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자유한국당 대선 주자 경쟁

기사입력 2017.03.10 1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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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 회장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여당이 자유한국당으로 개명하면서 내놓은 횃불 모양 로고가 시비에 휘말렸다. 북한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자유한국당은 이 로고에 대해 “자유와 열정을 상징하고 밝게 비춘다는 의미로 횃불 이미지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에 ‘박근혜를 사랑하는 모임(박사모)’과 ‘일간베스트(일베)’ 등 친박·극우파들이 반발하고 있다. 박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를 주도하는 정광용 박사모회장은 “그동안 많이 참아왔다.

신당 로고를 보고는 더 이상 참을 수가 없다”며 “도시산업선교회 인명진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차라리 북으로 가라”는 성명을 냈다. 극우성향 논객 변모씨도 소셜미디어에 “북한에서 횃불은 곧 김일성을 상징한다. 북한퍼주기 단체인 우리민족돕기운동본부대표 출신 인명진이 이걸 모를 리 없다”며 “인명진이라는 거짓촛불 세력들의 새로운 영웅이 탄생했다”고 적었다.

실제로 북한에서 횃불을 내세운 상징이 적지 않다. 대표적인 게 양강도 봉화탑이다. 1937년 김일성은 빨치산을 이끌고 양강도 보천보 마을의 일본 관공서를 공격해 불태우고 포고문과 격문을 살포했다고 한다.

북한 작가 정관철이 그린 「보천보의 횃불」에는 연설하는 청년 김일성, 횃불을 들거나 손을 흔드는 민중의 모습이 그려져 있다. 북한은 보천보 전투를 기리는 봉화탑을 1967년 건설했고, 해마다 보천보의 이름을 내건 다양한 행사를 전국전 규모로 치르고 있다. 또 북한 노동당 대회 폐막에 즈음해 평양에서는 청년학생들이 횃불행진을 한다. 평양 주체사상탑, 북한돈 50원짜리 지폐, 북한 조선중앙방송 로고에도 횃불이 들어있다. 그러나 횃불이 북한 전용 상징물은 아니다. 올림픽을 대표하는 게 횃불인 ‘성화’이고, 프랑스가 미국에 선물한 자유의 여신상도 횃불을 들고 있다.

영국 보수당도 마거릿 대처부터 마이클 하워드가 대표로 재직하던 때 횃불을 가진 손을 로고로 썼고, 영국 노동당에서도 1983년까지 횃불이 상징이었다. 보수단체인 한국자유총연맹, 대공·방첩의 첨병 국가정보원도 횃불을 사용했다. 새누리당이 전국위원회를 열어 성명을 자유한국당으로 바꿔 새 출발을 선언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당을 쇄신한다며 새누리당으로 이름을 바꾼지 5년만에 다시 문패를 바꿔 달았다.

비선 실세와 함께 국정을 문란케 해 국회에서 탄핵이 가결된 박 대통령과 선긋기를 하면서 당 쇄신을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지도부는 “반드시 보수 정권을 창출해야 한다”고 했다. 그래선지 지금 자유한국당에선 댓건 출마를 하겠다는 사람이 넘쳐난다. 출마 선언을 했거나 준비 중이라는 국회의원과 전·현직 광역단체장이 줄잡아 10여명이다. 대선 도전은 자유다. 하지만 그들 중 지지율이 8위권 내에 들어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제일 높은 사람이 1% 안팎이다.

출마 여부가 불확실한 황교안 총리를 제외하면 뚜렷한 경쟁자가 없는 지금 자유한국당이 마치 ‘무주농산’처럼 모이는 모양이다. 심지어 정치 경력이 전무한 사람까지 나선다고 한다. 충정도 있겠으나 대부분 나름의 계산이 있다고 한다. 박 대통령 탄핵 심판의 결론이 어떤 식으로 나든 보수가 재결집할 것이니 지금 이름이라도 걸어놔야 그 이익의 한 조각이라도 먹을 수 있고 다음 총선, 지방선거 때 발판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보수의 부정적인 모습이 그대로 드러나는 것만 같다.

자유한국당은 지지율은 전성기의 4분의 1토막이 났지만 아직도 95명의 국회의원이 소속된 제2당이다. 바른정당과 함께 보수 정당을 내세우고 있다. 이런 정당에서 들려오는 얘기는 무언가 희망적인 것은 없고 이상하거나 쓴웃음을 짓게 하는 것뿐이다. 두 보수 정당 모두 존재감마저 잃어가고 있다. 최순실 사태 이후 희생한 사람은 거의 없이 지금도 모두 제 살길 찾기에 바쁘다. 대통령부터 초선 의원까지 다 그러니 지지율 ‘0’의 보수 ‘잠룡’은 10여명이 아니라 더 나올 수도 있을 것이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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