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의 선군팔경(先軍八景)-①‘백두산의 해돋이’

기사입력 2017.10.31 07: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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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의 월간 <조선> 2004년 10월호는 “위대한 선군의 기치 따라 광명한 미래에로 전진해가는 조선에서 ‘선군8경’이 펼쳐졌다. 그것은 백두산의 해돋이, 다박솔 초소의 설경, 철령의 진달래, 장자강의 불야성, 울림폭포의 메아리, 한드레 벌의 지평선, 대홍단의 감자꽃 바다, 범안리의 선경이다.”(12쪽)라고 처음으로 밝혔습니다. 죽은 김정일의 머릿속에서 나온 선전선동용 팔경입니다. 

 

그리고 2005년 1월에 발간된<조선>은 “새롭게 형상된 선군8경”이라는 제목의 글에서 ‘콤퓨터필림화 선군8경’을 창작했다고 하면서, 이 미술작품들은 “고난의 행군을 강성대국건설에로 이어놓으신 김정일 령도자의 선군혁명실록을 길이 전하는 국보적인 명화들로서 만난을 헤치고 조국번영의 일대 전성기를 열어나가는 군대와 인민을 힘있게 고무추동하고있다.”(22쪽)라고 했습니다. 이 문장에서 ‘선군팔경’의 근저(根底)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인민군창작사의 “김일성상 계관인, 로력영웅, 인민예술가 박창섭, 인민예술가 리춘성, 인민예술가 리상문, 공훈예술가 최일봉, 최평훈, 류동수, 박명국, 리명수, 최진혁을 비롯한 창작가들”이 그려 제작된 ‘선군팔경’ 2장 중 첫 번째 그림을 “백두산정의 붉은 노을과 보석처럼 보이는 부석들, 다박솔초소의 특이한 설경과 까치들, 금방 피여난 철령의 철쭉꽃, 장자강반을 밝히는 불빛들”, 두 번째 그림을 “울림폭포에 비낀 칠색 령롱한 쌍무지개, 천지개벽한 한드레벌의 전경과 대홍단벌의 감자꽃바다, 범안리의 풍요한 대지 우에 날아예는 학들과 양어장의 물결”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선군팔경 백두산의 해돋이

이 팔경 중에서 그나마 아름다운 경치는 ‘백두산의 해돋이’, 노을과 부석(浮石=화산의 용암이 갑자기 식어서 굳어진 돌)들 뿐입니다. 2004년 10월호 <조선>은 <선군8경 백두산의 해돋이>라는 기사의 서두(序頭)에서 “백두산(2,750m)은 우리 나라의 북부 량강도 삼지연군에 자리잡고 있는 조선에서 제일 높은 산이다. 이곳에서 두둥실 떠오르는 아침해는 그지없이 황홀하고 매혹적이다. 태양의 끝머리가 보여서부터 그 밑부분이 지평선우에 솟을때까지는 약 7분이다.”(12쪽)라고 했습니다. 

 

제법 잘 이 절경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끝은 “백두산은 김일성주석을 모시고 항일의 녀성영웅 김정숙동지를 비롯한 조선의 우수한 아들딸들이 나라의 광복을 위하여 피어린 항일대전을 벌린 곳이며 김정일 령도자께서 탄생하시여 총포소리를 자장가소리처럼 들으시며 자라나신 유서깊은 곳이다. 하기에 조선인민은 백두산을 가리켜 민족의 넋이 깃들어있고 조선혁명의 뿌리가 내린 조종의 산, 혁명의 성산이라고 부른다. 오늘 백두산의 해돋이가 그처럼 아름답고 장엄한 것은 이곳 자연이 펼치는 매혹과 함께 그가 담고 있는 심오한 의미로 하여 선군조선의 첫째가는 절경으로 되고있다.”(12~13쪽) 입니다. 

