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 “창극의 발생발전‘과 국립창극단 <심청가>

기사입력 2018.04.20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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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손진책 연출 님과 필자.jpg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연습실에서-손진책 연출과 필자 靑魯 李龍雄(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 과학백과사전종합출판사가 펴낸 <조선의 민속전통(6)>(민속 음악과 무용)은 “창극/창극의 발생발전”에서 “20세기 초 우리 나라의 민속극음악분야에서는 판소리 명창에 의하여 근대적 음악극 양식인 창극이 발생하였다. 창극이 발생함으로써 우리 나라의 민속극음악은 한사람의 연창자가 부르던 판소리의 전통적인 독연방식으로부터 여러 배우들에 의하여 상연되는 무대극적 상연방식으로 전환되였으며 근대적인 음악극 양식으로 발전하였다. 19세기말~20세기초 김창환, 송만갑, 리동백을 비롯한 판소리 명창들은 앞선 시기에 성행한 판소리공인 성과와 경험에 토대하여 근대적인 극예술 형식인 창극 양식의 새로운 길을 개척해 나갔다. 그들은 판소리가 가지고 있는 서사극적 요소들을 무대극적 상연방식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고 확신하고 창극을 창조하는데 모든 힘을 기울이였다.”고 기술했습니다.

 

그리고 “우리 나라에서 창극 창조와 공연활동은 일제의 탄압과 조선문화 말살책동이 강화된 무단통치시기에도 계속되였다. 이 시기에 판소리 명창들은 일제의 가혹한 탄압에도 불구하고 ⪡협률사⨠ 활동시기에 상연하던 작품뿐 아니라 ⪡배비장전⨠, ⪡장화홍련전⨠, ⪡숙영랑자전⨠ 등과 같은 고전작품들도 창극으로 상연하였다. 이때 창조 공연된 창극작품들은 우리 인민의 고상하고 훌륭한 정신도덕적 풍모를 체현하고 있는 춘향, 심청, 흥부와 같은 전형들을 보여줌으로써 인민들에게 민족적 긍지와 자부심을 안겨주고 민족적 및 계급적 원쑤들에 대한 증오심을 북돋아주었다.”고 마무리 했습니다.

국립창극단-창극 심청가 포스터.jpg
국립 창극단 <창극 심청가> 포스터

 

또한 “창극의 특징”에서 “판소리 작품이 창극대본으로 각색될 때 3인칭 문장은 1인칭 문장으로 고쳐졌으며 서술적인 언어도 일상 생활적인 대화체 언어로 바뀌여졌다. 그리고 창극대본에서는 막과 장이 설정되었던 것 만큼 사건과 갈등은 막과 장에 따라 집약되면서 작ㅊ품 전반에 일관되여 있었다.”고 비교적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북한에서는 ‘창극’이 존재할 수 없는 ‘음악극’ 입니다. 그래도 이렇게 자료라도 있어 다행입니다.

 

그러면 창극이란 무엇인가요? 이 질문을 하며 “끈질기게 자문하며 오늘의 창극 만들다”라고 한 ‘국립창극단’을 통해서 창극에 대해 알아봅니다. 지금 국립창극단의 <심청가> 출연자들이 손진책 연출 님을 중심으로 연습에 한창입니다. 이 작품은 2018년 4월 25일부터 5월 6일까지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공연되는데, 연극 동지였던 손진책 님의 배려로 연습실을 찾을 수가 있었습니다.

 

4월 14일(토) 오후 3시, 서울 남산 중턱 장충동 국립극장 안에 있는 국립창극단 연습실을 찾았습니다. 예술감독 김성녀 님과 연출 손진책 님이 반갑게 맞아 주었습니다. 단원들은 매우 친절하고 예의가 발랐습니다. 연습 분위기는 아주 훌륭했습니다. 연출도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배우들도 ‘심청가’ 속에 빠져 있었습니다. ‘원조 창극’을 충분히 살리면서 ‘현대 창극’을 만들어가고 있었습니다. 아주 행복한 토요일이었습니다.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연습실에서-김성녀 예술감독 님.jpg
서울 장충동 국립극장 연습실에서 김성녀 예술감독

 

홈페이지 <국립창극단>은 “1962년 창단 이래 한국 고유의 노래인 판소리를 바탕으로 한 음악극 ‘창극(唱劇)’을 선보이고 있는 국립극장 전속 예술단체이다. 창단 이후 55여 년간 판소리 다섯 바탕(춘향가・심청가・흥부가・수궁가・적벽가)의 노래와 사설을 온전히 따라가는 전통적 스타일의 창극 무대를 꾸미며 애호층을 형성해왔다. 2012년 레퍼토리 시즌의 도입부터는 창극이 다루지 않았던 다양한 소재들을 국내외 저명 연출가 중심으로 창극화했다. ...국립창극단은 창극의 토대가 되는 판소리 보존에도 힘을 쏟아 전국 각지의 명창들이 꾸미는 <완창판소리> 무대를 30년 넘게 선보이고 있다. 앞으로도 국립창극단은 오늘날의 다양한 관객과 소통 하는 일에 매진, 세계 속에서 우리 음악극 창극의 위상을 높이 세우고자 한다.”고 했습니다.

 

‘민요·판소리동우회 소리마루’는 <심청가>를 소개하면서 “이토록 비장한 대서사시가 또 있을까, ‘심청가’! 판소리 '심청가'는 현존하는 판소리 다섯 바탕 중에서도 비장미가 강하고, 춘향가와 함께 가장 예술성이 뛰어나다고 손꼽히는 작품이다. 웬만큼 소리에 능숙하지 않고서는 전 바탕을 제대로 이끌어 나가기 힘들다는 뜻이다. 이 시대 최고의 소리꾼들이 모인 국립창극단원들의 소리로 온전히 채워진 이번 작품은 심금을 울리는 묵직한 감동을 느낄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아름다운 음악이 담길 또 하나의 세상, 격조 있는 무대미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작창·도창은 국가무형문화재 제23호 가야금 산조 및 병창 보유자인 안숙선 님! 그는 "판소리 속에서 우리나라 사람의 삶이 보입니다. 판소리를 잘 하면 창극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극이 될 수 있어요."라고 했습니다. 예술감독 김성녀 님은 "'심청가'는 안 명창 헌정 공연"이라면서 "판소리를 듣는 기회가 얼마나 귀한지, 이번 심청가로 소리에 눈을 뜨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손진책 님은 "경극과 가부키는 섬세한 감정을 양식적인 틀에 넣었으나 판소리는 인간의 세밀한 심리 묘사를 극대화한 것이 매력이라 할 수 있습니다"라고 하면서 "우리 조상이 물려준 원초적인 연극적인 요소라는 의미가 있죠. 이번 '심청가'를 통해 우리가 갖고 있는 판소리의 멋과 맛을 느끼게 해주고 싶습니다."라고 했습니다.

 

북한 <로동신문>(2018년 4월 2일)은 “경애하는 최고령도자 김정은동지께서 남측예술단의 공연을 관람하시였다.”라는 제하(題下)의 기사를 컬러사진 8매와 함께 1면 전체로 장식했습니다. 남한 매스컴은 평양 이틀 공연에 ‘환호(?)’ 했습니다. 그런데 평양 시민들의 관람 태도는? 만약에 창극 <심청가>가 평양류경체육관에서 공연되었다면? 남북 문화예술 교류는 판소리나 창극이 먼저가 아닐까 싶습니다. 북한 주민들의 가슴 속에 채워줄 우리의 것이 판소리이고 창극이라고 생각합니다. <심청가>의 평양공연을 상상해 봅니다.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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