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최근, 5월 미·북 정상회담 장소로 판문점이 가장 유력하게 거론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그리고 남북 정상회담(4월 말)에 이어 미·북 정상회담과 남·북·미 3국 정상회담 등이 판문점에서 연쇄적으로 열릴 수도 있다는 전망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The New York Times)>는 최근 미 국무부 고위 관계자를 인용해 "백악관이 회담 장소와 로지스틱(수송 지원)에 관한 숙고에 들어간 가운데 판문점 내 '평화의 집'이 가장 유력한 미·북 정상회담 장소"라고 했습니다. ‘평화의 집’은 4월 말 남북 정상회담 개최지로 예정된 곳입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도 "판문점은 유력한 대안 중 하나"라고 했습니다.
‘판문점’은 이미 필자가 칼럼 “경기도 파주시와 개성직할시 판문군의 판문점(板門店)”에서 설명했는데...북쪽의 판문점(板門店)은 개성 판문군(板門郡)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판문군은 옛 개풍군의 동남지역에 해당하는 상도면 · 중면 · 봉동면 · 임한면 · 흥교면을 주축으로 신설된 행정구역으로, 현재 1개 읍(판문읍), 1개 로동자구(화곡), 17개 리(里)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 중에 ‘판문리’가 있습니다. 북한의 행정구역상 판문점은 개성(開城) 땅입니다.
지금은 북한에 속해 있는 개성은 고려의 도읍지였던 역사적인 도시입니다. 시가지가 38도선 아래에 자리 잡아 6 · 25 전쟁 전에는 남한에 속하였으나, 1953년에 체결된 휴전 협정에 따라 북한에 들어갔습니다. 면적은 약 179.263㎢로 평양과 남포에 이은 북한의 3대 도시입니다. 개성은 서울에서 가장 가까운 북한의 도시로 판문점에서 12km 밖에 떨어져 있지 않습니다.
2008년 10월 31일 새벽, 필자는 버스를 타고 개성으로 향했습니다. 2007년 12월 5일 시작된 개성관광은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를 출발하여 군사분계선을 지나 북측에 도착한 후, 고려 오백년 도읍인 개성의 문화유적을 둘러보는 것으로, 현대아산이 북측과 함께 진행했었습니다. 서울에서 개성은 직선거리로 60km로 고속도로가 놓인다면 30분 거리인데...통행수속을 밟을 때 신분증과 개성관광증(사진)확인이 꼭 필요했습니다. 관광증은 “북측을 오갈 때 필요한 일종의 여권”입니다.
개성관광은 2000년 현대아산과 북측이 맺은 공업지구건설에 대한 합의서와, 2007년 백두산, 개성관광에 대한 합의서를 바탕으로, 현대아산이 남측 통일부에 관광사업 승인을 받은 후 사업이 진행되었습니다. 개성관광은 [송도삼절(松都三絶/송도의 유명한 것.서경덕(徐敬德),황진이(黃眞伊),박연폭포(朴淵瀑布)] 중 하나인 ‘박연폭포’, 충신 정몽주의 혼이 깃든 ‘선죽교’와 ‘숭양서원’, 고려청자 등 고려시대의 유물을 전시하고 있는 고려박물관, 왕건왕릉, 공민왕릉 등...민속식당의 점심메뉴인 ‘13첩 반상기’와 개성공업지구 방문! 관광 시작 1년 만에 11만 명이 방문한 개성관광은 금강산 관광과 함께 11월 중단되었습니다. 남북이 합의해 북한 지역인 황해북도 개성시 봉동리에 조성된 개성공업지구마저 2016년 2월 남북관계 경색에 따라 폐쇄 조치됐습니다. 그 후 개성의 관광 명소와 공단(工團)은 출입 금지 지역이 되고 말았습니다.
개성은 판문점에서 불과 12km 거리에 있습니다. 최근 판문점은 뉴스의 초점이 되고 있고, 의당(宜當) 각광을 받아야 마땅한 개성은 지금 한낱 리(里) 단위에 위치한 판문점에 묻혀 있는 듯 합니다. 이참에 문재인 정부가 개성관광에 관심을 가져주길 기대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