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 농마국수와 남한 함흥냉면에 대한 자료(資料)

기사입력 2018.08.03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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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한 함흥냉면-자료사진 함흠냉면옥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한 인터넷 언론매체는 북한의 실정을 보도하면서 “최근 북한 대부분 시장들에서 냉면이 불티나게 잘 팔리고 있다는 소식입니다. 시원한 오이냉국에 감자 전분으로 만들어진 농마국수를 찾는 주민들이 국수집마다 줄지어 서있다고 합니다. 손님들이 몰리다보니 국수집들에서는 찜통더위보다 더 뜨거운 판매열기에 들떠 있다고 합니다. 냉면을 찾는 주민들이 많다보니 일부 국수집들에서는 국수분에 눌러서 판매하는 국수도 만들고 한편으로는 대홍단 전분공장에서 생산되는 분탕(말린 농마국수)으로 손님들에게 빠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합니다.

 

두 가지 방법으로 국수를 만들고 있다고 보시면 될 것 같습니다. 사실 북한에서 농마국수는 여름에는 냉면으로, 겨울에는 온면으로 팔리는데요. 메밀로 만든 평양냉면은 지역이 평양으로 제한되어 있지만 농마국수는 전국 어디를 가도 맛볼 수 있는 음식”이라고 했습니다.

 

농마? 대한민국의 국어사전에는 “농마 : 농삿말+農馬”, “농마 : 넝마 (평남)”라는 풀이 외에다른 것은 없습니다. 다만 인터넷에서 “녹말(綠末; 문화어:농마) 또는 전분(澱粉)은 분자식(C6H12O6)n 의 탄수화물에 다수의 α-글루코스 분자가 글리코시드 결합에 의해 중합한 천연고분자”라고 했는데, 위의 ‘문화어:농마’에서 ‘문화어’는 “북한에서, 평양말을 중심으로 하여 문법, 어휘, 철자법 등을 엄격하게 규범화한 언어를 이르는 말”을 뜻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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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주민들이 만드는 방식대로 만든 농마국수-사진자료 데일리NK

 

북한의 <조선말대사전>은 “농마 : ① <화학> 엽록소를 가지는 식물이 성장하는 과정에 체내에서 만들어지고 당류로 바뀌여 식물의 씨앗, 뿌리, 줄기 등에 저축되는 탄수화물의 하나. 흰쌀·강냉이·밀·감자 등에 많이 들어있다. 물엿, 포도당의 원료를 비롯한 발효, 제과, 제약, 식료공업 등 인민경제 여러 부문에서 주 원료로 리용된다.”(880쪽)고 기술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농마국수 : 농마로 누른 국수. 주로 감자농마로 누른 국수를 가리킨다./ ~국수와 밀국수.”라고 했습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 5>은 “농마 : 아밀로즈와 아밀로펙틴으로 이루어진 다당류. 전분이라고도 한다. 저장당질로서 고등식물 특히 감자와 고구마 등의 감자류와 벼, 강냉이, 밀 등 알곡작물에 많이 들어있다...농마는 흰쌀, 강냉이를 비롯한 낟알과 감자, 고구마 등의 주성분인 만큼 사람의 영양에서 매우 중요하다. 특히 여러 공업분야(식료공업, 발효공업, 섬유제지공업, 화장품공업, 제약공업) 등에서도 널리 리용된다.”(306쪽)고 했습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 5>은 “농마국수 : 감자나 녹두에서 얻어낸 농마가루로 만든 국수. 주로 감자농마로 한다. 우리 나라 북부지방에서 해먹어온 지방특식이다. 오늘은 우리 나라에 풍부한 감자농마로 여러 곳에서 농마국수를 만들어 먹고 있다. 농마국수는 매끈매끈하고 매우 질긴 것이 특징이다. 농마국수를 만들려면 먼저 농마를 채에 쳐서 끓는 물로 익반죽을 한다. 이때 명반을 물에 타서 조금 넣으면 국수오리가 매끈매끈하고 질기며 빛갈이 좋아진다. 반죽이 다 되면 분틀에 눌러 끓는 물에 1분 30초 가량 익힌다. 물이 끓지 않을 때는 국수가 풀어진다. 익힌 국수는 빨리 찬물에 넣어 2~3회 물을 갈아가면서 헹군 다음 물기를 찌운다. 한편 소고기나 닭고기, 김치, 오이, 배 등으로 꾸미를 만든다. 국수국물은 고기국물을 기본으로 하여 만든다. 국수는 그릇에 담고 그 우에 꾸미를 보기 좋게 놓고 국수국물을부은 다음 실닭알, 실고추, 실파 등으로 고명하여 낸다.”(307쪽)고 했습니다.

