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박근혜 마음 속 그림자, 한국에 드리웠나

한국 정치제도는 매우 큰 구멍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기사입력 2016.11.01 11:12
댓글 0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 기사내용 프린트
  • 기사 스크랩
  • 기사 내용 글자 크게
  • 기사 내용 글자 작게

[선데이뉴스=정성남 기자]온바오닷컴은 중국 인민일보 자매지 환구시보(环球时报)가 10월 28일 사설을 통해 "박근혜 마음 속 그림자, 한국에도 있을 수도"라는 제하의 기사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박근혜 한국 대통령이 "구이미(闺蜜, 여성의 가족만큼 소중하고 가까운 절대적인 절친을 일컫는 말)의 수렴청정" 추문으로 야기된 여론의 해일에 휩쓸리고 있다고 이렇게 전했다.

그러면서 한 매체는 지난 24일 "공직이 없는 60세 여성 최순실이 대통령 연설문 수정을 돕고 대규모 국가 기밀문건을 접했다"고 폭로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25일 사실을 일부 인정하고 한국 국민들에게 사과했다. 독일에 있는 최순실 역시 언론 인터뷰를 통해 이와 다를 바 없는 일부 사실만 인정했다.

한국의 야당은 사건을 철저히 조사할 것을 요구했으며 박근혜 대통령이 속해 있는 새누리당 역시 26일 긴급 의원총회를 소집해 조사를 개시할 것을 전면 지지했다. 박근혜는 이미 사면초가에 처했다.

최순실의 부친 최태민은 목사였으며 그보다 앞서서는 불교를 믿었었다. 박근혜의 모친이 살해당한 후 접촉을 시작해 박근혜가 양친을 모두 잃은 후 최태민은 더더욱 그녀의 '정신적 스승'이 됐으며 박근혜보다 4살 어린 최순실은 이 때부터 박근혜의 '구이미'가 됐다.

박근혜는 평생 결혼하지 않았고 자녀도 없다. 그녀가 경험한 고통과 길고 긴 고독은 사람들에게 탄식을 가져다줬다. 박근혜는 아마도 최씨 부녀에게 정신적으로 의지했었고 이는 반드시 도덕적으로 질책받을만한 가치가 있는 것은 아니다.

개인의 인생이 이같이 불행한 여인이 만약 일의 처리방식에 있어 개성이 지나친 것은 이해할 수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박근혜가 한국 대통령이 됐고 "구이미의 정을 국가의 정상급 기밀 정무 영역까지 끌고 들어왔다는 것"이다. 이는 분명 한국 대통령의 업무 시스템을 위배했다.

현재 한국 사회에서 지켜볼 것은 것은 박정희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 그의 딸이 살해당한 양친으로 인해 받은 정신적 충격에 대한 동정이 "최순실 게이트에 대한 분노를 압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여부"이다.

설상가상으로 최순실의 딸 정유라는 지난 2014년 9월 한국의 명문대인 이화여대에 '승마 특기생' 명의로 입학한 후 매 학기마다 최소 한 과목도 듣지 않았다. 이같은 방자함은 학생들을 분노하게 했고 학교 총장이 이 사건과 관련해 사직해야 했다.

최순실은 여전히 한국의 2개 재단과 이익 관계라는 의심을 받고 있으며 내정간섭 추문이 폭로된 후 누군가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비밀누설이라는 죄명으로 부패"라는 딱지를 붙였다.

한국 사회는 매우 실망했으며 대통령에 대한 불신임은 급속히 확산됐다. 최신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박근혜 지지율은 처음으로 20% 이하로 떨어졌고 "대통령을 탄핵하라"는 목소리가 이미 정계인사와 여론에 의해 터져나왔다. 박근혜는 벼랑 끝에 서 있다.

현대 정치제도의 설계 취지 중 하나가 바로 인간 본성의 약점을 억누르는 것이지만 한국 정치제도는 매우 큰 구멍이 생긴 것으로 보인다.

박근혜는 부모 자녀 없이 혈혈단신이었으며 스스로 다른 곳에 메이지 않고 오로지 국가에 한몸을 바치겠다고 밝혔다. 한국의 유권자는 박근혜를 믿었지만 그녀의 성격상 약점을 짐작하진 못했고 한국의 감독 시스템은 대부분의 대통령 임기 내 작용하지 못했다.

한국의 한 방송국은 자체적으로 최순실 컴퓨터 내 문건을 입수하면서 사건은 그제서야 알려졌다. 이는 한국 권력 시스템이 가장 고통스러운 '손실제한' 방식이다.

현재 최순실이 박근혜에 대한 간섭 정도가 얼마나 깊숙한 곳 까지 파고들었는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한국 언론이 드러낸 것과 고발한 것, 그리고 박근혜, 최순실 두 사람이 모두 인정한 것과는 차이가 있다. 한 중국 학자는 환구시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2년간의 박근혜의 외교 정책은 충동적이고 감정에 치우쳤는데 이 가운데 최순실의 역할이 있지 않았겠는가?"라고 지적했다.

한국 언론이 밝힌 현황을 보면 공직 경력이 없는 최순실은 정치적 자질은 그리 높지 않다. 최순실이 대통령과 관계된 대량의 문건과 고도의 기밀사항이 담긴 문건을 처리하는데 사용한 PC가 결국 매체 손 안에 넘어갔고 그녀는 한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내가 접촉한 정보가 '국가 기밀'인 줄 몰랐다"고 말하기까지 했다. '비밀누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은 둘째치고 최순실이 한국 대통령에게 미친 정치적 영향은 아마도 부정적이었을 것이다.

어찌됐든 박근혜와 '이메일 스캔들'의 힐러리가 다른 점은 후자는 경험이 매우 풍부한 정치가로 그녀의 위기처리 방식은 '불성실하다'고 광범위하게 여겨졌다. 박근혜가 저지른 잘못의 경위는 더더욱 심각하지만 그녀에 대한 일부 동정은 감정을 스스로 억제하기 힘든 성격의 것이다.

박근혜의 양친 모두 비참하게 암살당했고 본인도 대통령 임기 중 또 한번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이 정치가문의 전후 불행은 하나의 희미한 운명선으로 연결돼 있다.

박정희 부부가 살해당한 비극은 아마도 결코 철저히 사라지지 않을 것이며 한국 및 한반도의 과거 그림자는 박근혜 한 사람의 마음속에만 남아있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의 한반도에 새로운 비극을 최소화하길 바란다면 과거와 새로운 그림자를 교차시켜서는 안 되며 일부 가져서는 안 되는 잠재적 의식을 형성시켜야 한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r.com]
  • 페이스북으로 보내기
  • 트위터로 보내기
  • 구글플러스로 보내기
  • 카카카오스토리로 보내기
<저작권자ⓒ선데이뉴스신문 & newssunday.co.kr 무단전재-재배포금지>
 
신문사소개 | 광고안내 | 제휴·광고문의 | 다이렉트결제 | 고객센터 | 저작권정책 | 개인정보취급방침 | 청소년보호정책 | 독자권익보호위원회 | 이메일주소무단수집거부 | RSS top
모바일 버전으로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