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접시꽃 당신”, “금골처녀”, ‘4.15문학창작단’과 <통일문학>

기사입력 2018.04.08 1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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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2018 남북평화 협력 기원 평양공연 '봄이 온다'에 참가했던 예술인들과 문화체육관광부 관계자 등에 따르면, 북한을 방문한 우리 예술단을 위해 북측이 4월 3일 통일전선부 초대소인 미산각에서 연 환송 만찬에서 북측 인사로 참석한 안동춘 조선문학예술총동맹 위원장과 도종환 장관이 만나 환담을 나눴다고 합니다. 이 자리에서 안동춘이 도 장관에게 과거 남북한 문인들이 함께 만들다 중단된 문학잡지 <통일문학>을 다시 같이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2000년 6·15 공동선언 이후, 남북한 문인들은 남북 화해 분위기가 고조되자 2005년 7월 평양·백두산·묘향산 등지에서 '6·15 공동선언 실천을 위한 민족작가대회'를 열었고, 2005년 10월에는 해방 후 최초의 남북한 문인(文人) 모임인 '6·15민족문학인협회'를 결성했습니다. 그리고 2008년 2월에는 협회의 기관지이자 남북한 문인들이 함께 만든 첫 문학잡지 <통일문학>을 창간했습니다. 이 잡지는 3호(2009년)를 끝으로 폐간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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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의 총서 불멸의 력사

 

안동춘은 '조선문학축전상'의 2002년도 소설 부문 수상자이며, '4·15문학창작단'의 주역으로 부단장을 역임했고, 지금은 ‘최고인민회의 부의장’라는 직책을 가지고 있습니다. 도 장관은 4월 1일 평양에서 기자들과 만나 "남북 정상회담이 잘돼 한반도에 평화 공존 체제가 구축되기를 간절히 바란다. 또 문화, 체육, 예술, 종교, 사회단체 교류를 활성화해 민족 동질성이 회복되기를 바란다"며 했습니다. 참 훌륭한 말씀입니다!!!

 

도종환 시인의 “접시꽃 당신”은 아름다운 시(詩)입니다. “옥수수 잎에 빗방울이 나립니다/

오늘도 또 하루를 살았습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때까지/ 우리에게 남아 있는 날들은/ 참으로 짧습니다...옥수수 잎을 때리는 빗소리가 굵어집니다/ 이제 또 한 번의 저무는 밤을 어둠 속에서 지우지만/ 이 어둠이 다하고 새로운 새벽이 오는 순간까지 나는 당신의 손을 잡고 당신 곁에 영원히 있습니다.” - '벌레 한 마리 함부로 죽일 줄 모르고 악한 얼굴 한번 짓지 않으며 살려했던 아내'를 왜 데려가려 하느냐며 절규를 하면서 읊조린 시(詩)입니다. 과거 많은 사람들의 애송시였습니다. 그는 과거 순수 시인일 때 아름다웠습니다.

 

북한에도 서정시(抒情詩)가 있습니다. “다시 오시라/ 처녀는 수집게 웃으며 바래워도/ 나는 인사말조차 잊고 말았네/ 이제는 들에 피는 꽃보다/ 은빛 쇠돌이 더 고와 보인다는/ 향기로운 들바람보다/ 발파연기가 더 그립더라는 처녀/ 그 누가 무어라 해도/ 쇠돌을 사랑하는 총각만을/ 마음에 두리라는/ 속 깊고 정 많은 금골처녀...(금골처녀)”라고 읊조린 시인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서정시는 ‘가물에 콩 나듯’ 합니다, ‘보물찾기’ 보다 힘듭니다. 북한문학의 실체는 4·15문학창작단의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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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의 수령영생문학

 

