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세월호 피해가족에 사과…국민 편가르며 유족에세 상처 안겨"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 참사 막지못해...대응 무능하고 무책임했다
기사입력 2017.08.1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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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오후 세월호 참사피해자 가족들을 청와대로 초청한 자리에서 정부를 대표해 사과의 인사를 하고 있다.
[선데이뉴스신문=정성남 기자]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을 만나 "늦었지만, 정부를 대표해 머리 숙여 사과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며 "세월호 참사의 진실 규명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 생존자 등 207명을 청와대로 초청해 만남의 자리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원인이 무엇이든 정부는 참사를 막아내지 못했고, 대응에서도 무능하고 무책임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유가족들을 따뜻하게 보듬어주지도 못했고 오히려 국민들을 편 가르며 유족들에 더 큰 상처를 안겼다"며 "정부의 당연한 책무인 진실규명마저 회피하고 가로막는 비정한 모습을 보였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무엇보다 귀하게 여기는 나라다운 나라를 반드시 만들어서 세월호의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정부는 가족들의 여한이 없도록 마지막 한 명을 찾아낼 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세월호의 진실을 규명하는 것은 가족의 한을 풀고 아픔을 씻어주기 위해서도 필요하지만, 다시는 그런 참사가 일어나지 않는 안전한 나라를 만들기 위한 교훈을 얻기 위해서"라며 "그런 마음으로 세월호의 진실 규명을 위해 정부가 국회와 함께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오후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207명을 초청해 만남의 시간을 가진 청와대 영빈관에서 피해자 가족과 포옹하고 있다.[사진=청와대]
이번 세월호 참사 피해자 유족과 대통령과의 만남은 3년4개월 만에 이뤄진 것이다. 피해자 가족들은 청와대를 들어오면서 눈물을 흘리며 “이렇게 쉽게 청와대 문이 열릴 수 있었는데, 그동안 왜 그렇게 오래 걸렸는지를 생각하니 억울함과, 청와대 문을 쉽게 열어준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감사함에 눈물이 났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은 전했다.

전명선 4·16 가족협의회 운영위원장은 "이 자리가 세월호 참사의 과제를 해결해나갈 시작을 세상에 알리는 자리가 될 것"이라며 "무엇보다 4.16 참사의 진상 규명과 그에 따른 응당한 책임자 처벌이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전 위원장은 "박근혜 정부가 불법 부당하게 자행한 수사방해와 은폐조작행위가 다시는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그 어떤 영향도 받지 않는 강력한 법적 조사기구를 제대로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2기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 구성과 4.16 재단 설립 등을 위한 정부의 노력을 촉구했다.

특히 유족들은 생존 학생이 겪는 심리적 고통의 치유 대책과 일반인 유가족들도 소외감이 느끼지 않도록 더 많은 관심을 둬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부탁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유가족들과의 비공개 면담 자리에서 "강력한 법적 권한을 갖는 2기 특조위가 정부보다 더 효율적일 것이고, 1기 특조위를 이어가는 의미가 있다"며 "특조위 구성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서 통과가 잘 될 것으로 믿고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고 박수현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또 "선체 조사위가 선체 보전과 활용 계획 등 세우도록 돼있고 국민 여론과 가족 의견을 잘 수렴하겠지만 정부도 세월호가 안전 체험과 교육의 장이 될 수 있게 적극 노력하겠다"며 "오늘 유가족 여러분들의 의견을 듣는 것부터 시작해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출발이 될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이 세월호 피해 가족을 청와대로 초청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오늘 만남에는 청와대에서 장하성 정책실장과 전병헌 정무수석, 하승창 사회혁신 수석 등이 자리했고,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과 홍남기 국무조정실장, 더불어민주당 전해철·김철민·박주민 의원 등도 함께 참석해 피해 가족들의 의견을 경청했다.

한편 이날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들의 이동을 위해 청와대 경호실 직원들이 직접 안산으로 내려가기도 했다. 가족들을 태운 차량은 지난 3년여 동안 가족들이 가장 많은 눈물을 흘렸던 국회 앞, 광화문광장, 청운동사무소를 거쳐 왔으며, 청와대 출입은 일반 방문객들이 이용하는 출입문이 아닌 청와대 정문을 통해 들어오는 등 예우에 만전을 기했다.

 

[정성남 기자 csn8013@nave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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