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 칼럼]지구촌의 최악의 한파

기사입력 2016.03.05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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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나경택>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 경 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1972년 서유럽 정치인·경제학자·과학자가 모인 연구 기관 ‘로마클럽’이 ‘성장의 한계’라는 보고서를 펴냈다. 자원과 환경은 유한하지 않으며 100년 안에 성장 한계에 다다르고 사회 시스템이 붕괴한다는 내용이었다. 화석 에너지를 지나치게 쓰면서 지구 온도가 상승하고 기후가 변한다는 전망도 이 보고서에 처음 등장했다.

지나치게 비관적이라는 비판이 많았지만 40여년이 지난 지금 지구온난화는 전 지구적인 과제다. 태양열은 지구표면에 닿은 뒤 다시 우주로 빠져나간다. 그 열을 대기 중 수증기와 이산화탄소 같은 온실가스가 붙잡는다. 지구가 온도를 유지하는 원리다. 이런 자연의 원리를 깬 것은 인간이다. 공장과 자동차, 가축이 내뿜는 메탄을 비롯해 온실가스가 늘어나면서 지구에 남아있는 열이 너무 많아지고 있다.

지난해 지국 평균 온도는 19세기 말 2차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1.02도 올랐다. 인간에 대한 지구온난화가 사기극이라는 의견도 있긴 하다. 미국 하버드·스미소니언 센터의 윌리 순 박사가 대표적이다. 그는 환경 단체들이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해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기온이 오르는 것은 태양 활동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순 박사의 연구비는 지구온난화의 주범으로 지목되는 석유 업체들이 대줬다. 지난 10년간 발표된 온난화 관련 논문 중에 인간의 영향을 인정하지 않은 것은 고작 3%였다.

지구온난화의 원리는 간단하지만 그 결과로 일어나는 기후 변화는 복잡하다. 중남미 바닷물이 일시적으로 따뜻해지는 엘니뇨는 원래 자연스러운 현상이었다. 그러던 게 따뜻하진 지구 기온과 맞물려 전 세계 바다로 확산되고 있다. 때아닌 허리케인이나 국가적 폭우가 닥치기도 한다. 전세계 바다가 연결돼 있기 때문에 우리 바다도 엘니뇨의 영향을 받는다. 지구촌이 최악의 한파와 폭설에 신음하고 있다. 한반도는 한파가 이어지면서 전국이 꽁꽁 얼어붙었다.

북한도 삼지연이 영하 37도까지 떨어졌다. 미국 동북부는 눈폭풍으로 11개 주정부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중국에서도 영하 30도를 웃돌아 ‘냉동고’라는 말이 나올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지구촌이 역사상 가장 더운 한 해를 보내면서 12월에 워싱턴에 벚꽃이 피고, 서울에서도 겨울 실종이라는 표현이 일상화됐던 것을 떠올리면 자연의 변덕에 어리둥절 할 뿐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이상기후의 원인을 기후변화로 설명한다. 겨울 초반의 포근한 날씨는 태평양, 수온이 예년보다 2도 이상 높은 슈퍼 엘니뇨, 최근의 혹한은 온난화로 북극의 온도가 높아지면서 북극 한기를 가둬주는 극소용돌이가 악화됐기 때문이다. 지구가 더워지는 과정에서 생긴 온난화의 역설이자 기후변화의 경고라 할 수 있다.

기후변화 대응이 인류의 최대 과제라는 것은 새삼스럽지 않다. 세계경제포럼은 테러 등을 제치고 기후변화를 올해 최대 위험 요소로 꼽을 정도다. 기후변화에 따른 피해는 상상 이상이다. 지난 20년간 홍수와 태풍·쓰나미 등 6457건의 재해가 발생해 60만명이 사망했으며, 매년 3000억 달러의 손실이 발생한다는 보고서도 있다. 지구온도가 올라가면서 북극 공기를 가두고 있던 제트기류가 약해져 영하 50~60도 찬 공기가 밀려 내려왔다는 얘기다. 온난화가 문제라면서 한파라니 언뜻 이해하기가 쉽지 않다.

그만큼 기후가 괴팍하게 변해가고 있다는 의미다. 기상전문가들은 한국의 전형적인 겨울 날씨 삼한사온도 옛말이 됐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조금 더 오르면 어느 날 무슨 혹한이 올지, 아니면 어떤 견디기 힘든 더위가 올지 벌써부터 걱정이다. 한국의 온난화가 다른 나라보다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해할 수 없다. 기후변화 대응을 골자로 한 정부 차원의 기본법부터 만들어야 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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