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魯 이용웅 칼럼] 북한 체육의 전모(全貌)와 평창올림픽 참가

기사입력 2018.01.20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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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의 체육 정책은 ‘주체사상에 입각한 체육’을 통하여 북한 ‘인민’들이 ‘혁명과 건설에 이바지할 수 있는 공산주의적 인간’으로 성장하는데 목표를 두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모든 체육활동은 ‘체육의 대중화·국방체육의 강화·학교체육의 육성’이라는 세부목표에 따라 이루어집니다. ‘주체체육’이라는 구호 아래 체육과 국방을 연계시키고, 체육활동을 통해 집단주의를 체험하도록 한다는 점에서는 체육이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인민’ 대중이 참여하도록 하는 체육의 대중화 정책은 주목할 만합니다. 

 

학교체육에서는 육상·기계체조·축구·배구·농구·탁구·수영·집단체조 등이 장려되며, 모든 학생들은 1가지 이상의 체육을 습득할 수 있도록 교육받습니다. 또한 북한은 '해양체육 월간'과 '겨울체육 월간'을 두어 학생들의 과외체육활동을 장려하고 있습니다. 주요 체육행사로는 김일성 생일인 태양절을 기념하여 4월 15일에 개최되는 '만경대상체육대회'와 2월 16일 김정일의 생일을 기념하는 '백두산상체육대회'를 비롯해 '보천보홰불상체육대회'(6.4), '여름철 전국체육대회'와 '체육종목별 선수권대회' 등이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21)>은 “체육은 사람들이 건장한 체력을 가지고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을 할수 있게 하는 중요한 사업입니다.”(<김정일선집>8권, 410쪽)를 인용하면서 “사회주의체육은 사람중심의 주체적인 철학적 원리에 기초하여 혁명과 건설, 근로인민대중을 위하여 참답게 복무하는 수단으로 되고 있다. 사회주의체육은 문화혁명의 한 고리로서 사람들을 건장한 체력의 소유자로 키우고 로동과 국방에 튼튼히 준비시킨다. 지난날 특권계급의 놀음거리에 지나지 않았던 체육이 오늘은 전체 인민이 참가하는 전 인민적인 체육으로, 혁명실천에 복무하는 주체가 선 우리 식 체육으로 되었다.”(418쪽)고 했습니다. 

고(故) 김정일은 1989년 6월 2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책임일군들과 한 담화’ <체육을 발전시킬데 대하여>에서 “당에서는 우리 나라를 <체육의 왕국>으로 만들어 우리 선수들이 세계체육무대에서 패권을 쥐게 할 결심을 하고 체육을 발전시키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취하였습니다...체육에서는 축구가 기본입니다. 축구는 우리 나라 사람들의 체질에도 맞습니다.”(<김정일선집(9)>)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체육 정책은 김정일의 작품입니다. 
마식령스키장과 김정은

김정일은 1964년 3월 김일성종합대학을 졸업하고, 곧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에 배속되었는데...북한체육은 1964년 ‘4대 군사노선의 채택’으로 중요성과 필요성이 강조됨으로써 활성화되기 시작했으며, 1965년부터는 ‘군중체육사업을 체계화’하는 한편 ‘국방체육 강화시책’의 일환으로 ‘무선통신’ 등의 종목을 정식으로 채택했는데, ‘군사3종경기. 무기분해 결합경기. 외나무다리 건너기. ‘김일성수령께 드리는 충성의 편지 전달 이어달리기’ 등등(等等)... 

 

이쯤에서 북한 스포츠 용어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축구-련락(패스), 넘겨차기(센터링)/ *야구-살짝치기(번트), 진격수(주자)/ *롱구-튄공(리바운드), 공몰기(드리블)/ *권투-옆으로치기(훅), 셈세기(카운트)/ *태권도-맞서기(겨루기), 틀(폼세)/ *배구-처넣기(서브), 순간타격(스파이크)/ *체조-예술체조(리듬체조), 조마(뜀틀)/ *사격-날치기사격(클레이사격)/ *골프-착지 혹은 도착지(그린)/ *격검-온몸 찌르기경기(에페)...그리고 종목 이름은 유술(유도), 경기걷기(경보), 빙상호케이(아이스하키). 지상호케이(필드하키), 물에 뛰어들기(다이빙), 마라손(마라톤), 활쏘기(양궁), 물스키(수상스키) 등 입니다. 

