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북한미술의 세계①-기념비회화와 쪽무이 벽화

기사입력 2018.11.04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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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기념(記念)”은 ‘깊은 일이나 사건을 잊지 않고 마음에 되새긴다.’는 뜻으로, 복합 명사는 ‘기념일·기념품·기념주화·100주년기념·기념관·기념행사·결혼기념·기념비·백주년기념“ 등등(等等)...부지기수(不知其數)입니다. 남녀가 만나 일주일 되었다고 기념 선물을 주고 받고, 거짓 족보 만들어 기념비 세우는 세상! 대한민국에서는 기념비(記念碑)가 '뜻깊은 일을 오래도록 기념하기 위하여 세운 비석’을 의미하지만, 사이비 기념비가 난무하고 있는 세상입니다.

 

북한도 ‘기념’과 ‘기념비’를 비롯한 복합어는 유사합니다. 하지만 남한 사전에 없는 “기념비 미술 · 기념비 서예 · 기념비 조각 · 기념비 회화”가 있습니다. 이 중에서 남한 사전에 있는 용어는 ‘기념비 회화’입니다. 그런데 남한에서는 “[명사] 『미술』사회적 의의를 가지는 내용을 담고, 일정한 장소에 고착하여 오래도록 전하기 위한 그림. 기본 형식에는 건축 및 구조물의 벽화, 천장화, 그림 자체를 위하여 세운 탑 벽화 따위가 있다.(북한어)”라고 했습니다. 그러니까 대한민국에서는 이 낱말을 쓰지 않는다는 말입니다.

 

고구려무덤벽화(고분벽화)-안악3호분-여주인.jpg
고구려무덤벽화(고분벽화)-안악3호분 여주인

북한은 “기념비회화에서는 건축물과 작품의 내용에 따라 쪽무이벽화, 회벽화, 물유리벽화, 색부각벽화, 유리벽화, 유리블로크벽화 등의 형식들을 많이 리용하며 때로는 조선화 채색을 비롯하여 여러 가지 색감으로 직접 그려 붙이는 방법도 적용한다. 우리나라에서 기념비회화의 가장 오랜 유물은 고구려무덤벽화들이다. 우리 나라에서 기념비회화의 전면적인 개화는 로동당시대, 주체시대에 시작되였다.”고 합니다.

 

남북한의 차이는 다음에서 확실하게 알 수 있습니다. 북한의 <조선대백과사전(25)>에는 “회화는 사명과 기능에 따라 기념비회화(벽화, 전경화, 반경화 등), 일반회화, 장식화, 출판화, 무대 및 영화미술 원화 등으로 나누며 묘사대상에 따라 인물화(초상화, 인물주제화, 력사화, 풍속화 등), 자연화(풍경화, 정물화 등) 등으로, 재료와 화법에 따라서는 조선화, 조선보석화, 유화, 수채화, 뗌베라화, 팟슈화, 파스텔화 등으로 구분한다.”(113쪽)고 적혀 있습니다.

 

위 북한의‘회화’중에서 먼저 [기념비 회화 ·벽화]를 살펴보기로 합니다. 대한민국 언론에 소개된 북한의 벽화 중에 평안남도 천리마군 천리마제강연합기업소 입구에 있는 김일성 부부와 그들의 아들 김정일의 모습을 담은 대형 모자이크벽화가 있습니다, 남한 신문은 북한 매체에 따른다면서 “평남 대흥청년광산, 평양 강동지구 탄광연합기업소, 평북 동창군, 김책제철연합기업소, 평북 철산군, 자강도 혜산시 등 10여 곳에 대형 모자이크 벽화가 잇따라 설치됐다.”고 보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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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일성·김정일 우상화 쪽무이벽화-평양 시내

 

그리고 신문은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모습을 함께 담은 그림이나 김일성 부자의 현지 지도 모습,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모인 김정숙의 모습 등을 담고 있으나 최근에는 김일성이 환하게 웃는 모습을 그린 ’김일성 벽화’가 주를 이루고 있다. 서양의 교회와 신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모자이크 벽화에 대해 ’인민 대중을 기만하는 반(反) 인민적 통치수단’이라고 혹평해 왔던 북한이 1천200℃를 넘는 고온에서 구워낸 색 유리와 타일, 천연석 등을 이용한 ’자가당착식’ 우상화물을 만들고 있는 셈이다.”라고 기술했습니다.

