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한국축구 승리 칭찬의 박수를

기사입력 2018.07.09 1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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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한국과 독일의 월드컵 경기 도중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직장을 다니는 ‘축알못(축구를 잘 알지 못하는)’ 처제가 아내에게 문자를 보냈다. ‘지금 스포츠바. 아침에 일어나서 전반전 0대0인걸 알고 달려왔어.’ 현지 시각 오전 8시 좀 넘어서였다. ‘한국 왜 이렇게 잘해’, ‘손흥민이 뭘 잘못했다고 옐로카드야’, ‘나쁜XX’, ‘멕시코 사람들이 전부 내 자리로 몰려와서 한국 응원해….’, ‘추가 시간 한국의 두 골이 터지자 눈물나네. 정말 이긴 거야?’라고 했다.
 
내기에서 돈을 잃고도 이렇게 기쁜 적이 있나 싶다. 경기 전 한국이 2대0으로 이길 확률보다 독일이 7대0으로 이길 확률이 높다는 스포츠 배팅 업체들 전망이 많았다. 동료 기자들끼리 스코어 맞히기 내기를 할 때는 축구 담당 기자를 거친 사람일수록 독일이 서너 골 차로 이기는 쪽에 걸었다. 한국 승리에 거는 ‘애국 배팅’은 아무래도 ‘독일 전차 군단’의 무서움을 모르는 쪽이다. 싸이의 ‘강남 스타일’을 멕시코 국가로 하기로 했다는 가짜 뉴스가 나돈다.
 
멕시코 국기에 손흥민 얼굴을 그려넣은 패러디 동영상이 수없이 쏟아진다. 스웨덴에 지고도 한국 덕분에 16강에 올라간 멕시코는 한국인 찾아내 행가래 치기, 공짜 식사 등 은인 대접에 나섰다.
 
영국 BBC는 “한국 승리로 독일을 제외한 전 세계가 즐거워하고 있다”고 했다. 월드컵 예선에서 중국, 카타르에도 졌던 한국이 세계 1위 독일은 어떻게 이겼을까! 슈팅 등 각종 지표를 모두 뒤졌는데 ‘달리기’에서 앞섰다. 스웨덴과의 1차전에서 103km, 멕시코와의 2차전에서 99km를 뛰었던 대표팀은 이날 118km를 달렸다. 독일 선수들보다 3km를 더 뛰었다. ‘욕받이 수비수’로 불리던 김영권은 “동료들이 못 뛰는 부분이 있으면 그것까지 더 뛰려는 마음이었다”고 했다.
 
이렇게 11명이 조금씩 더 뛰면서 기적을 만들었다. 그러나 앞서 두 경기 지는 걸 보고 박지성은 “10년, 15년 이후를 내다보는 대대적인 구조 개선을 하지 않으면 다음 월드컵에서도 비슷한 결과가 되풀이될 것”이라고 했다. 한국 선수들은 세계최강 독일의 슛을 육탄으로 막아냈다. 부진에 대한 자책감과 팬들의 비난이 선수를 ‘죽기 살기’로 뛰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자신감이 떨어져 출전을 포기할 생각까지 품었던 장현수 선수는 “너 때문에 진 게 아니다”라는 동료들의 다독거림에 마음을 다잡았다.
 
김영권 선수 역시 “월드컵 준비 4년 동안 너무 힘들었지만 이 순간을 위해 견뎠다”며 그라운드를 누볐다. 기적적인 승리를 거둔 선수들은 그간의 마음고생을 눈물로 쏟아냈다. 국가대표의 무거운 짐을 진 선수들에게 던졌던 돌팔매가 한없이 부끄러워진다. 세계최강 독일을 탈락시킨 것은 세계축구의 흐름을 바꿔놓은 역사적 사건이라 할 수 있다.
 
2002년 4강과 2010년 16강에 진출한 한국축구는 2014년 브라질에 이어 이번 러시아 월드컵까지 2회 연속으로 조별 리그에서 탈락했다. ‘한국축구의 실패’라 규정할 수 있다. 스웨덴·멕시코전 패배에서 봤듯이 실패한 체력관리, 섣부른 전술실험 등 지도자의 경험 부족이 도드라졌다. 이제는 세계축구의 흐름에 맞는 외국인 명장급 지도자를 영입해야 한다. 국민들은 물론이고 선수들조차도 축구의 지존 독일을 이길거라곤 상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다만 지더라도 여한을 남기지 않고 싸우겠다는 투혼이 선수들을 내닫게 했고, 그 결과가 기적으로 이어졌다. 결승골을 넣은 김영권, 추가골로 쐐기를 박은 손흥민, 독일의 파상공세에 연이은 ‘슈퍼세이브’로 맞선 골키퍼 조현우 선수만이 아니라 그라운드에서 또는 벤치에서 승리를 향한 의지로 하나 된 팀워크가 일궈낸 값진 승리였다. 현장에서 목이 터져라 외친 응원단, 전국 방방곡곡에서 가슴졸인 국민들이 그 뒤에 있었다. 이제 우리가 그들로부터 받은 감동을 격려로 되돌려 줄 차례다. 나라가 안팎으로 힘들고 때론 삶이 고단해도 그날 새벽 우리는 하나였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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