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축구 남북대결 1:1 무승부...27년만에 평양서 열려

AFC, "남북의 역사적 만남, 영원히 기억될 것"
기사입력 2017.04.08 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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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정성남 기자]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이 역사적인 평양 원정 북한전에서 귀중한 무승부를 거뒀다.

앞서 윤덕여 여자축구 대표팀 감독은 "많은 북한 관중 앞에서 경기해야 하는 부담이 있지만 북한전 무승부까지 고려하고 있다. 매 경기 다득점한다면 조 1위가 불가능한 건 아니다."

윤 감독은 지난 1일 파주 축구대표팀트레이닝센터(NFC)에서 진행된 2018 아시안컵 예선 미디어데이 행사에서 남북대결 전망을 묻는 말에 이같이 대답했다.

이같이 윤 감독은 '평양 원정'을 앞두고 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을 다툴 북한과의 2차전에 대표팀 훈련의 초점을 맞췄다.

한편 윤덕여 감독이 이끄는 한국여자축구국가대표팀은 7일 평양 김일성경기장에서 열린 2018년 요르단 여자아시안컵 예선 B조 2차전에서 북한과 1-1로 비겼다. 전반 종료 직전 승향심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후반 31분 장슬기가 천금 같은 동점골을 터트렸다.

이로써 한국과 북한은 골득실 경쟁을 통해 조 1위를 겨루게 됐다. 조 1위 팀에게만 여자아시안컵 본선행 티켓이 주어진다. 한국은 인도와의 1차전에서 10-0 대승을 거뒀고, 북한은 인도와의 1차전에서 8-0, 홍콩과의 2차전에서 5-0 승리를 거둔 상태다. 북한은 우즈베키스탄과의 한 경기만을 앞두고 있고, 한국은 9일 홍콩, 11일 우즈베키스탄을 상대한다. 남은 경기에서의 다득점이 더욱 중요해졌다.

한국과 북한의 경기는 김일성경기장을 가득 채운 북한 주민들의 일방적인 응원 속에서 치러졌다. 분위기를 압도하는 응원 속에 북한은 경기 초반부터 한국을 밀어붙였다. 전반 5분 코너킥 기회에서 골대를 맞춘 북한은 이어진 경합 상황에서 페널티킥을 얻어냈다. 다행히 골키퍼 김정미가 위정심이 왼쪽으로 낮게 깔아 찬 슛을 잘 잡아내 위기를 넘겼다.

북한이 꾸준히 공격적인 플레이를 펼치는 가운데, 한국에도 기회가 왔다. 전반 31분 코너킥 상황에서 지소연이 골문 앞으로 띄운 공을 조소현이 오른발 슈팅으로 연결했으나 크로스바를 넘겼다.

치열하던 양 팀의 기싸움은 전반전 추가시간 나온 승향심의 골로 인해 북한쪽으로 기울었다. 승향심은 리경향의 침투패스를 받아 한국 수비진과 골키퍼 김정미를 연이어 제치고 골을 성공시켰다. 승향심은 지난해 국제축구연맹(FIFA) U-17 여자월드컵과 U-20 여자월드컵에 모두 나서 북한의 우승에 기여한 선수다.장슬기(맨 오른쪽)가 동점골을 성공시킨 뒤 기뻐하고 있다.[사진=축구협회 홈페이지]
윤덕여 감독은 후반전 들어 이소담과 전가을, 정설빈을 교체 투입해 만회골을 노렸다. 총력을 기울인 끝에 후반 31분 동점골이 터졌다. 장슬기가 페널티에어리어 오른쪽으로 돌파해 날린 슛이 북한 수비수를 맞고 골문 안으로 향해 골망을 흔들었다.

한국은 남은 시간 동안 투혼을 발휘하며 1-1 동점을 지켰다. 추가시간 7분이 지나고 경기가 종료되자 한국 선수들은 환호했다. 기대한 승리는 거두지 못했지만 여자아시안컵 본선과 2019년 여자월드컵 진출의 희망을 밝힌 값진 무승부였다.

한편 AFC(아시아축구연맹)가 2018 AFC 요르단 여자 아시안컵 예선 B조 조별 라운드서 맞대결한 한국과 북한의 경기를 특별하게 조명했다.

AFC는 8일(이하 한국 시각) 홈페이지를 통해 “두 팀은 승부를 가리지 못했지만, 이 역사적 만남은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소개했다.

7일 열린 한국과 북한의 경기를 보기 위해 평양 김일성 경기장을 찾은 관중은 4만 2,500여 명이었다. 앞서 북한이 치른 두 번의 홈 경기보다 세 배 가까이 많은 관중이었다. 

이날 경기는 B조의 진짜 최강자 팀이 누구인지를 가리는 사실상의 본선 진출 결정전이었을뿐 아니라, 북한에서 열린 최초의 남북 간 여자 축구의 맞대결이었다는 점에서 많은 눈길을 끌었다.

AFC 역시 그런 의미서 이 경기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AFC는 북한 관중으로 가득 들어찬 김일성 경기장과 그 곳에서 도열한 남북한 여자 선수들의 사진을 개재했고, “이 경기는 북한 축구에 남을 소중한 역사가 될 것”이라고 말한 북한 축구팬의 생생한 인터뷰를 덧붙이며 남북전의 뜨거웠던 울림을 그대로 담았다.

AFC는 B조 최고 팀으로 평가받고 있는 두 팀 한국과 북한이 서로 간 경쟁과 발전으로 대단히 치열했던 90분을 보냈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린 뒤에는 서로를 향한 존경을 보이며 악수를 나누는 모습이 대단히 인상 깊었다고 덧붙였다. 

한편 2018 AFC 요르단 아시안컵 예선은 총 4개 조로 진행되고 있다. 이 중 각 조 1위만이 요르단(개최국)·일본(지난 대회 1위)·호주(지난 대회 2위)·중국(지난 대회 3위)가 기다리고 있는 본선 무대에 합류하는 구조다. 따라서 한국 역시 B조에서 선두가 되기 위해 남은 홍콩전과 우즈베키스탄전서 총력을 다해 골득실 차를 늘려야 한다. 현재는 한 경기를 더 치른 북한(2승 1무, 승점 7)이 한국(1승 1무, 승점 4)보다 앞서 선두에 올라 있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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