동원한 폭력 투쟁으로 공장을 초토화시켰다. 지금은 민주화 직후 노동운동이 분출하던 ‘응답하라 1988년’이 아니다. 민노총은 더 이상 억압받고 착취당하는 약자가 아니다. 그럼에도 끊임없이 약자 행세를 하면서 폭력을 정당화 한다. 민노총은 1999년 노사정위원회를 박차고 나간 뒤 아직 복귀하지 않고 투쟁으로 일관하고 있다. 대중과 유리되면서 분파 간 선명성 경쟁은 심해지고 폭력성은 강화됐다.

민노총은 노동단체에 머물지 않고 정치권력을 지향했다. 2000년 민주노동당 창당의 중심 세력이 됐고 옛 통합진보당으로 이어졌다. 정치세력화 과정에서 종북적 흐름과 연결되다 보니 북의 세습을 정당화하는 조합원 학습자료 등으로 물의를 빚었다. 권력의 맛을 본 민노총 간부들은 노동자 위에 군림했다. 최근에는 민노총 간부들이 건설사에 민노총 소속 크레인 기사를 채용하라고 협박하다 기소됐다. 이런 비리가 끊이지 않아 일반 노동자들과 괴리는 더 커졌다. 글로벌 경제전쟁이 치열해지면서 노사가 싸우기만 해서는 공멸할 수밖에 없는 세상이 됐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에는 라틴계 남유럽국가도 변하고 있다. 프랑스의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은 올해 일요 휴무제를 폐지하고 정리해고가 용이하도록 새로 법을 마련했다. 내년 상반기 중 청년실업을 해소하고 비정규직 고용을 늘리는 노동법 전면 개정도 추진 중이다. 스페인은 집권당이 노동개혁으로 일자리 창출에 성공하자 제1야당인 사회노동당까지 고용유연성을 대폭 확대하는 노동개혁 조치를 총선 공약으로 내세웠다. 이탈리아의 좌파 정부도 정규직 평생고용 보장 시스템에 메스를 들이댔다.
 
‘권력과 자본의 탄압과 통제를 분쇄하고...’하는 민노총의 강령은 민노총이 창립된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 민노총이야말로 시대착오적인 수구노조다. 민주 사회가 이런 조직에 언제까지 관용을 베풀 수는 없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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