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북한 <로동신문>: 개성공업지구 폐쇄와 금강산관광 중단은?

기사입력 2018.08.13 1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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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7월31일자 로동신문 6면 논설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북한 조선로동당 기관지 <로동신문>은 2018년 7월 31일 ‘무엇이 북남관계의 새로운 려정을 가로막고 있는가’ 라는 제하(題下)의 글에서 “판문점 선언 리행에 대하여 진정한 태도와 올바른 자세를 취해야 한다”며 한국 정부가 “민족 우에 외세를 올려놓고 북남관계보다 <동맹>을 우선시하며 어려운 국면 타개보다는 쉽고 평탄한 길만 골라 짚고 북남관계의 분위기 조성으로 치적광고에만 집념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로 하여 청와대 주인은 바뀌었지만 이전 보수<정권>이 저질러놓은 개성공업지구 폐쇄나 금강산관광중단에 대한 수습책은 입 밖에 낼 엄두조차 못하고 도리어 외세에 편승하여 제재압박 목록에 새로운 것을 덧올려 놓고 있는 형편”이라고 했습니다.

 

또 <로동신문>은 “남조선 당국이 민족 우에 외세를 우선시한다면 구태여 마음에 없는 관계개선 타령을 늘어놓느라고 목이 쉬지 말고 <동맹강화>에 힘을 넣으면서 생겨먹은 대로 살아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라고 하고, “지금이야말로 과거의 구태와 경직에서 벗어나 새로운 사고와 관점을 가지고 북남관계를 대하여야 할 때이다. 온 겨레가 남조선 당국의 행동을 예리하게 주시하고 있다. 북남관계의 개선과 발전, 협력교류와 화해단합이 얼마나 소중한가는 적대와 대결의 기나긴 나날을 보낸 남조선의 현 당국이 뼈 속 깊이 절감하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남조선 당국이 이제라도 정신을 차리고 북남관계 개선에 진정으로 발 벗고 나설 것을 기대하고 있다”고 글을 마무리했습니다.

 

<로동신문>은 결론적으로 현 문재인 정부가 개성이나 금강산 문제에 대해 이전 보수정권과 별다른 것이 없다는 얘기입니다. 신문은 과연 ‘개성공업지구 폐쇄가 유엔 제제 때문인가’라고 반문했고, “세계적인 명산으로 이름 높은 금강산은 민족의 자랑이고 겨레의 긍지로서 다른 그 누구보다 우리 겨레가 마음껏 경치를 향유하고 기쁨을 누려야 한다. 자기 민족의 명산을 부감하는데 외세의 제재가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타국의 이방인들은 제 마음대로 금강산관광을 하고 있지만 지척에 있는 동족은 오도 가도 못하는 것이 북남과계의 가슴 아픈 현실”이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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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업지구시범단지 전경.

 

<로동신문>이 개성공업지구 폐쇄와 금강산관광 중단에 대해 이렇게 강력하게 주장한 것은 과거에 없었던 일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과거를 되돌아보기로 합니다. 북한이 2016년 2월 6일에 4차 핵실험을 단행한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광명성호) 발사를 감행하자 우리 정부는 2016년 2월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을 발표했습니다. 개성공단 폐쇄의 이유는 개성공단 자금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투입된 정황이었습니다. 그러자 북측은 "개성공업지구에 들어와 있는 모든 남측 인원들을 2016년 2월 11일 17시까지 전원 추방한다."고 밝혔습니다. 그후 개성공단의 재개와 확장 문제가 계속 제기되었지만 아직도 개성공단으로 가는 길은 여전히 막혀 있습니다.

 

개성공업지구! 야당의 한 의원은 “개성공단 재개야말로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를 앞당기는 해법”이라고 했고, 또 다른 야당 관계자는 이와 관련해 "비핵화의 진전이 없는 상황에서 섣부른 제재 완화는 사태해결에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하면서, "최근 북한 석탄 밀매에 손 놓고 있는 정부의 태도가 이중적 처사이고 진정성이 없다는 지적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개성공단 재개 입장 발표는 적절치 않다"고 했습니다. 갑론을박(甲論乙駁)은 바람직하지만, 그들이 과연 한반도의 평화와 한민족의 화합을 생각해서 하는 말인지는...무릇 정치인은 공인(公人)으로서의 사명감을 가져야 합니다.

 

미국 정부가 전 세계의 청취자를 향해 방송, 운영하는 국제방송인 <미국의 소리>(Voice of America/VOA)는 “미국 국무부는 안정을 저해하고 도발적인 북한의 행동에 맞서 개성공단을 폐쇄한 2016년의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한 미국 상원은 “남북 주민들의 교류와 경제협력 활동을 지지하지만, 북한이 비핵화 진전을 보이지 않는다면 제재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국무부는 그렇다 치고, 일개 의원 주제에 타국의 문제에 대해 ‘제재완화는 없을 것’이라고 하다니! 이건 ‘제재’나 ‘제재완화’의 문제가 아닙니다.

 

대한민국 통일부는 2018년 8월 3일 "개성공단 재개 문제는 장기적 차원에서 본다면, 대북제재 해제 이후에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여진다"고 발표했습니다. 관계자는 이날 오전 정례브리핑에서 "개성공단 재개와 관련해서 정부 입장은 변함이 없다. 정부가 개성공단 재개 문제를 공식적으로 제기한 바는 아직까지 한 번도 없다"며 이같이 밝히고, "정부는 비핵화 진전에 따라서 재개 문제를 검토해 나간다는 입장"이라고 강조했습니다. 문재인 정부는 확고한 신념을 가지고 정책을 추진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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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7월 11일. 박왕자 관광객이 피살된 날의 금강산 (필자).

 

금강산 관광! 2008년 7월 11일 금강산 관광객 박왕자 씨가 북한군 총격으로 사망하자, 이명박 대통령은 국회 국정연설에서 남북기본합의서 등과 함께 6.15 및 10.4 선언 이행을 북측과 협의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습니다. 우리 정부는 관광객 피격 사망 관련 남측 조사단의 현장조사 요구하고 금강산 관광을 잠정 중단했습니다. 그러자 북측은 7월 12일 북한 명승지종합개발지도국 대변인 담화를 통해 금강산 사건에 “유감”이나 “책임은 전적으로 남측에 있다”며 현장 조사를 거부했고, 다음 날 <로동신문>은 이명박 대통령 국정연설은 “논할 일고의 가치가 없다”고 평가절하 했습니다.

 

2018년 8월 3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15주기를 맞아 금강산을 방문했는데, “올해 안으로는 금강산관광이 재개됐으면 하는 기대감을 갖고 있다”며 소신을 밝혔습니다. 그리고 김영철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위원장이 “현대그룹이 남북 사이의 사업을 주도하면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가 현대그룹과 함께 하겠다”고 말했다고 전했습니다. 두 사람의 말을 굳게 믿어봅니다. -“금강산 찾아가자 일만이천봉/ 볼수록 아름답고 신기하구나/ 철따라 고운 옷 갈아입는 산/ 이름도 아름다워 금강이라네/ 금강이라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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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 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소장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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