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의 선경팔경(先軍八景)-④황해북도 “범안리의 선경(仙境)”

기사입력 2017.12.12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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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대한민국 서울특별시 종로구 비봉길에 [이북5도위원회]가 있습니다. 이 위원회는 ‘1945년 8월 15일 대한민국 행정구역상의 도(道)로서 아직 수복되지 아니한 황해도, 평안남도, 평안북도, 함경남도, 함경북도를 포함한 경기도와 강원도의 미수복 시. 군을 관할하는 대한민국 행정안전부 산하의 정부기관’입니다. 

위와 동일한 지역을 북한은 ‘평안남도. 평안북도. 자강도. 함경남도. 함경북도. 량강도. 황해남도, 황해북도, 강원도’라고 칭합니다. 대한민국 지도에 없는 도(道)는 자강도. 량강도. 황해남도, 황해북도입니다. 같은 황해도인데...북한은 1954년 시월에 남북으로 쪼개 놓았습니다. 

옛날 임꺽정의 근거지인 구월산, 룡연반도의 몽금포 등이 있는 황해남도는 산지(山地)가 적고, 평야와 구릉지대가 많아 농업이 발달했습니다. 필자가 공식 방문했던 신천군(信川郡)은 ‘신천팔경(信川八景)’이 있어 아름다운 농촌처럼 보였습니다. 논밭이 비옥해 보였고, 농기구수리소도 수준 이하는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명수저수지 등 농업생산에 중요한 세 걔의 저수지가 있기 때문이었습니다.

황해북도의 북동부는 상대적으로 높은 산악지대이지만 도(道) 면적의 91%가 500m 이하의 저지역입니다. 상대적으로 남도 보다는 농업 환경이 나쁘지만, 서흥군(瑞興郡)의 경우는 산림면적이 73%인데, 서흥호(瑞興湖)가 있어 농공업 등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습니다. 김정일은 이 곳은 ‘선군팔경(先軍八景“ 중 하나로 선정했습니다. 
선군팔경(범안리의 선경)

북한의 월간 <조선> 2005년 4월호는 “한 마리의 기러기가 날아가는 모양 같기도 하고 또 기러기를 많이 볼 수 있다고도 하여 범안리라고 불리우는 이곳은 황해북도 서흥군의 남서부에 자리 잡고 있다. 아담하고 산뜻한 기와집들과 문화후생시설들, 마을 뒤산의 무성한 과일나무숲, 꽃들이 만발한 마을길과 서흥강을 가로막으며 솟아오른 발전소. 보면 볼수록 아름다운 산촌의 풍치이다. 원래 범안리는 산기슭의 자그마한 마을로서 산간벽지로 불리워왔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세기 90년대 ‘고난의 행군’, 강행군시기 이곳 일군들은 미래에 대한 확고한 신심을 가지고 무질서하게 널려져있던 낡은 집들을 털어버리고 100여동의 문화주택과 30여동의 문화후생시설, 양어장과 발전소를 일떠세워 범안리의 면모를 일신시켰다. 2001년 7월 11일 이른 새벽 범안리를 찾아주신 김정일 령도자께서는 아름다운 마을풍경을 부감하시며 무릉도원이 따로 있는것이 아니라고, 바로 여기가 로동당시대의 무릉도원이고 사회주의선경이라고 말씀하시였다. 가장 준엄하고 시련에 찼던 시기에 범안리의 새 풍경이 마련된것으로 하여 이곳은 오늘 두리 조선에서 선군8경의 하나로 되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런데 6년 뒤, “범안리의 선경”을 소개한 <조선>(6월호)에는 ‘선군팔경’이라는 말이 빠져있습니다. 2005년의 기사와 거의 같은 내용인데, ‘선군팔경’이라는 말은 어디에도 없었습니다. 지금 김정은 시대에도 “先軍타령”은 여전한데 왜 그랬을까요? 별 것이 아닐 수도 있지만 그냥 지나칠 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선군팔경-범안리의 선경

다음은 “범안리의 새 전설”이라는 북한 시(詩)입니다. “호수같이 펼쳐졌소 바둑무늬양어장 백학마냥 나래폈소 새 기와집 처마들/ 장군님 가꿔주신 선군8경 범안리 찾아주신 그날부터 늘어나는 새 전설/ 그이께서 오신 새벽 하늘걷힌 이야기 칠색송어 주신 날에 샘통 터진 이야기/ 범안리 이름대로 기러기떼 내리고 서해의 갈매기도 양어바다 구경왔소/ 전설속의 무릉도원 그 뉘 본적 없어도 그이께서 펼쳐주신 예가 바로 무릉도원/ 장군님 선군길은 천지개벽 천만리 강성대국 꽃피우는 새 전설의 천만리요” 

고작 ‘100여동의 문화주택과 30여동의 문화후생시설, 양어장과 발전소’가 있는 ‘산간벽지’가 ‘선경’이 된 것은 2001년에 김정일이 범안리를 찾은 것 때문인 것 같습니다. 남한에서는“선경(仙境)”을 “1.신선이 산다는 곳. 2.경치가 좋고 그윽한 곳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이라고 합니다. 북한의 <조선말 대사전>은 “선경(仙境)”을 “전설에서, 신선이 산다고 하는 경치가 아름답고 그윽한 곳”이라고 했습니다. 황해북도의 ‘선경’은 어불성설(語不成說)! 
선군팔경-범안리의 선경

과거 선군정치를 표방한 김정일 시대부터 총정치국장은 실질적인 군 서열 1위이자 실질적으로 권력 서열 2위였습니다. 그러다가 이번에 총정치국장 황병서가 최용해에 의해 권력 서열 2위에서 밀려나고 말았습니다. 북한 수장(首長) 김정은이 ‘선군’에서 ‘선당(先黨)’으로 무게 중심을 이동시킬 결심을 한 것이라는 분석입니다. 아버지의 위대한(?) 업적도 평가 절하하려는 불효자 김정은? 북한의 앞날이 걱정입니다.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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