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의 추석, “조선의 가을철 민속명절-한가위”

기사입력 2017.09.30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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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구월 끝인 오늘부터 ‘추석(秋夕) 연휴’가 시작되었습니다. 대한민국의 사전은 “추석은 한가위, 중추(仲秋), 중추절(仲秋節), 가배일(嘉俳日)로 부르기도 하며, 음력 8월 15일에 치르는 명절로서 설날과 더불어 한국인에게 전통적으로 가장 중요한 명절”이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추석(秋夕)=한가위”라 하고, “한가위 : 민속에서, ‘음력 팔월보름’을 민속명절로 이르는 말. 여느 달의 보름날보다 큰 보름날이라는 뜻이 있다. 이날 선조들의 무덤을 찾아 보살피며 저녁에는 달맞이놀이를 하는 풍습이 있다. =가위. 추석. 팔월가위. 팔월추석”(597쪽)이라고 기술했습니다. 

‘남과 북’이 함께 공유하는 추석이 북녘 땅에도 물론 매년 찾아옵니다. 과거 <조선중앙통신>은 “각지에 있는 렬사묘들에 추석을 맞이하여 화환 진정(進呈)”이라는 기사, 그리고 “이날 대성산혁명렬사릉에 모신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의 동상에 꽃다발들과 꽃송이들이 진정되였다.”는 내용 등이 들어있는 “대성산혁명렬사릉과 애국렬사릉에 추석을 맞이하여 화환 진정”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송출했습니다. 또한 “김보현선생님과 리보익녀사의 묘, 김형직선생님과 강반석녀사의 묘에 추석을 맞이하여 화환 진정”이라는 기사도 내보냈는데, 그 내용은 “위대한 령도자께서 보내신 화환이 김보현선생님과 리보익녀사의 묘, 김형직선생님과 강반석녀사의 묘앞에 놓여있었다.”입니다. 그들은 모두 김일성 직계(直系) 혈통입니다. 

이처럼 북한의 추석은 백성들의 명절이라기보다 김일성·김정일 가문(家門) 우상화의 날이라고 해도 과언(過言)은 아닐 것입니다. 그러면서도 가소롭게도 ‘한가위’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기도 합니다. <조선중앙통신>은 “조선의 가을철 민속명절-한가위”라는 제목의 기사(아래)를 실었습니다. 
북한 추석 : 평양시민들의 애국지사묘역 성묘
“한가위(추석)날은 조선인민이 조상전래로 쇠여온 가을철의 민속명절로서 민족의 고유한 풍습을 가장 많이 반영하고있다. 조선인민은 오래전부터 음력 8월 보름날을 ‘가위날’, ‘한가위’라고 하면서 명절로 쇠여왔다. ‘가위’는 좋은 때(가을의 중간)라는 뜻이고 ‘한’은 ‘큰’, ‘모든’, ‘많은’ 이라는 뜻을 가진 고유한 조선말이다. 그러므로 한가위를 ‘가을중의 가장 아름다운(좋은) 때’ 라는 뜻에서 ‘중추가절’ 이라고도 하였다. 한가위와 관련한 민속풍습에서 중요한 것은 조상의 묘를 돌아보고 추모하는 것이다.

한가위날에 햇곡식으로 성의껏 음식을 만들어가지고 묘를 찾아가 봉분우에 자란 잡초를 베고 장마비에 씻겨내린 곳을 손질하였으며 주위를 깨끗하게 거두고 례의를 표하였다. 이것을 ‘성묘’, ‘산소보기’, ‘묘보기’ 라고 하였는데 이러한 풍습은 예로부터 조선민족의 아름답고 고상한 례의범절에서 나온 것이다. 이날에 만들어먹은 명절음식에서 대표적인것은 송편이며 설기떡, 노치, 밤단자 등도 있었다. 여러가지 민속놀이들도 하였다. 녀자들은 경치좋은 곳을 골라 나무에 그네를 매여놓고 뛰였고 남자들은 강가의 모래밭이나 잔디밭에 씨름판을 벌려놓고 힘을 겨루었다. 이밖에도 바줄당기기, 널뛰기, 활쏘기와 같은 민족경기들과 길쌈놀이, 소놀이, 거북놀이, 가마놀이와 같은 민간오락들도 많이 하였다...” 
북한 추석 ; 평양시민들의 성묘 모습

위 “조선의 가을철 민속명절-한가위”를 읽어보면, 남과 북이 별 차이가 없습니다. 아닙니다! 북한의 <조선의 민속전통(1)>(105쪽)은 ‘추석’에는 “햇곡식으로 지은 여러 가지 음식을 가지고 조상에게 제사를 지내고, 가족, 친지, 이웃이 모여앉아 음식을 나누면서 즐기었다.”고 했습니다. 과거에는 그랬다는 것입니다. 지금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생일이 “민족 최대의 명절”이고, “조상에게 차례”도 대부분의 가정에선 ‘고릿적’(썩 오래된 옛날의 때) 얘기입니다. 

북한 주민들이 우리의 ‘열흘간의 추석 연휴’ 소식을 접하면 어떤 심정일까요? 아무도 믿지 않을 것입니다. 그보다 추석에 배불리 먹을 사람은 과연 얼마나 될까요? 과거 우리의 “추석은 사람들뿐만 아니라 강아지나 돼지나 소나 말이나 새들에게, 시궁창을 드나드는 쥐새끼들에게도 포식의 날이었나 보다.”(박경리/토지)라고 했는데...지금의 북한은? 
북한 추석 : 추석날 아침상
북한에서 추석 때, 씨름판도 벌어지고, 바줄당기기, 널뛰기, 활쏘기와 같은 민족경기들과 길쌈놀이, 소놀이, 거북놀이, 가마놀이와 같은 민간오락들도 합니다. 그런데 거개(擧皆)가 ‘선전선동용’이라고 합니다. 남북(南北)이 함께 할 수 있는 것은 ‘달구경’ 뿐? 올해도 여전히 추석 남북 공동 행사도 없고, 이산가족 상봉 행사도 없고...김정은이 ‘핵(核)’에 푹 빠져 ‘핵핵’하지 말고, 추석이 북한 주민들에게 ‘포식의 날’이 되게끔 해주면 좋으련만! 올 추석에 평양에서만이라도 신나는 ‘민족경기’와 즐거운 ‘민족오락’가 펼쳐지기를 빌어봅니다.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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