 

결국 불함산(佛咸山)이라는 별칭을 가진 백두산(白頭山)에서 가장 ‘매혹’(?)적인 곳은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백두산 밀영'이고, 그 때문에 백두산이 “선군조선의 첫째 가는 절경”으로 선정되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조선대백과사전(12)>을 보면 "백두산밀영 :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 항일혁명투쟁시기 조선혁명의 중심적 령도 거점으로 꾸리시고 조선인민혁명군 주력부대의 활동중심지로 리용하신 비밀근거지이며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께서 탄생하신 혁명의 성지. 량강도 삼지연군 백두산기슭 소백수골 안의 대수림 속에 자리잡고 있다. 백두산 밀영에는 이 일대의 봉우리들가운데서 주봉을 이루는 높이 1,798메터의 정일봉이 거연히 솟아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다음과 같이 교시하시였다...소백수골에 우리들의 보금자리가 꾸려지게 된 때로부터 백두산밀영은 조선혁명의 본거지로, 중심적령도거점으로 되었다. 백두산 밀영은 조선혁명의 책원지인 동시에 심장부였으며 우리의 중핵적인 작전기지, 활동기지, 후방기지였다.“라고 되어 있습니다. ‘새빨간 거짓말’ 입니다. 
컴퓨터필림화 선군팔경

그런데 지금은 ‘백두산 밀영=김정일 출생지’ 입니다. '백두산 밀영'은 김정일이 태어났다고 해서 '혁명의 성지'라고 하는 것입니다. ‘정말 터무니없는 거짓말’ 입니다. 그 때문에 북한 사람들의 백두산 관광은 대부분 거짓된 '성지 순례' 입니다. 지금도 백두산은 죽은 김정일을 우상화한 “백두광명성전설”로 덮혀 있습니다. 그리고 수많은 ‘김정일 우상화 문학예술 작품’이 백두산을 더럽히고 있습니다. 다음은 북한 시인 리영백의 “백두밀영 고향집에 흰 눈이 내리네” 입니다. -“백두밀영 고향집에 눈이 내리네 / 송이송이 속삭이며 정답게 내리네 / 향도성 솟아 오른 그날을 못잊어 / 흰 눈송이 내려 앉네 귀틀집 지붕 우에 // 백두밀영 고향집에 눈이 내리네...”- 

 

죽은 김정일이 ‘억지춘향’으로 만들어낸 ‘선군팔경’! 곰곰이 생각해보면 나름대로 긍정적 평가를 할 수도 있을지 모릅니다. 그의 아들 김정은은 아마 ‘억지팔경’을 좋아하지 않을 것입니다. 김정일이 태어났다는 량강도 삼지연군의 백두밀영 고향집 ,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에 위치한 핵실험장, 평안북도 대관면 금창리의 핵시설, 철봉각이라고 불리는 평양 국사봉 김정은 벙커, 함경남도 신포시 마양도의 핵추진 잠수함 개발 예정지인 해군기지, ‘백두 형통’ 때문에 ‘꿀 먹은 벙어리’가 된 김정은 본인의 출생지 등등(等等)을 제2의 ‘선군팔경’으로 부르고 싶을지도...필자의 망상(妄想)이 아니길!!! 
컴퓨터필림화 선군팔경

‘장백산(長白山)’이라고 하며 백두산 땅 빼앗기에 재미 들린 중국인들! ‘백두밀영’ 외에는 백두산 구경도 못하는 북한 주민들! 조부와 부친이 ‘조종(祖宗)의 산’이라고 한 백두산을 잘 모르는(?) 북한의 수장(首長)! 그가 핵실험이 백두산 화산 폭발을 부를 수 있다는 것을 생각하고, ‘선군팔경(先軍八景)-①백두산의 해돋이’를 자랑하면서 백두산을 자주 오른다면...비록 선전선동이었던 ‘해돋이’이지만 핵(核) 중독증 치료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필자의 망상(妄想)이 아니길!!!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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