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전 세계 27번째로 기아 심각…25년 전 비해 개선 안 돼"

기사입력 2017.10.13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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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6월 북한 평양의 고속도로변 농장에서 농부들이 밭에 씨를 심고 있다.[사진=VOA]
[선데이뉴스신문=전주명 기자]북한의 기아 실태가 전 세계에서 27번째로 심각하다고 미국의 민간단체가 밝혔다. 20여 년전과 비교해 거의 개선되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미국 워싱턴에 본부를 둔 세계 식량정책 연구소 IFPRI는 북한의 기아문제를 ‘심각한(serious)’ 상황으로 평가했다고 VOA(미국의소리방송)가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 연구소는 12일 아일랜드 비정부기구인 ‘컨선 월드와이드’, 독일의 민간 구호단체 ‘세계기아원조’와 공동으로 발표한 ‘2017 세계 기아지수’ 보고서에서 북한이 50점 만점에 28.2를 기록해 식량난이 ‘심각한’ 나라로 분류됐다고 밝혔습니다. 전 세계 119개 나라 가운데 27번째로 기아 문제가 심각하다는 뜻이다.

0점은 기아 문제가 전혀 없는 상황이고, 50점은 모든 국민이 굶주리는 ‘극도로 위험한 수준 (extremely alarming)’을 뜻해 점수가 높을수록 식량난이 심각한 것을 의미한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1992년 30.9를 기록했던 북한 기아지수는 2000년 40.4로 크게 증가해 '위험한 수준 (alarming)' 으로 분류됐습니다. 당시 이른바 ‘고난의 행군’ 시절을 겪던 북한에서는 수 십만 명이 굶어 죽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기아지수는 이후 2008년 30.7로 크게 떨어진 데 이어 올해 28.2로 추가 하락했다.

세계 식량정책 연구소의 질 번스타인 연구원은 12일 ‘VOA’와의 전화통화에서 올해 북한의 기아 문제가 고난의 행군 시기였던 2000년 초기와 비교해서는 다소 개선됐지만,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해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기아지수가 1992년부터 올해까지 31.9 에서 28.2 사이에 머문다는 건 정체된 것이나 마찬가지라며, 기아문제가 거의 개선되지 않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번스타인 연구원은 특히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해 기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나라는 북한을 포함해 극소수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기아 문제가 ‘심각한’ 수준으로 분류된 48개 나라 가운데 1990년대 초반과 비교해 기아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나라는 이라크와 스와질랜드, 짐바브웨, 중앙아프리카공화국, 북한뿐 이라는 설명이다.

1990년대 초반 이후 영양 부족을 겪는 인구 비율이 계속 증가한 나라도 북한이 거의 유일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1년부터 93년 사이 북한 전체 인구의 26.8%가 영양 부족을 겪었다.

또 영양 부족을 겪은 북한 주민 비율은 이후 1999년부터 2001년 사이 37.5%로 증가한 데 이어 2007년부터 2016년 사이 40.8%로 증가했다.

이처럼 영양 부족을 겪는 주민 비율이 계속 증가하고 있는데도 북한의 기아 지수가 감소한 이유는 5살 미만 어린이의 영양 상태가 조금씩 개선됐기 때문이라고 번스타인 연구원은 말했다.

불충분한 식량 공급으로 인해 유엔이 권장하는 하루 1천870칼로리를 섭취하지 못하는 인구수는 증가하고 있지만 5살 미만 어린이의 영양 상태는 개선되고 있어 전체적으로 기아지수는 감소했다는 설명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1998년부터 지난해까지 5살 미만 어린이의 체력저하, 발육부진, 사망률 모두 크게 줄었다.

한편 ‘2017 세계 기아지수’ 보고서에 따르면 중앙아프리카공화국과 차드, 시에라리온 등 아프리카 나라들이 가장 심각한 기아에 시달리고 있다.

세계 식량정책 연구소는 매년 10월 16일 ‘세계 식량의 날’을 맞아 ‘컨선 월드와이드’, ‘세계기아원조’와 함께 공동으로 ‘세계기아지수’ 보고서를 발표하고 있다.

[전주명 기자 63jm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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