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북 잠수함 발사 공포의 정국

기사입력 2016.09.09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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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경택 [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1982년 포클랜드 전쟁 때 영국 핵잠수함 5척이 1만 4400km 떨어진 포클랜드를 향해 출항했다. 잠수함 전단은 20노트 속도로 2주 만에 목적지에 도착했다. 이 중 한 척이 아르헨티나 유일의 순양함 헤네랄 벨그라노를 어뢰 2발로 격침해 전쟁의 승기를 잡았다.

핵잠수함과 동시에 출발해 최대 속력을 냈지만 5주나 걸렸다. 포클랜드 전쟁 후 영국은 디젤 잠수함을 모두 퇴역시켰다. 원자로에서 동력을 얻는 핵잠수함은 미국 러시아처럼 90% 농축한 우라늄을 장전하면 잠수함 수명이 다할 때까지 쓸 수 있다. 힘이 좋으니까 덩치도 커져 미 최대 핵잠수함인 오하이오급은 1만 6000t을 넘는다. 한국 해군이 4년 뒤 실전 배치할 장보고Ⅲ은 3000t급 디젤 잠수함으로 연로를 태울 때 산소가 필요해 주기적으로 물밖으로 나와야 하지만 핵잠수함은 그럴 일이 없어 은밀성과 기동성이 뛰어나다. 승조원들이 쓰는 산소는 바닷물을 전기분해해 얻는다.

핵탄두가 실린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이나 순항미사일을 수직발사대에 장착한 핵잠수함은 ‘전략핵잠수함(SSBN)’이다. 지구에 핵전쟁이 나면 육상은 방사성 낙진이 떨어지는 잿더미의 지옥으로 돌변한다. 하지만 바닷속 전략핵잠수함은 인류의 생존 거점이다. 지상 또는 공중발사 핵미사일은 들통나기 쉽지만 레이더가 탐지할 수 없는 심해의 전략핵잠수함은 핵전쟁 때 최후의 보복 수단으로 꼽힌다. 세계 6개국만 보유 중이다.

북한의 SLBM 발사 성공으로 우리도 핵잠수함을 보유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노무현 대통령 초기인 2003년 국방부가 ‘362사업’으로 핵잠수함 건조를 추진하다 무산된 바 있다. 우라늄을 20% 미만으로 농축할 수 있게 한미 원자력협정이 작년에 개정돼 핵연료 조달 문턱이 낮아졌고 소형 원자로 건설 능력도 갖췄다. 하지만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묶여 있는데다 일본의 견제와 미국 중국 러시아를 비롯한 강대국의 반발이 거셀 것이다.

북한은 동북아를 핵 군비 경쟁의 소용돌이로 밀어 넣고 있다. 북은 올 들어 ICBM, 무스탄, 노동, 스커드로 이어지는 장·중·단 사거리별 지상 발사 탄도미사일을 쉬지 않고 쏘아대고 있고 결국은 모두 성공했다. 무수단으로 괌과 오키나와 타격 능력을 과시하더니 노동미사일을 고각 발사한 뒤 유사시 미군 지원 물자가 들어오는 부산, 울산을 타격 지점으로 표기한 지도까지 공개했다. 마지막 남은 것이 SLBM이었는데 이것마저 해치운 것이다.

이른바 ‘탄도미사일 종합 세트’의 완성이다. SLBM은 지상 발사 미사일들과는 또 다른 차원의 위협이다. 북 잠수함이 뒤로 돌아 들어와 남해나 서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현재로선 대응 수단이 심각하게 제한된다. 미국이나 일본에도 또 다른 차원의 위협이다. 북 잠수함이 뒤로 돌아 들어와 남해나 서해상에서 미사일을 발사할 경우 현재로선 대응 수단이 심각하게 제한된다. 미국이나 일본에도 직접적 위협이 되기 때문에 한반도 안보 환경에도 큰 변화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가장 큰 문제는 우리 군의 대잠수함 능력이 천안함 폭침 때 보여줬던 것처럼 근본적인 한계가 있다는 점이다. 북이 어뢰 대신 탄도미사일을 발사하기로 마음만 먹으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상상하기 어렵지 않다. 우리 군에서도 이런 상황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지 꽤 됐지만 실질적 진전은 사실상 없다.
 
다른 방법이 있을 수 없다. 북 미사일에 대한 방어 체계를 획기적으로 강화해나가야 한다. 북 SLBM을 요격할 수 있는 무기 체계는 지금으로선 사드 외에는 없다. 북쪽으로 고정 배치될 사드 외에 동·서·남으로 향하는 사드 체계도 필요하다면 도입해야 한다. 우리 자체의 미사일 방어 체계 개발도 더 서둘러 2중, 3중의 방어망을 쳐야한다. 장기적으로는 물속에서 두 달 이상 대기할 수 있는 핵 추진 잠수함을 출동 단계부터 잠시 추진할 수 있어야 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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