 

북한의 <조선료리전집(1)>은 “국수는 우리 인민들이 즐겨 먹는 민족음식의 하나이다. 고려시기에 쓴 책인 <룡비어천가>에 고려사람들이 손님들을 대접할 때 국수를 많이 썼다는 내용이 있는 것으로 보아 국수가 고려 시기는 물론 그 이전 시기에도 우리 인민들의 식생활에 리용되였으며 그 가공기술이 높은 수준에 이르렀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선조들은 국수를 일상음식으로 뿐 아니라 오리가 길다는데로 부터 장수의 상징으로, 없어서는 안될 별식으로 많이 만들어 먹었는데...국수는 리용하는 낟알가루에 따라 메밀국수, 농마국수, 강냉이국수, 밀국수 등으로 나누며 마는 방법에 따라 찬국수, 더운국수, 쟁반국수, 비빔국수, 칼국수, 회국수 등으로 나눈다. 예로부터 메밀국수는 평양랭면이 유명하였고 감자농마국수는 함흥농마국수가 유명하였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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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농마국수-사진자료 북한조선중앙TV

 남한의 <음식으로 읽는 한국 생활사>는 “함흥냉면(咸興冷麵). 농마국수”는 “함경도에서만 감자녹말로 국수를 뽑은 까닭에 독특한 맛의 함흥냉면이 발달했다. 이유는 함경도에서는 메밀을 대량으로 재배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함경도는 메밀 재배가 어려워 상대적으로 풍부한 감자를 갈아서 녹말로 만든 후에 국수를 뽑았는데, 따지고 보면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감자를 재배한 지역 역시 함경도다. 조선 후기의 실학자 이규경은 <오주연문장전산고>라는 책에서 1824년과 1825년인 순조 갑신년과 을유년 사이에 만주의 심마니들이 두만강을 넘어 함경도 땅에 감자를 심었다고 적었다. 남미가 원산지인 감자가 우리나라에 전해진 최초의 기록이다. 그리고 함경도 회령군 수성천에 사는 사람들은 감자를 심어 양식으로 삼는다고 했다. 감자가 함경도를 통해서 우리나라에 전해진 까닭에 함경도 음식 중에서는 감자로 만든 음식이 유독 많다. 함흥냉면 역시 그중 하나다. 함흥냉면은 정확하게 말하자면 냉면은 아닌 것이다.

 

본고장인 함경도에서도 냉면 대신, 녹말국수 또는 농마국수라고 불렀다고 한다. 지금도 북한에서는 농마국수라고 하지 함흥냉면이라는 용어를 쓰지 않는다고 한다. 함흥냉면이라는 이름이 생겨난 것은 해방 이후, 그리고 한국전쟁 이후 남한에서 평양냉면이 크게 유행을 했기 때문이다. 평안도에서 내려온 피난민들이 만들어 파는 평양냉면이 인기를 끌자 함경도 출신들도 농마국수라는 향토색 짙은 이름 대신 함흥냉면이라는 이름으로 국수를 팔았다. 심심한 맛의 평양 물냉면과 혀가 얼얼할 정도로 맵게 양념을 한 비빔냉면인 함흥냉면이 동시에 인기를 얻었다.”고 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 이후, 세간(世間)의 이목을 집중시킨 평양냉면! 방북 남한 예술단 단원들의 '옥류관에서 맛 본 진짜배기 평양랭면‘에 대한 찬사! 평양 옥류관보다 더 좋은 식재료를 쓰는 남한 전통냉면집의 냉면 맛은 과연 평양의 것보다 맛이 못할까요? 서울에서 1946년부터 냉면을 팔고 있는 식당의 ‘평양전통냉면’, ‘평양전통비빔냉면’이라는 메뉴는? ‘평양랭면’의 정체(正體性)은? ’함흥냉면‘만 존재하는 남한의 ’농마국수‘가 앞으로 어떻게 소개되고 상업화될지...평양냉면이나 함흥냉면 모두가 북한 땅을 뿌리로 하고 있지만 한민족의 전통음식입니다. 우리 한민족 모두가 제대로 된 전통 식(食)문화를 향유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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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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