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기업인과 호프 간담회...159분간 '허심탄회' 대화

안보 얘기까지 다양한 주제 자유롭게 토론...오늘 삼성·SK와는
기사입력 2017.07.28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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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등 기업 총수들과 함께 맥주를 마시고 있다.[사진=청와대]
[선데이뉴스신문=정성남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후 처음으로 국내를 대표하는 기업인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어제(27일) 간담회를 가졌다.

기존의 딱딱한 만찬이 아닌 맥주 잔을 기울이며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는 등 회동은 전반적으로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노타이 차림의 편안한 복장에 중소업체의 수제 맥주까지 어우러진 기업인과의 첫 '호프 미팅'은 당초 예정 시간인 75분을 훌쩍 넘겨 2시간40분 가량 진행됐다.

직접 따른 수제맥주 잔을 든 문 대통령은 이번 만남이 각본은 물론 정해진 주제도 없는 자유로운 대화의 장이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는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구본준 LG 부회장,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 등 대기업 경영진 7명이 참석했다. 또 정규직 채용 모범 사례로 꼽힌 함영준 오뚜기 회장이 중견 기업인으로는 유일하게 자리를 함께했다. 

박장대소가 터져나올 정도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주도한 문 대통령은 건배사를 통해 기업인들에게 대·중소기업 간 상생과 협력을 당부했다.

기업인들은 중국 진출에 어려움을 겪는 국내 자동차 산업의 현실은 물론 미국 시장 수출 길이 막힌 철강 산업의 고충을 대통령에게 털어놨다.

또 태양광 발전과 연료 전지 등 미래 산업을 준비하는 기업인들은 미래 비전과 포부를 밝혔다.

20여분간의 호프 미팅을 마친 뒤 참석자들은 상춘재 안으로 자리를 옮겨 본격적인 간담회에 들어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청와대 상춘재에서 열린 주요 기업인과의 호프 미팅에서 직접 맥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청와대]
청와대는 자유로운 토론을 위해 간담회 주제를 따로 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새 정부 출범 이후 주요 경제 현안인 일자리 창출을 비롯해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최저임금, 대·중소기업 간 상생 방안 등을 논의했다.

간담회가 끝난 뒤 참석 기업들의 평가는 대체로 긍정적이었다.

문 대통령이 먼저 해당 기업의 주요 현안 등을 짚어주고 의견과 해법을 경청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평가속에 회동의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진보 진영의 대통령과 재계가 함께 갈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처음에 머뭇거리던 재계 총수들과 전문경영인들도 점차 말문을 열고 묵직한 현안을 쏟아내는 한편, 새 정부 경제정책에 동참하겠다는 뜻도 보였다.

한편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기업인과의 첫 번째 간담회와 관련된 비공개 부분에 대해서 정용진 신세계 부회장은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산업 육성의 중요성을 언급하며 “골목상권과 상생할 수 있는 일자리 창출을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한 정 부회장은 “신세계가 경력단절 여성을 위한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하겠다” 고 말했다고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손경식 CJ 회장도 역시 일자리 창출과 서비스산업의 중요성을 말하며, 정부에서 서비스산업을 육성해 달라고 제안을 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구본준 LG 부회장은 “LCD 국산장비 개발을 위한 중소 장비업체와 재료업체 등을 지원하는 것이 중요하다. 참여정부 당시 노무현 대통령께서 파주 공장에 대한 과감한 지원으로 큰 도움이 되었고, 이는 결국 일자리 창출과 지역 발전으로 이어졌다. 앞으로 해외진출 시 중소 장비업체와 공동 진출하여 상생 협력에 힘쓰겠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또 구 부회장은 “LG 디스플레이에서 1,000억원의 상생펀드를 조성하였고, 이 중 50%는 2차·3차 협력업체를 직접 지원할 예정이다. 또한 LG와 1차 협력업체의 계약 시 1차 협력업체와 2·3차 협력업체의 공정거래를 담보하도록 하는 조항을 포함시키도록 할 것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중국에서 사드의 영향으로 매출이 줄면서 협력업체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이에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협력업체 지원이 필요하다. 제4차 산업 혁명과 관련하여 전기차, 자율주행차, 수소연료차를 적극 개발할 것이고, 이를 위해 국내외 스타트업과의 상생 협력을 위해 적극 노력할 것이다”고 했으며 “이 과정에서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되는 규제의 완화를 건의드린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대변인은 이어 박정원 두산 회장은 “만약에 신고리 5·6호기를 중단하는 것으로 결정된다면 주기기를 공급하는 두산중공업의 매출 타격이 불가피해질 것이 우려되지만 해외에의 사업 기회를 많이 가질 수 있도록 해외진출을 적극적으로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고, 이에 문 대통령은 “해외 진출을 적극 지원할 것이다” 고 화답했다고 전했다.

이날 참석한 금춘수 한화 부회장은 “태양광 사업 진천·음성 클러스터를 통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라고 밝히며, “상시업무 종사자 850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겠다”는 계획을 즉석에서 밝히기도 했다. 또 금춘수 부회장은 “태양광의 국내 입지가 부족함에 따라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입지 규제를 완화해 줄 것과 RPS 즉,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 비율의 상향 조정을 건의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은 “제너럴일렉트릭이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결합하여 어떻게 새로운 기업으로 변신했는지에 주목해야 한다” 고 하면서 “포스코도 소재 에너지 분야를 바탕으로 융합솔루션 기업으로 전환해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것이며, 2차전지 음극재 등 사업을 통해 신규 일자리 창출에 노력할 것이다” 고 말했다.

함영준 오뚜기 회장은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를 30년 이상 유지하면서 서로 성장해 왔다” 며 “앞으로도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계속 늘려나갈 것이다”고 말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한편 문 대통령이 오늘(28일)은 권오현 삼성전자 부회장과 최태원 SK회장 등 7명과 이틀째 간담회를 이어간다. 간담회는 어제와 동일한 형식으로 진행된다.니다.

문 대통령과 기업인들이 20여 분간 맥주잔을 기울이는 이른바 호프 타임에 이어 상춘재에서 대화를 나누게 된다.

문 대통령은 오늘도 주로 기업인들의 말을 경청하며 필요한 사안을 묻고 대화를 주고받을 것으로 보여진다.

일단 큰 틀에서는 새 정부 경제 정책과 기업별 건의 사항을 주제로  논의를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중국의 한반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사드(THAAD) 배치에 따른 '경제보복 조치'와 관련해 중점적안 대화가 오갈 것으로 관측된다.

전날 참석했던 기업인들 또한 이에 대해 우려를 표했었고 중국에서 승승장구했던 롯데가 이번 조치로 가장 큰 피해를 본 기업이라는 이유에서다.

아울러 정치권과 재계의 가장 큰 관심사인 증세 문제도 대화 테이블에 오를지 주목된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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