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전국위원회 무산, 계파 갈등에 출항 2주만에 정진석號, 결국 '좌초 위기'

혁신위원장 사퇴 김용태 "친박, 총선 책임 피하려는 목적"
기사입력 2016.05.17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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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새누리당 전국위원회 무산으로 파행
[선데이뉴스=정성남 기자]정진석호(號)가 결국 당의 계파갈등으로 인한 질병으로 2주만에 '좌초' 할 처지에 놓였다.

 이날 예정됐던 상임전국위와 전국위가 정족수 부족으로 무산되자 혁신위원장직 사퇴를 선언한 김용태 의원은 결국은 새누리당이 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김의원은 17일 비대위와 혁신위 출범이 무산된 데 대해 "사태의 본질은 총선에서 어떤 사람과 세력이 책임져야 하는지 규명하는 것을 막은 것"이라고 말했다.
 
 상임전국위는 전국위 의장과 부의장, 당 소속 국회 상임위원장, 시·도당 위원장 등 52명으로 구성되는데 20여명만 참석했다. 이날 정진석 원내대표를 비대위원장에 임명하고 혁신위 독립성 보장을 위한 당헌·당규 개정안 등을 통과시키려던 전국위원회도 열리지 못했다. 비대위원 임명안을 처리하기 위한 상임전국위 역시 무산됐다. 김영우 의원은 “올스톱 상태”라며 “당원 한 사람으로서 정말 부끄러워서 말을 못할 정도”라고 했다.

 상임전국위가 예정됐던 오후 2시를 훌쩍 넘긴 시간까지도 정족수는 채워지지 않자 회의실 곳곳에선 “언제까지 기다려야 되느냐”는 항의가 터져 나왔다. 결국 홍문표 사무총장 권한대행은 오후 2시40분쯤 “헌정 사상 이런 일은 없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며 “성원이 되지 않아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는 보고를 드릴 수밖에 없는 참으로 한스러운 시간”이라고 말했다. 그가 “어려우면 서로 도와야 되는데 돕지 못하는 이 현실의 아픔을…”이라고 하자 몇몇 참석자들은 “그러니까 왜 청와대를 공격합니까” “청와대 공격하면 혁신이 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김용태 의원은 기자회견에서 "새누리당은 국민에게 용서를 구할 마지막 기회를 얻고, 당원과 국민의 마지막 기대를 한몸에 받았었다"면서 "그러나 오늘 새누리당에서 정당 민주주의는 죽었다"고 비판하며 나 같은 사람에게 세 번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은혜를 주신 국민과 당원께 죽을죄를 지었음을 고 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국민에게 무릎 꿇을지언정 그들에게 무릎을 꿇을 수 없다"면서 "국민과 당원께 은혜를 갚고 죄를 씻기 위해, 그리고 민주주의를 위해 싸우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사태로 인하여 친박(친박근혜)계의 '물밑 지원'에 힘입어 원내대표 경선에서 대승을 거뒀던 정 원내대표가 친박계의 '보이콧'이라는 장애물에 걸려 비상대책위원회를 출범시키지 못하면서 충격과 후유증은 더욱 클 것으로 예상된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취임 후 여야 원내대표들을 잇따라 찾아 20대 국회의 '협치'에 공감대를 형성한 데 이어 박근혜 대통령과 여야 3당 원내 지도부 회동까지 성사되면서 집권여당의 원내사령탑으로서 입지를 다져나갔으나 일반 당무 및 차기 전당대회 준비를 위한 비대위와 당 쇄신 방안을 논의할 혁신위원회 등 투트랙으로 결정하자 논란이 불거졌다.

 새누리당의 이번 일은 비박계 가운데서도 '반박(반(反) 박근혜)'이라는 평가까지 받는 김용태 의원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정하자 친박계에서는 "더이상 참을 수 없다"며 조직적인 반발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친박계를 중심으로 한 초·재선 당선인 20명은 정 원내대표의 비대위원 및 혁신위원장 인선에 대해 '우물 안 개구리식'이라면서 원점 재검토를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이날 새누리당의 한 핵심 관계자는 "정 원내대표가 당내 의견을 수렴하지 않은 책임도 있지만 새누리당이 지난 총선 패배의 최대 원인이었던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지 못했음을 확인시킨 사태"라면서 "국민의 심판을 받고도 정신을 못 차리는 새누리당은 막장을 선택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특히 "이럴 바에야 완전히 폭삭 망해서 다시 출발하는 게 나을지도 모른다는 생각마저 든다"고 말했으며 또 다른 관계자는 "비대위원장 선출이 무산됨에 따라 사실상 당 임시지도부는 와해된 셈"이라며 "공식적인 논의·의결 기구가 없어졌기 때문에 정당 기능은 중단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강조했다.

 결국 총선 한달동안 당 차원의 민심 이반에 대한 수습을 하지 못했던 새누리당의 내홍은 재 점화되었고 혹을 떼 내어 국민들에게 치유를 보여주고자 했던것이 더 큰 혹을 달아버린 전례없는 결과만 초래하게 된 것이다.

 

[정성남 기자 balbari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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