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 아리랑 예술단"...장병들과 나누는 통일이야기

기사입력 2016.11.24 2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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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정성남 기자]지난 22일(화) 오후 육군 39사단(사단장 문병호) 충무홀에서는 “남과 북이 함께하는 위문공연”이 열렸다.

이날 참석한 공연단은 북에서 자유를 찾아 이곳 남한으로 탈출한 북한이탈주민들로 구성된 (사)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이하 통준회) 소속의 평양아리랑예술단의 공연이었다.

사전행사에 이어 진행된 공연에는 충무홀을 가득 채운 장병들로 그 시작부터  열기로 가득 차 있었다. 일반 공연단이 아닌 북한을 탈출한 북한이탈주민들로 구성된 공연단에 대한 호기심으로 가득 찬 장병들은 공연을 알리면서부터 모두가 함께하는 화합의 장으로 변하기 시작했다.

사회자는 북한의 강한 억양을 애교와 톤으로 좌중울 이끌어나갔으며 “통일 아리랑”이라는 첫 곡에는 가수와 무용수가 혼연일체가 되어 장병들의 시선을 체포하고 말았다. 이 노래의 핵심은 “미래를 벗 삼아 삼천리 내나라 통일아리랑!! 우리 우리 손잡고 아리랑, 통일의 그날을 앞당기자 아~~ 통일아리랑“을 열창했다.

화려한 의상과 함께 정.중.동을 만끽 할 수 있는 우리나라 고유의 부채춤으로 이어져갔다. 그리고 뱃 노래에 또 다른 가사를 입힌 듯한 “바다의 노래”에는 한국 고유의 가락과 흥이 함께 어우러져 장병 모두는 흥겹게 춤을 추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연이어 우리에게도 낮 익은 북한가요인 “휘파람”이 들려왔다. 원곡이 아닌 "편곡을 사용한 비트가 빠르고 강한 곡으로 변신"하여 또 다른 맛을 보여주는 시간으로서 북한 특유의 창법과 발성에 의해 전달되는 과정에서 이 또한 "아이돌 그룹이 부럽지 않은 눈과 귀를 즐겁게 하며 장병들을 혼미상태에 빠뜨리는 열정적 무대언어"를 구사하였다.


군 생활 중 가장 갖고 싶고 하고 싶은 것이 있다면 아마 그 것은 휴가나 외박, 외출이다.


문병호 사단장의 배려로 중간 중간 진행자에 의해 주어지는 "특별 휴가증은 이날의 가장 잘 차려진 밥상"과도 같았다. 퀴즈로 또는 담력으로 또는 체력으로 아니면 열정으로 받아 쥘 수 있는 "휴가증은 장병들의 로망인 것"이었다.


평양아리랑예술단은 음악적 퍼포먼스와 애절함이 묻어나오는 무희들의 동작 하나하나가 그 극치에 도달하는 듯 "쟁강 춤을 추는 모습을 바라보는 장병들도 숙연해 지기"도 했다. 중간 중간 무희들의 섬세함이 묻어나오며 이에 의한 안무와 춤은 다시 역동적으로, 때로는 귀엽기만 한 소녀들과 같은 모습과 음악의 조화는 그 클라이막스에 도달해서야 좌중들을 제 자리에 갖다놓은 듯한 기량을 선 보였다.

한편 이런 공연을 만들어 가는 황재희 평양아리랑예술 단장은 지난 2002년 북한을 탈출해 한국에 왔다고 말했다. 그를 통해 평양아리랑예술단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사)통일을준비하는탈북자협회(회장 전주명)소속인 평양아리랑예술단은 "지난 2009년 2월 공식으로 창단된 북한공연예술 전문 단체"라고 소개해 주었다. 또한 이 예술단은 통일교육원 발표대회에서 일등을 하여 북한 전문예술단으로 선정된 단체로서 통일부와 문화체육관광부 산하기관인 한국문화예술위원회의 신나는 예술 공연을 지금까지 계속 진행 하고 있는 공연단체라고 황단장은 말했다.

황단장은 이곳 단원들은 "북한에서부터 예술학교나 전문기관 그리고 예술인활동을 한 사람들로 구성되어 현존하는 한국에서의 다른 예술단과는 상이하게 월등한 기량을 겸비한 북한의 문화를 올바로 보여줄 수 있는 유일한 북한 예술전문 단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황단장은 예술단의 전체적 운영을 맡아 일 하고 있으며 프로그램 및 기타 공연에 필요한 전반적 업무를 맡아 일을 하고 있다. 단원들의 연습과 지도 그리고 안무는 지도교사가 별도로 있으며 그들은 북한에서 전문적 예술분야에 종사 및 단원으로 활동한 경력을 갖고 있는 사람들로 구성되어 있다고 밝혔다.