<조선대백과사전(13)>을 보면, ‘수령영생문학’을 주도한 ‘4.15문학창작단’은 김일성의 “영광 찬란한 혁명력사와 혁명적 가정, 당의 위대성을 소설로 형상하며 위대한 수령님께서 몸소 창작하신 불후의 고전적명작들을 소설로 옮기는 력사적 위업을 수행하는 창작집단. 주체56(1967)년 6월 20일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독창적인 구상과 발기에 의하여 조직되였다. 4.15문학창작단의 창립은 종래의 수령형상창조에서 나타났던 자연발생성과 산만성, 소극성을 극복하고 이 사업을 목적의식적으로 통이 크게 벌려 나갈 수 있게 하였으며 혁명문학건설의 중심을 수령형상창조에 두고 힘있게 밀고나감으로써 주체문학의 발전을 더 높은 단계에로 올려 세울 수 있게 하였다. 경애하는 김정일동지께서는 위대한 수령님의 혁명력사는 위대성으로 보나 그 방대한 내용의 폭으로 보나 우리 식의 새로운 총서형식으로 집대성함으로써만 전면적으로, 체계성 있게 그릴 수 있다고 하시면서 총서형식의 전일성과 일관성을 기초 짓는 총적인 종자를 담아 총서제목을 《불멸의 력사》로 할데 대하여 밝혀주시였다. 4.15문학창작단은 경애하는 김정일동지의 령도 밑에 총서 《불멸의 력사》창작에서 커다란 성과를 거두었다.”(210쪽)고 했습니다.

 

4.15문학창작단의 핵심이었던 안동춘이 <통일문학>의 복간을 제안하고, 과거 6·15민족문학인협회 남측 집행위원을 맡아 금강산에서 열린 협회 결성식에 참가한 것을 비롯해 북한을 여섯 차례나 방문하며 북한 문인들과 활발히 교류했던 남측 주무장관이 관심을 표명해서 뉴스(news)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이 문제는 긍정적 남북교류라는 측면에서 보면 바람직할 수도 있으나, 도 장관은 왜 3회 만에 폐간되었는지를 곰곰이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아울러 남한의 도 장관 등 관리들이나 문인들은 모두 북한에서 ‘문학(文學)’을 어떻게 설명하는지도 반드시 알아야 할 것입니다. <조선말대사전(1)>은 ‘문학’을 “언어를 통하여 인간과 생활을 형상적으로 반영하는 예술의 한 형태. 문학은 산 인간을 그리는 인간학으로서 사람들에 대한 사상교양의 수단으로, 미학정서교양의 수단으로 복무한다. 우리의 문학은 인민대중을 가장 힘있고 아름다우며 고상한 존재로 내세우고 인민대중을 위하여 복무하는 참다운 공산주의인간학으로 되고 있다.”(1184쪽)고 설명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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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5문학창작단을 현지지도하는 김정일

 

<문학예술사전>은 ‘문학’을 “우리 문학은 인민대중을 당의 유일사상,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위대한 혁명사상으로 튼튼히 무장시키는 사상교양의 강력한 수단으로, 생활과 투쟁의 훌륭한 교과서로 복무하고 있으며 당의 유일사상으로 일관되고 로동계급적 선이 똑똑히 선 당적이고 혁명적이며 인민적인 문학으로, 사상성과 예술성이 결합된 참다운 혁명적문학으로 찬란히 개화 발전하고있다.”(364쪽)고 설명했습니다.

 

1920년에 조선총독부가 펴낸 <朝鮮語辭典(조선어사전)>은 ‘文學(문학)’을 “文章と學問”(336쪽), 즉 “문장과 학문”이라고 했고, 1946년의 <朝鮮語辭典>(문세영)에는 “문학(文學) ①글에 대한 지식. 學藝 ②이학(理學) 및 이것을 응용하는 기술 밖의 모든 학문. 心的科學. 社會的科學. ③상술한 의미에서 정치․경제․법률에 관한것을 뺀 남어지의 모든 학과. 곧 철학․종교․교육․역사․언어들의 학문. ④시가․소설․미문․극본들을 연구하는 학문. 곧 언어로 나타내는 예술.”(585쪽)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한반도, 한민족의 ‘문학’입니다. 북한이 이 설명을 수용할 때 <통일문학>의 복간, 그리고 한반도의 문학 통일이 실현될 것입니다.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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