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한·미 정상회담 절실하다.

기사입력 2016.11.30 2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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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나경택 칼럼]45대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최악의 패자는 여론조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요 언론사와 여론조사기관 대부분이 ‘이단아’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보다는 ‘모범생’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 승리를 예상했다.

뉴옥타임스는 클린턴 후보 당선 가능성을 84%로, 프린스턴 선거 권소시엄과 허핑턴포스트 등은 99%로 봤다. 워싱턴포스트와 ABC방송은 47% 대 43%로 클린턴 우위를 점치는 등 주요 기관 11곳 중 9곳이 틀렸다. 망신을 당한 기관들은 반성문을 냈다. 미국 여론조사 연합회는 “이번에는 완전히 틀렸다”면서 “여론조사의 위기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고 말했다. 반면 대선 직전 트럼프 후보 우위를 점친 유력 기관은 2곳에 불과했다.
 
LA타임스와 서던캘리포니아대학(USC)은 공동조사에서 48%인 트럼프가 43%의 클린턴을 앞섰다고 밝혔다. 이어 경제전문매체 인베스터즈 비즈니스 데일러(IBD)와 여론조사기관 테크노메트리카마켓 인텔리전스(TIPP)는 45% 대 43%로 트럼프 우위를 예상했다. 이 두 곳의 여론조사 기법은 좀 달랐다. LA타임스는 투표 의향에 중점을 뒀다. 조사 때마다 응답자를 무작위 추출하는 대신 3000여명을 골라 추적 조사했다. 그러면서 2012년 대선 때 누구를 찍었는지를 기반으로 가중치를 주고, 실제 투표 할지도 거듭 물었다. 인터넷을 통한 조사도 병행했다.

그 이유에 대해 USC 경제·사회조사 사이프센터 아리 캠페인 책임자는 “일부 유권자들은 조사원과의 직접면담에서 트럼프 지지 사실을 인정하길 부끄러워했다”고 말했다. IBD·TIPP도 자신들만의 방식을 썼다. 보통 여론조사기관은 유권자를 대상으로 한 인구통계학적으로 응답자를 고르지만 이곳은 연령, 성별, 인종, 지역 등 인구총조사 결과에 맞춰 응답자를 골랐다. 또 응답자들의 ‘정당지지’ 여부에도 가중치를 줬다. 이번에는 여론조사기관도 ‘이단아’들이 이긴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과 박근혜 대통령이 통화하고 “미국은 한국을 방어하기 위해 굳건하고 강력한 방위 태세를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흔들리지 않고 한국과 미국의 안보를 위해 끝까지 함께 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한 안보 정책과 관련해서 그의 부정적 언급만 알려진 가운데 나온 의미 있는 언급이다. 하지만 형식적 수사라는 느낌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 미국은 박 대통령과 관련한 한국의 정치 상황을 낱낱이 파악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양국 간 협의의 수준과 밀도가 어떻게 될지 걱정이다.

당장 새 미국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이 어떻게 될 것인지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 우리 정보 상황은 단시간에 정리되기 어려운 쪽으로 흘러가고 있다. 그렇다 해도 외교와 안보까지 지리멸렬할 수는 없다. 트럼프도 한국과 한반도 정세의 맥락을 모르고 우리도 트럼프를 모르고 있다.

그의 독특한 세계관을 정확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으니 미국의 새 외교 정책을 가늠할 수 없다. ‘미국 우선의 신고립주의’로 대표되는 그의 생각과 그런 입장을 갖게된 배경을 충분히 이해하는 것이 급선무다. 미국과 같이 거대한 나라, 의회가 강력한 나라는 대통령이 바뀌었다고 대외 정책이 급변하지는 않는다. 다만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팀 후보로 거론되는 인사 중엔 존 볼턴 등 강력한 매파가 적지 않다. 볼턴은 군사력 사용을 배제하지 않는 사람이다.

‘미국 우선’과 ‘강경 개입 정책’이 결합할 경우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 미국의 한 안보 전문가는 트럼프 당선 후 인터뷰에서 “내가 한국의 외교·안보 책임자라면 미국에만 안보를 의존하는 한국의 국방 구조를 당장 뜯어고칠 것”이라고 했다. 이런 말이 미국 전문가 입에서 나왔다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그래서 미국의 대통령 선거 결과에 국가 전체가 놀라고 있다. 국방부 수뇌부와 군 지휘관들부터 깊이 고민해야 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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