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아니, 지금 랭면이 목구멍으로 넘어 갑니까”

기사입력 2018.11.01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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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양 옥류관 평양랭면-이재용 손경식 이선권 등-2018.9.19.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현재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맡고 있는 ‘리선권’이 대한민국의 정가(政街)와 언론에 나쁘게 회자(膾炙)되고 있습니다. 그는 평양 출신으로 추정되고, 나이는 50대 후반~60대 중반까지로 보여집니다. 그는 북한 인민군 출신으로 북한 군부 권력 내 김영철과 더불어 대남 강경파로 분류되는 인물로, 천안함 피격사건의 배후자로 의심을 받고 있는 인물 중 하나라는 추측이 많았습니다. 리선권은 2006년부터 남북 장성급 회담이나 군사 실무회담의 북측 대표로 나섰고, 2010년 이후에는 개성공단 협의 때 북측 단장을 맡았었으며, 2018년 1월 9일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북측을 대표하는 단장 자격으로 판문점에 나타났습니다.

 

그 뒤 그는 남북고위급회담 북측 수석대표로 계속 행세했습니다. 2018년 10월 15일 평양 공동선언 이행방안을 논의하기 위해서 남북 고위급 회담이 판문점 남측 구역인 평화의 집에서 열렸는데, 북측 대표는 여전히 리선권이었습니다. 그런데 그는 한반도 평화에 기여하기는커녕 ‘조국평화통일위원회’라는 간판이 부끄러울 정도로 쓸데없는 발언과 행동을 해 왔습니다. 그는 지금 “남한을 우습게 여기고 매너도 형편없는 전형적인 북한관료”로 재조명 받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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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고위급회담-판문점-2018.1.9.

 

남북정상회담(9월 18일) 직전에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은 “외교관 안보 분야에서 눈치만 보고 관행만 답습했다면 역사의 진전은 없었을 것이다.”라고 말했습니다. 4대 그룹 총수와 최고경영자 등 경제인이 포함된 수행원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한 말입니다. 그가 비핵화 협상 동력을 마련하기 위해서라도 회담을 본격적인 남북 협력 확대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입니다. 4대그룹 총수 등 기업인 특별수행원은 17명이었습니다. 청와대의 의중이 엿보이는 대목이었습니다. 헌데 리선권은 임종석 실장의 얼굴에 먹칠을 했습니다.

 

리선권은 옥류관 행사에서 냉면을 먹고 있는 대기업 총수들에게 “아니, 냉면이 목구멍으로 넘어갑니까?”라는 망언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대기업 총수들은 어이없고 당황스러워 아무 말도 못하였다고 합니다. 이는 리선권이 상대를 초청한 입장에서 심각한 무례를 저지른 것 뿐 만 아니라, 인성 교육을 전혀 받지 못한 인물로 부각되었습니다. 특히 그 자리에 있었던 손경식 CJ그룹 회장(1939년 9월 15일 生)의 아들 뻘인 자(者)가 헛소리를 서슴치 않았다니...그의 수장(首長)인 김정은 위원장이 아는지 모르는지...

 

김정은 위원장은 리선권이 “북한 막장 외교의 상징과도 같은 인물”이라는 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아는지 모르는지...2018년 6월 1일 남북고위급회담을 위해 판문점 남측 지역으로 내려왔을 때는 자신의 언론관을 여과 없이 드러냈습니다. 당시 남한의 한 기자가 민감한 질문을 하자, 그에 대해 적극 반박하면서 무례한 질문으로 볼 수 있다고 했습니다. 2018년 8월 남북고위급회담에서는 '골뱅이 갑 속 들어가서' 회의를 하지 말고 완전 공개를 하자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면 그가 수장으로 있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어떤 기관일까요? 1961년 5월 13일 북한의 정당 및 사회단체, 각계인사들을 총망라하여 설립한 단체로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통일전선 형성과 친북 여론 조성을 목적으로 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이 위원회를 “조선로동당의 령도 밑에 공화국 북반부의 사회주의 역량과 남조선의 각계각층 애국적 민주주의 역량을 단합하여 나라의 자주적 통일을 실현하기 위하여 우리나라 정당, 사회단체들과 각계 층 인사들을 망라하여 조직된 사회단체”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조선로동당의 통일·대화노선 관철과 정책수행 및 통일전선 형성임무를 수행하고 있는 조국평화통일위원회는 그동안 국내인사 및 해외동포를 대상으로 한 통일전선 형성, 남한 내 친북 통일여론 조성을 위한 선전공세 등을 주요 임무로 하고 있습니다. 남한의 정세변화와 사건 또는 우리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 서기국 보도, 고발장, 성명 등을 통해 북한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수행해왔습니다.

 

최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통일부 국정감사 당시 한 야당의원은 평양 남북정상회담 때 대기업 총수들이 옥류관에서 냉면을 먹는 자리에서 리 위원장이 불쑥 ‘냉면 얘기’를 꺼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에 대해 조명균 장관은 "대기업 총수들과 함께 있었던 리 위원장이 그 말을 했다고 알고 있다"고 설명했고, 이 말에 대한민국의 야당 지도자들은 격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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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대외선전매체 통일신보-2018.8.4.

 

네티즌들도 들고 일어났습니다. 한 블로거는 “먹는 것 앞에 두고는 개도 안 건드린다는 말이 있다. 한국에선 내노라 하는 재계 총수들인데, 북한 지도자라는 XX가 대접을 안했다? 그렇다고 재계 총수들이 눈 밖에 난 행위를 한 것도 아닌데? 이런 XXX 짓이라면, 북한과의 관계 개선에 대한 의구심이 들 수 밖에. 리선권 앞 세우곤 함께 할 수 있는 이유 없다. 뒤로 빼도록 해야 한다”라고 흥분했습니다. 이런 과격한 말은 한반도 평화통일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럴만하다는 생각도 듭니다.

 

“어리석은 자의 입은 자신을 망치게 하고 그의 입술은 자신을 잡는 올가미가 된다. / A fools mouth is his destruction and his lip are the the snare of his Soul.”(구약성서/잠언)라고 했습니다. “입은 마음의 문이니 입을 지킴이 엄밀치 못하면 마음의 참 기틀을 누설할 것이요. 뜻은 마음의 발이니 뜻을 막음에 엄격하지 않으면 마음이 옳지 못한 길로 달리리라.”(채근담/菜根譚)이라고 했습니다. 리선권은 백번 말해줘도 이해 못할 말? 이제 대통령 비서실장은 김정은 위원장과 가까운 사이니까 그에게 리선권의 망언(妄言)을 알려줘야 되지 않을까요?

 

11월 1일 <조선일보> 기사! 대한민국 여당 원내대표가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을 두고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과 재벌총수 3∼4명에게 직접 전화해 확인했지만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고 10월 31일 밝혔다고 보도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 국가정보원장이 같은 날 "리선권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장의 ‘냉면 발언’이 사실이라면 가만히 있지 않겠다"고 밝혔다고 했습니다. 모두가 자신이 한 말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동방예의지국(東方禮儀之國)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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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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