 

일례(一例)로 ‘농구’는 “롱구 경기: 공격기술에는 걷기, 달리기, 조약, 정지, 돌기 등 공을 가지지 않고 수행하는 이동기술과 공을 가지고 수행하는 기술이 있다. 공을 가지고 수행하는 기술에는 련락, 잡기, 넣기, 몰기, 몸빼기, 급출발, 급정지, 방향 바꾸어 달리기, 돌기 등이 있다.”(<조선대백과사전(7)>, 614쪽)라고 했습니다. 

과거 “미제가 강점하고 있는 남조선과 많은 자본주의 나라 착취계급들은 녀자들의 체질에 맞지도 않는 녀자권투, 녀자레슬링 따위의 추잡한 경기를 곳곳에 벌려놓고 돈벌이를 하고 있다.”고 했던 북한에서 프로 경기 종목도 다양해져서 프로권투를 비롯하여 ‘프로녀자권투, 프로롱구’ 등 종목도 늘고 있습니다. 축구광(蹴球狂) 김정일과 농구광(籠球狂) 김정은! 

 

농구를 좋아해 미국 프로농구 선수를 초청해 희희낙락(喜喜樂樂)했던 북한의 수장(首長) 김정은이 이번에는 평창 올림픽에 눈을 돌렸습니다. 다분히 정치적 목적이 있지만, ‘평화’로 잘 포장해서 남북(南北) 스포츠 교류의 물꼬를 텄습니다. 북한은 230여 명 규모의 응원단을 보내 우리 측과 공동 응원을 하기로 했고, 태권도 시범단 30여 명도 파견해 시범 공연을 하기로 했습니다. 
북한체육(태권도전당)

그런데 북한의 ‘태권도’는 올림픽 종목 ‘태권도’와는 다릅니다. 1966년에 창립된 “국제태권도련맹은 1985년에 카나다의 토론토에 있던 사무국을 오지리 윈으로 옮기고 현재까지 사업”하고 있고, 평양시 만경대구역 청춘거리에 위치한 ‘태권도전당”은 1992년에 건설되었습니다. 그런데 2018년 1월 13일 자(字) 2018년 <로동신문>은 “현지보도. 세계적인 강자가 될 의지. 평양시 태권도 훈련장에서”라는 기사를 내면서, ’평창‘ 얘기는 없었습니다. 

 

지금 평창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가 남북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한 데 이어, 다른 종목으로 남북팀 이야기가 번지는 모양새입니다. 이미 알파인스키는 북한 마식령스키장에서 남북 스키 선수들의 공동 훈련을 진행하기로 했고, 그 외 북한 선수들이 참가하는 크로스컨트리 스키나 피겨스케이팅 등에서도 언제든 합동 훈련 이야기가 나올 수 있는 상황입니다. 

 

‘피겨’? 북한에서는 ‘휘거’라고 합니다. 그리고 속도빙상(스피드 스케이트), 짧은 주로 빙상(쇼트 트랙), 빙상호케이(아이스하키)라고 합니다. 그리고 ‘스키(ski)’는 용어가 같지만, 종목은 “스키마라손, 스키사격경기, 스키북방형복합경기”(<조선말대사전(2),900쪽)입니다. 
북한 로동신문(2018.1.15.)

2018년 1월 14일 자(字) 2018년 <로동신문>은 “대중체육 열풍을 더욱 세차게 일으키자”라는 기사에서 “오늘은 새해의 첫 체육의 날”이라고 했습니다. ’평창‘ 얘기는 여전히 없었습니다. 그런데 15일 자(字) “사설. 당세포들을 혁명적인 총공세의 진격로를 열어나가는 전위대오가 되자”가 주목됩니다. 그 내용은 보면, 김정은은 평창올림픽을 ’선전선동(宣傳煽動)‘의 도구로 생각하는 것이 분명합니다. 올림픽 동참(同參)은 크게 환영해야 마땅하지만...<손자병법>(모공편)에 “지피지기 백전불태(知彼知己 百戰不殆)”라고 했습니다.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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