황단장은 이어 최근 "북한에서는 한국문화를 여타의 방법과 경로를 통해 접할 수 있어서 많은 북한 주민들이 동경하며 따라 하고 있는 실정"에 있다. 그래서 공연 전체의 전반적 구성이나 성격 그리고 레파토리 등은 한국사회의 많은 것을 고려했으며 특히 북한의 정통성 있는 문화를 보여주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평양아리랑예술단원들의 평균 나이는 20대로 구성되어있다. 그리고 오디션을 통한 선발이 아닌 철저하게 북에서 전문적 예술학교 출신이나 혹은 전문 예술인의 직업을 가졌던 사람들 위주로 이 팀을 운영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황단장은 "모든 대화의 가장 빠른 길은 문화이며 문화는 곧 소통이라고 생각한다"면서 이런 이유가 있기 때문에 북한의 문화를 통해 남한 분들에게 잘 전달하는 것이 "통일의 지름길이라 생각을 한다"는 의견을 피력했다.

또한 황단장은 후배 탈북민에 대하여서는 남을 탓하거나 시선을 피하지 말고 각양각색의 사람들로 구성된 이 사회에서 성공하려면 열심히 주어진 일을 하고 살아가는 과정이 있은 후 어느 누구도 무시하지 못하는데 그 것이 바로 한국정착 성공의 지름길이라 전했다.

문화는 곧 소통이라는 황단장의 말은 이어지는 공연에서 느낄 수가 있었다.

북한 "김정은의 처인 이설주가 부른 신곡 배우자"를 불렀다. 또한 스윙베이비와 박진형씨의 허니는 흔히 이곳 뉴스에서 접하였던 북한식 걸그룹 복장의 모란봉 악단과 같은 율동과 노래는 우리에게 또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게 해주었다.


특히 아코디언 연주자들의 배틀은 압권이었다. 우리가 늘 들어 익숙한 "오솔레미오와 텔라판타지아"를 연주하는 모습은 가히 신의 경지에 다가선 듯 한 손놀림으로 또 한번 좌중을 놀라게 했다.

이어지는 공연에서는 음악에 맞추어 춤을 추는데 "중간중간 5회 정도 입은 옷이 깜쪽 같이 변하는 마술과 같은 동작"은 물론 울산아리랑, 소양강처녀 메들리와 찔레꽃이 독창과 합창으로 이어지는 "남북문화의 교착 점 이자 집합체로 변화" 시켯다.

마지막 "아름다운강산에 이은 아, 대한민국은" 말 그대로 "열정과 환희의 빠져나올 수 없는 늪으로 만들어진 웅덩이로 빠져들게" 하였다. 가수는 무대를 벗어나 장병에게 다가서 노래했고 장병들은 무대에 올라와 가수와 함께 그리고 동료와 함께 목이 터져라 "대한민국과 아름다운강산을 외치는 모습은 분단의 아픔에 대한 절규로 까지 들리는 듯" 했다.


이런 과정을 지켜보던 문병호 제 39사단장과 이삼선 한전산업개발주식회사장 역시 주체할 수 없는 감동의 현장을 위해 기꺼이 무대 위로 올라오는 진풍경은 장병과 후배를 위한 두 사람의 내려놓음에 대한 미학을 엿 볼 수도 있었다.


이날 이벤트에서 휴가증을 받은 통신대대의 민헌기 일병은 오늘의 행사가 “분단국가로서 아픔을 볼 수 있는 것” 같았습니다. 민 일병은 “이렇게 서로 다른 문화권에 살아온 것으로 서,  이런 기회를 통해 서로 모르고 있었던 부분을 조금이나마 알 수 있어 좋은 기회였으며 공연 이었다”는 생각을 합니다. 그리고 “오늘 공연오신 평양아리랑예술단원을 보니 남남북녀라는 말이 맞는 것”같아요라고 말했다. 또한, 이런 기회가  "이런 문화공연이 많아야 오해와 편견의 벽을 헐 수가 있다는 생각을 갖게한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부대자랑을 부탁한 기자에게 가장 큰 자랑은 사단장님이 미남이신 거라고 말했다. 그리고 타 부대에 비해 부대시설과 환경이 너무 좋다고 자랑을 하며 청주가 집인 민 일병은 이번 받은 휴가증은 돌아오는 명절에 사용할 예정이라며 어머니 사랑합니다!라는 말을 전했다.

행사를 마치고 자리를 떠나는 장병들의 모습에는 진한 아쉬움의 잔형을 엿 볼수가 있었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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