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미세먼지 국민건강 위협한다.

기사입력 2018.06.13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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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섣달그믐부터 정월대보름까지 폭죽의 관습에 따라 딱총(종이폭죽)으로 귀신을 쫓는다. 포탄소리보다 웅장한 굉음이 아침까지 끊이지 않는다.” 1791년(정조 16년) 연경(북경)을 방문한 김정중의 <연행록>이 전한 중국의 세시풍속이다.

 

특히 “부잣집은 천은(순은) 300~400냥짜리 호화딱총을 산다”면서 폭죽에 거금을 쓰는 중국인들을 신기한 눈으로 바라봤다. 폭죽놀이의 유래는 뿌리 깊다. 6세기 인물인 종름의 <형초세시기>는 “춘절(음력 1월1일)만 되면 나타나서 사람들을 괴롭히는 괴수 산조가 싫어하는 빛과 폭발소리를 내려고 대나무를 태웠다”고 했다. ‘폭죽’ 단어가 그래서 나왔다. 중국뿐이 아니었다. 우리네 세시풍속에도 섣달그믐이 되면 폭죽을 터뜨리고, 대문에 복숭아나무를 꽂아 악귀와 재앙을 쫓아내는 전통이 있었다.

 

1960년대 초까지도 종이 대롱에 화약을 넣은 폭죽을 터뜨리며 놀았단다. 하지만 1574년(선조 7년) 명나라를 방문한 허봉은 “쓸데없이 폭죽을 터뜨리며 이목을 즐기니 무식하기 이를 데 없다”(<조천기>)고 못마땅하게 여겼다. 정조는 1778년 “비용이 너무 많이 든다”며 폭죽놀이를 엄금하는 명을 내렸다. 남을 놀라게 하는 시끄러운 폭죽놀이는 점잖은 체면의 ‘조선 스타일’은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중국인의 미신사랑은 끔찍하다.

 

하늘에서 복이 떨어지라고 ‘복’자를 거꾸로 써 붙이고, 심지어 이화의 중국어발음(리화)이 ‘이익이 생긴다’는 리파와 비슷하다 해서 이화여대 캠퍼스를 단골로 찾는 사람들이다. 1500년 이상 이어진 중국의 폭죽놀이를 탓할 수는 없다. 하지만 이제 와서는 환경오염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다.

 

지난해 춘제 때는 중국 338개 도시의 평균 미세먼지가 평소보다 3배 이상 치솟았다. 한국표준과학연구원이 지난해 춘제 때 대전지역의 대기질을 조사한 결과 폭죽의 산화제로 쓰이는 칼륨 농도가 8배 이상 측정됐다. 폭죽연기가 바다 건너 한반도까지 유입된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다.

 

중국 정부도 이제는 베이징 등 주요 도시의 폭죽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하지만 특단의 조치가 필요한 시점이다. 중국인들이 쫓아낸 ‘악귀와 재앙’이 한반도로 몰려왔다는 소리를 들을 텐가! 한·중 정상 간 미세먼지 선언과 화베이·산둥 지역의 대기질 연구 등 실효성 있는 공동대책이 필요하지만 현재로선 진척이 없다.

 

정부는 절박감을 갖고 총력외교를 펼쳐야 한다. 그러나 ‘중국 탓’으로만 치부할 수는 없다. 국내 요인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중국조차도 300조원에 가까운 돈을 저감정책에 쏟아부었다. 영국과 프랑스는 2040년까지 아예 휘발유나 디젤 등 내연기관 차량을 퇴출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미세먼지가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다는 것을 안 이상 그 원흉을 그냥 둔다는 것은 그 정부의 무책임이다.

 

한국의 경우 노후 경유차(2.5t 이상)의 도심 진입을 막는 법을 만들었지만 부처와 시·도 간 이견, 업계의 이해 등이 얽혀 시행조차 못하고 있다. 환경부 따로, 산업부 따로, 국토교통부 따로 식의 중구난방 대책으로는 절대 미세먼지 문제를 풀 수 없다. 각 부처를 망라하는 컨트롤타워가 반드시 필요하다. 컨트롤타워는 미세먼지를 국가재난으로 규정한 이상 대통령 직속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 미세먼지 저감에 큰 영향을 끼칠 민간 차량 강제 2부제 등 관련 법안들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미세먼지는 정쟁이나 흥정의 대상일 수 없다.

 

미세먼지는 세계보건기구(WHO)가 정한 1급 발암물질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이미 2060년 한국의 대기오염 조기사망자가 5만명을 넘을 것이라는 전망치를 내놨다. 국민들도 이제 자동차 친환경 등급제나 차량 강제 2부제는 물론 경유차 퇴출 혁명적인 조치가 시급하다. 미세먼지 대책은 ‘남의 탓’이 아니라 ‘우리 모두의 탓’ 국민 호흡권을 정부는 보장하라.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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