 

여기서 북한은 ‘벽화’를 뭐라고 설명하는지를 보기로 합니다. 북한에서 발간된《문학예술의 종류와 형태》는 ‘벽화’를 “건축물의 벽면이나 기둥, 천장들에 그린 그림. 벽화는 건축물의 성격과 사명, 규모와 밀접히 결부되여 창작된다. 벽화는 건축물을 장식하는 기능과 함께 독자적인 인식교양적기능도 수행한다. 벽화는 일반회화와 달리 형상의 기념비성과 재료의 영구성을 필수적 조건으로 한다. 벽화는 오늘 기념비회화로서의 그 지위가 높아짐에 따라 심오한 사회정치적 문제를 담은 규모가 큰 미술형식으로, 감상의 폭이 넓고 정서적 감화력이 큰 회화의 한 형태로 되고 있다.”라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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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김정일·김정은 친필비-상원시멘트연합기업소

 

그리고 “오늘 우리나라에서 벽화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동지와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현명한 령도 밑에 새로운 높은 발전단계에 들어서고 있다. 특히 위대한 수령님의 영광찬란한 혁명력사와 령도의 현명성, 빛나는 업적을 전면적으로 구현한 작품들 그리고 우리 당과 인민정권이 걸어온 영광스러운 로정을 뚜렷하게 반영한 대기념비적 작품들을 수많이 창작함으로써 벽화의 지위를 비상히 높이고 그의 사상교양적 역할을 강화하고 있다. 평양지하철도벽화, 조선예술영화촬영소벽화, 인민문화궁전벽화 등은 그 대표적인 작품들이다. 벽화는 그려지는 대상에 따라 크게 실내벽화, 실외벽화, 천장화, 탑벽화 등으로, 재료와 제작방법에 따라 쪽무이벽화, 회벽화, 돌벽화, 물유리벽화, 색부각벽화, 유리벽화, 유리블로크벽화 등으로 나누어진다. 유성 혹은 수성 그림색감으로 천에다 그려 벽에 고착시키는 벽화도 있다.”라고 설명했습니다.

 

아울러 ‘쪽무이벽화’를 “여러가지 색갈의 돌, 유리, 사기 쪼각을 무어 형상을 창조하는 벽화. 쪽무이벽화는 기념비회화인 벽화의 기본형식의 하나이다. 쪽무이벽화의 제작방법에는 대상에 맞게 쪼각을 적당한 형태로 잘라서 배렬하거나 네모난 일정한 크기의 쪼각들을 무어서 만드는 형식 등이 있다. 색쪼각을 무어붙이는 방법에는 세멘트반죽을 발라놓은 벽면에 미리 소묘를 하거나 색이름을 적어놓고 직접 붙어나가는 방법, 일정한 틀에 고정시킨 원화우에 색쪼각을 골라놓고 세멘트반죽을 부어 판을 만든 다음 뒤집어서 벽면에 조립하는 방법이 있다. 평양지하철도 건국역벽화들은 쪽무이벽화의 대표적인 작품들이다.”라고 했습니다.

 

북한 땅에는 우리의 역사를 증명해주는 벽화들이 아주 많습니다. 즉 고구려 무덤벽화!....죽은 지 14년이 넘은 지금까지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속에 살아있는 김일성과 그의 일가를 우상화하는 북녘 땅, 그 땅에서도 벽화는 모든 인간들이 인정하는 벽화였으면 합니다. 그런데 지금 김정은 벽화?...북한 당국이 최근 각 도(道)에 김정은 단독 ‘모자이크 벽화’ 우상화물을 건립할 수 있는 지역을 물색하라는 지시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집권 8년차인 김정은이 홀로서기를 통한 우상화 강화에 나설지 주목됩니다. 현재까지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친필비는 공개한 적은 있으나, 모자이크 벽화를 공개한 바는 없습니다. 1984년 생(生) 김정은 님! 당신의 ‘벽화’는 한반도 평화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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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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