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20세기의 평양(平壤), 그리고 21세기의 평양(平壤)

기사입력 2018.04.03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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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조선대백과사전(18)>을 보면, 한국전쟁 때 “미제의 야수적 폭격만행으로 살림집이 혹심하게 파괴되였다. 따라서 전시 살림집건설문제는 인민생활안정을 위하여 절박하게 제기되였다. 평양시에는 주체40(1951)년만도 8만동의 살림집중 6만 4천동이 파괴되였다.”고 하고, 김일성은 “주체40년 1월 21일 도시설계일군들을 부르시여 우리는 미제가 하나를 마스면 열, 백, 천을 일떠 세워야 하며 파괴된 도시를 그전보다 더 아름답고 웅장하게 현대적으로 건설하여 전후복구건설에서도 조선사람의 본때를 보여 주어야 한다고 하시면서 평양시복구재건의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들을 환히 밝혀”주었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조선대백과사전(23)>을 보면, “평양시 건설자들은 주체 47(1958)년 한 해 동안에 7,000세대분의 자재와 자금을 가지고 2만 839세대의 살림집을 건설하는 기적적인 성과를 이룩하였다. 이리하여 세상에 널리 알려진 ⪡평양속도⨠가 창조되였으며 이때로부터 ⪡평양속도⨠는 ⪡천리마속도⨠와 함께 우리 나라 사회주의건설의 눈부신 발전 속도를 표현하는 대명사로 불리우게 되였다.”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지금 같으면 불가능한 ‘집짓기’이며, ‘건설자’들의 피눈물이 뚜렷이 보이는 듯합니다.

 

한국전쟁 때, 쑥대밭이 되었던 평양(平壤)! 그때 김일성이 “전시조건에서도 인민들의 사상문화적 수요를 충족시켜 주기 위하여 지하극장 건설을 발기하시고 령도”하여, 이 지하극장은 “간고한 전시조건에서도 문화예술 활동을 힘 있게 벌린 우리 인민의 높은 사상문화적 수준과 불패의 기상을 보여 주는 주체건축의 특출한 기념비”(<조선대백과사전(18)>)가 됐다고 합니다. 북한 공연장, 무대의 효시(嚆矢)?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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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5월1일경기장,옥류관 등

 

평양의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가 펴낸 <명소에 깃든 전설 (평양)>이라는 책자를 보면 “평양은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를 가진 도시이며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도시입니다.”(김일성), “평양은 우리 인민의 유구한 력사와 찬란한 문화, 슬기와 재능을 자랑하는 력사의 도시입니다.”(김정일)라는 글이 들어 있습니다. 다음은 이 단행본에 수록된 “유서 깊은 평양”의 일부입니다.

 

“우리는 1950년부터 1953년의 조국해방전쟁에 대하여 꼭 말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 전쟁기간에 미제침략자들은 평양에 1,400 여 회에 달하는 폭격을 하였으며 무려 40여만 개의 폭탄을 떨구었습니다. 이것은 그때 평양시 인구 한사람 당 1개 이상씩 차례지는 막대한 량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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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동평양대극장

 평양시내에는 어디에 가나 재더미였고 성한 건물은 단 한 채도 없었습니다.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가렬처절하던 전화의 나날 승리한 조국의 래일을 내다보시고 평양시복구건설설계도를 무르익히시였고 전후시기에는 몸소 평양시복구위원회 위원장이 되시여 평양시복구건설사업을 진두에서 이끌어주시였습니다…그래서 우리 인민은 청춘의 혈기와 아름다움에 가득찬 륭성번영하는 평양을 사랑하며 노래합니다.”

 

“평양은 또한 경치가 매우 아름다운 명승의 도시입니다. 서북쪽으로는 높지 않은 산발들이 병풍처럼 늘어서고 동쪽일대로는 낮은 언덕들이 여기저기에 기복을 이루고 있습니다. 대동강의 맑은 물이 흐르는 기슭마다에는 갖가지 자연풍경이 그림처럼 펼쳐져있습니다. 또한 평양은 사계절이 뚜렷하여 철따라 모습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평양의 아름다움은 어디서나 찾아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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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순안국제공항(필자)

 최근 북한의 ‘평양(平壤)’은 ‘판문점(板門店)’과 함께 지구촌 뉴스의 중심에 있습니다. 4.1(일) 남측 예술단이 동평양대극장에서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했습니다. ‘봄이 온다’를 부제(副題)로 진행된 이번 공연에는 조용필, 이선희, 백지영, 알리 등, 그리고 걸그룹 레드벨벳까지 11팀(명)의 가수들이 출연하여 총 26곡의 노래를 불렀는데, 이 공연에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과 부인 리설주, 여동생인 김여정 등이 참석했습니다.

 

그런데 이 공연에서 평양의 주인(?)인 수장(首長)의 행보(行步)가 화제였습니다. 조부(祖父)는 지하극장을 만들었고, 부친(父親)이 동평양대극장 등을 건설하여 오늘에 이르렀는데, 그 무대에서 그가 확실하게 얼굴을 드러내면서, 20세기의 평양의 모습을 변화시켰습니다. 21세기에도 김정일 시대의 평양은 ‘적색 도시’이었고, 보이지 않는 장벽이 쳐 있었습니다. 앞으로 평양의 변화를 기대해 봅니다. 

 

필자가 평양순안국제공항에 첫 발을 내딛었을 때도, “대집단체조와 예술공연 <아리랑>”이 진행된 5월1일경기장에서도, 김일성 생가(生家)에서도, 옥류관에서도 공산주의 냄새가 가득했습니다. 특히 ‘공연’은 ‘선전선동’이었습니다. 이번 4월 1일의 동평양대극장 공연, 4월 3일의 류경정주영체육관 공연에서 남과 북의 예술가들이 서로 양보하고, 화기애애(和氣靄靄)한 모습을 보여주어 참 보기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진실된 문화 교류가 이어지길 소망합니다.

 

[부언(附言)] 북한의 ‘주체의 문학예술’! 북한의 ‘조선로동당 제5차대회’에서 개정된 <조선로동당규약>에 “조선로동당은 맑스․레닌주의와 우리나라 현실에 그를 창조적으로 적용한 김일성동지의 위대한 주체사상을 자기활동의 지도적 지침으로 삼는다.”라는 말이 들어가면서 ‘조선로동당’의 공식적 이데올로기가 된 주체사상, 이 ‘유일사상’을 근저로 한 것이 ‘주체의 문학예술’ 입니다.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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