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아이는 나라가 키우자

기사입력 2018.01.03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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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경택 총재 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칭찬합시다운동본부[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문재인 정부가 임기 내 추진할 여성 일자리의 로드맵을 내놨다. 여성 노동자의 임신·출산·육아지원과 남녀 차별 없는 일자리 환경을 구축해 유리천장독박육아경력단절 등의 장벽을 낮추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눈에 띄는 대책으로는 임신한 여성 노동자의 퇴사를 최소화하기 위해 임신기간에도 1년간 육아휴직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또 임신기간 일부에 한해 실시돼온 노동시간 단축도 임신기간 전체로 확대하도록 했다.

배우자의 출산휴가도 현행 3일 유급에서 10일로 2020년까지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경단녀로 통칭되는, 출산이나 육아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을 재고용하는 중소기업의 인건비 세액공제율이 10%에서 30%로 늘어난다. 성차별을 막기 위해 여성 노동자와 관리자를 일정비율 이상 고용토록 하는 적극적 고용개선조치제도의 시행 사업장도 단계적으로 늘어난다. 남녀고용평등법 관련 조항이 2019년에 5인 미만 전 사업장으로 확대 적용되고 근로기준법상 여성보호조항도 모든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된다.

임금·승진·해고·퇴직과 관련해 여성이 차별대우를 받았을 경우 사업주가 손해액의 최대 3배를 물어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제도입이 주목된다. 이번 대책에는 새로 도입되는 내용들도 적지 않고, 박근혜 정부 정책에 비해 포괄적이고 진전된 내용들이다. 충실한 여성 일자리 대책은 심각한 저출산을 완화하는 데도 기여할 수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이날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에서 결혼·출산·육아가 여성의 삶과 일을 억압하지 않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한 것과 맞닿는다. 다만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이듯 취지가 좋은 정책이라도 실제 기업에서 실행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 된다.

실태점검이 미흡하고 적발되더라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면 정책의 실효성은 떨어진다. 최저임금의 경우 고용노동부가 2012~20162337건의 위반행위를 적발했지만 사법처리나 과태료 처분을 한 사례는 0.5%92건에 불과했다. 정책 홍보에도 힘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 정부는 2005년부터 저출산 고령화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시작했지만 12년이 지난 현재 출산 성적표는 세계 225개국 중 219위다.

한국 여성 1명이 평생 낳을 것으로 예상되는 아이 수인 합계 출산율은 지난해 1.17명으로 이미 세계 최저 수준이었지만 올해는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3차례에 걸친 저출산 기본계획으로 200조원에 이르는 예산을 쏟아붓고도 성과를 내지 못한 것은 정책이 백화점 식이었던 데다 실행 의지도 부족했기 때문이다.
 
결혼·출산·육아가 여성들의 삶과 일을 억압하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는 문 대통령의 발언은 양육비용을 대주는 방식에서 벗어나 삶이 균형을 이루도록 대책을 재설계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이런 인식의 전환이 새로운 것은 아니다. 지난 정부 대책에도 육아휴직 활성화와 보육서비스 확대, 육아휴직제도 사각지대 해소를 통한 일-가정 양립 정책이 포함돼 있었다.

그러나 직장 여성이 육아를 이유로 휴가를 낼 때 윗사람의 눈치를 봐야 하는 기업 문화에서는 정부 정책 따로, 현장 따로일 수밖에 없다. 현장의 고충을 모르는 공무원들이 책상머리에서 재탕 대책을 포장만 바꿔 내놓는다면 또다시 시간과 재정을 낭비하는 실수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

여성의 독박 육아를 막으려면 기업의 책임자들이 내 딸과 며느리를 보는 시각에서 이 문제를 바라보도록 문화를 바꿔가야 한다. 정부는 육아를 지원한다는 차원이 아니라 아이는 나라가 키운다는 발상의 전환을 토대로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 여성들이 맘 편히 일하려면 야근을 당연시하는 기업문화도 달라져야 한다. 남성들이 떳떳하게 육아휴직을 쓸 수 있어야 일과 가정의 양립이 가능해진다. 모처럼의 정책이 꿰어지지 않은 구슬 서 말이 되지 않아야 한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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