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 노벨 평화상 현실 서글프다

기사입력 2010.10.20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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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반체제 운동가 류샤오보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가 된 것은 세계의 정치·인권 역사에서 중요 사건으로 기록될 것이다.

 감옥에 있는 사람에게 이 상이 간 건 처음이다. 이는 그만큼 국제사회가 중국의 인원상황을 주시한다는 메시지라고 볼 수 있다.

중국 정부와 인민이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이는 하나의 상을 넘어 역사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중국 정부는 류샤오보를‘중국 법률을 위반한 범죄자’라고 규정한다.

 따라서 미국·독일·프랑스 등 서방세계의 석방 요구는 내정간섭이라는 입장이다. 하지만 인권은‘내정’의 범주를 넘어선 일류 보편의 문제다.

 1948년 12월 유엔이 채택한 세계인권선언은“인류가족 모두의 존엄성과 양도할 수 없는 권리를 인정하는 것이 세계의 자유·정의·평화의 기초”라고 규정한다. 제 18 ~ 20조는 사상·양심·종교의 자유, 의사표현의 자유, 평화적인 집회 및 결사의 자유를 보장하고 있다.

 류샤오보는 중국의 민주화와 인권개선, 일당독재 종식, 언론자유를 위한 비폭력 투쟁을 전개해 왔다. 이는 세계인권선언에 부합하는 것이라고 노벨위원회와 서방 세계는 판단하고 있다.

류샤오보 같은 반체제 인권운동이 지금 당장은 중국 정부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나 세계사는 경제가 발전해 중산층이 형성되면 민주화·다당제·정치개혁·인권을 향한 요구는 불가피한 흐름임을 보여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민주화를 보여주고 있다.

 중국 정부가 민주화 운동가 류의 올해 노벨 평화상 수상 발표 이후 다른 민주화 인사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하고 그 중 일부 인사는 연행하거나 가택 연금했다.

류의 아내 류샤의 외부접촉도 차단됐다. 중국은 언론과 인터넷을 검열해 류의 수상 소식이 퍼지지 못하도록 막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이에 앞서“죄인에게 노벨 평화상을 주는 것은 상에 대한 모독”이라고 논평하고 주중 노르웨이 대사를 불러“중국과 노르웨이 관계도 손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항의했다.

 류는 1989년 텐안먼 시위에 참여해 옥살이를 한 이후 중국의 인권 상황을 비판하는 글과 작품을 발표했다 해서 1996년부터 3년간 노동교화소에 수감됐으며, 2008년엔 공산당 일당독재 폐지, 자유선거, 인권개선 등을 촉구하는 지식인들의‘08헌장’에 앞장섰다가 징역 11년형을 받고 복역 중이다.

 중국은 개혁·개방을 통해 13억 인구가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는데 큰 성과를 거두고 이제 미국과 세계의 정치·경제를 논의하는 대국으로 올라섰지만 서구의 눈으로 본 중국은 인권 후진국이다.

 중국 정부는 공산당 일당독재를 비판하는 사상과 표현의 자유는 극도로 억압하고 있으며, 지금도 영장이나 재판 없이 국민에게 3년 동안‘노동을 통한 재교육형’을 부과할 수 있는 권한을 갖고 있다.

 국제앰네스티는 지난 5월 중국의 언론·집회·종교의 자유 규제, 인권운동가 박해, 티베트와 신장위구르 자치구 탄압 등을 우려하는 보고서를 내놓았고, 전 세계에서 2008년 한 해 동안 사형이 집행된 2400여명 중 최소한 1700여명이 중국인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프리덤하우스는 지난 6월 중국을‘인권침해가 지속적으로 벌어지고 있는 지극히 억압적인’17개 국가에 포함시켰다. 중국 인민은 높아진 경제수준에 맞는 정치체계를 수용할 준비를 해나갈 필요가 있다.

 중국이 당장 노벨 평화상의 의미를 수용해 비판 세력의 목소리를 경청하는 결단을 내리기는 쉽지 않을지 모른다. 중국이 복역 중인 류샤오보를 석방해 평화상을 받으러 가도록 허용할 가능성도 크지 않다.

 그렇다 해도 중국은“도덕적인 결정이야말로 현대 세계에서 가장 실용적인 정치적 선택”이라는 사하로폰의 말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노벨 평화상 위원회가 중국의 압력에 굴복한다면 노벨 평화상의 위상은 날개도 없이 추락할 것이다!

[나경택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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