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4월 15일은 북한 ‘민족 최대의 명절’ 태양절(太陽節)

기사입력 2018.04.14 2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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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김일성은 1990년 5월 24일의 최고인민회의 제9기 회의에서 국방위원회의 위상을 크게 격상시키고 큰 아들을 제 1국방위원장 자리에 올려놓았고, 다음해 12월 24일 ‘로동당’ 중앙위원회 제6기 제 19차 전원회의에서는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라는 큰 감투를 씌워 주었습니다. 그리고 1992년 4월 9일에 헌법을 수정하여 국방위원장직을 국가 주석직과 분리, 국방위원회를 “국가 주권의 최고군사지도기관”으로 격상시키고 부자 권력승계 작업에 박차를 가했습니다.

 

그해 북한은 김일성의 생일을 ‘민족최대의 명절’로 정했고, 김일성은 대원수(大元帥)가 되었습니다. 평양은 8백여만 송이의 온갖 꽃으로 장식되었고, 평양시내 30만여 ㎡에 “김주석의 만수무강을 축하하는 인민들의 정성”이라는 명목으로 갖가지 꽃나무들이 심어졌습니다. 김일성 생일을 전후해 2~4월에는 북한백성들의 결혼식이 금기사항이 되기도 했습니다. “위대한 수령님의 탄신일이 들어 있는 경사스런 기간에 어떻게 인민이 사사로운 축하행사를 가질 수 있겠는가”라는 우스꽝스런 논리에서 비롯된 웃지 못할 희극이었습니다. 북한 정부가 참새 70만 마리의 목 부위 깃털로 만든 이불을 선물할 예정이라는 보도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김일성은 ‘최후의 만찬’도 없이 사망하고 말았습니다. 북한의 중앙방송과 평양방송은 1994년 7월 9일 정오 특별방송을 통해 “위대한 수령 김일성주석이 8일 오전 2시 사망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총비서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주석이신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의 질병과 사망원인에 대한 의학적 결론서”에는 “경애하는 수령 김일성동지께서는 심장혈판의 동맥경화증으로 치료를 받아오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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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조선 2017년 6월 특간호 열병식

 

겹쌓이는 정신적인 과로로 하여 1994년 7월7일 심한 심근경색이 발생되고 심장쇼크가 합병되였다. 즉석에 모든 치료를 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심장쇼크가 증악되여 1994년 7월 8일 2시에 사망하시였다. 1994년 7월 9일에 진행한 병리해부검사에서는 질병의 진단이 완전히 확정되였다”(조선문학, 1994년 8호, 7쪽)고 적혀있었습니다.

 

김일성 생일잔치 중 1982년에 시작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은 대표적인 생일 축하 문화예술행사입니다. 세계 각국의 예술가와 단체들을 초청해 매년 개최하던 것을, 2007년부터 격년제로 바꿨었습니다. 북한 기록영화 <세기를 이어가는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에는 "얼마나 가슴 뜨거운 사연들이 뜻 깊은 봄 축전마다에 아로 새겨졌던가. 주체71 1982년 4월. 경애하는 수령님 탄생 일흔 돐을 맞으며 온 세계의 커다란 기대와 관심 속에 봄 축전의 첫 막이 올랐습니다."라는 말이 나옵니다.

 

2009년→“김일성동지의 탄생 97돐기념 중앙보고대회 진행 (평양 4월 14일발 조선중앙통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탄생 97돐기념 중앙보고대회가 14일 평양체육관에서 진행되였다.

 

대회에는 당과 군대, 국가간부들, 우당위원장들, 당, 무력, 정권기관, 사회단체, 성, 중앙기관 일군들, 조선인민군 장병들, 과학, 교육, 문화예술, 보건, 출판보도부문 일군들, 혁명렬사유가족들, 로력혁신자들, 평양시내 근로자들, 해외동포대표단들, 동포인사들, 반제민족민주전선 평양지부 대표가 참가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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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조선 2017년 6월 특간호 중앙보고대회

 

2017년! 북한 월간 <조선>(2017년 6월호/특간호)은 “김일성동지 탄생 105돐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 성대히 거행”이라는 제목으로 “사회주의 강국건설의 복구마다에서 전례없는 대승리, 특대사변들을 련이어 이룩하며 최후의 승리를 향하여 폭풍쳐 내달리는 조선에서는 지난 4월 15일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탄생 105돐 경축 열병식 및 평양시 군중시위가 수도 평양에서 거행되였다.”고 했습니다.

 

북한 월간 <조선>(2017년 6월호/특간호)은 “김일성동지 탄생 105돐 경축 중앙보고대회 진행”이라는 제목으로 “사회주의 조선의 시조이시며 공화국의 영원한 주석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탄생 105돐 경축 중앙보고대회가 4월 14일 수도 평양에서 진행되였다. 조선로동당 위원장이시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국무위원회 위원장이시며 조선인민군 최고사령관이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참석하시였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께서 주석단에 나오시자 전체 참가자들은 폭풍같은 ⪡만세!⪢의 환호와 열광적인 박수 갈채를 터쳐울리였다”고 했습니다.

 

북한 월간 <조선>(2017년 6월호/ 특간호)은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 탄생 105돐 경축 청년학생들의 야회 ⪡영원히 빛내가리 위대한 태양 조선⪢이 4월 15일 저녁 수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되였다...김일성-김정일주의 청년동맹 기발을 높이 추켜들고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 동지의 두리에 굳게 뭉쳐 백두산청년대강국의 불패의 위용을 힘있게 떨쳐갈 청년전위들의 영웅적 기개를 과시한 야회는 합창 ⪡김정은 장군 목숨으로 사수하리라⪢로 끝났다.”고 했습니다.

 

북한 <로동신문>(2018년 4월 1일)은 “위대한 령도, 불멸의 업적”은 제목으로 “인류가 안고 있던 력사적인 물음에 가장 명확한 해답을 주신 분이 바로 위대한 수령님이시다.”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로동신문>은 “태양절 경축준비위원회 여러나라에서 결성”이라는 기사를 매일 실었습니다. 북한은 ‘태양절(太陽節)’을 “인류의 태양으로 높이 솟아오르신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의 탄생일인 4월 15일 명절.”(<조선말대사전>, 407쪽)이라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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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조선 2017년 6월 특간호 청년학생들의 야회

 

태양절에는 앞서 얘기한 4월의 봄 친선예술축전을 비롯, 충성의 맹세모임 및 결의대회, 야회, 소년단 연합단체대회 등의 다채로운 행사가 치러집니다. 그런데 행사는 매년 ‘그 나물에 그 밥’입니다. 2018년에도 대동소이(大同小異)할 것입니다. 북한에선 김일성·김정일의 생일이 중요할 것입니다. 하지만 ‘명절’이란 말은 ‘민속명절’에만 쓰면 어떨는지...김정은이 들으면 기절초풍하겠지만...[민족 최대의 명절’ 태양절(太陽節)]을 그냥 [태양절(太陽節)]이라고만 했으면 참 좋겠습니다. 한반도의 ‘명절’은 개인이 아닌 한민족, 백성들의 ‘명절’이어야 합니다.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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