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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세계 여행 - 스틸 컷 중>
[선데이뉴스=김건우 기자] 이 영화의 연출자이자 주연을 맡은 프랑스의 영화감독 '조르주 멜리에스(1861~1938)'는 마술사이자 연극 배우로 활동했던 사람이다. 그에 관한 이야기는 마틴 스콜세지 감독의 <휴고>에 담겨 있기도 하다. 마술가로서 파리에서 큰 성공을 거두었던 그가 '뤼미에르 형제'를 통해 최초의 영화를 접하면서 새로운 시각예술에 대한 갈망과 성공을 원했고 1896년 프로덕션을 차린 후 500여편에 가까운 영화를 제작했다. 언제나 대중에게 새로운 이야기를 전해 주는 것이 목표였던 멜리에스는, 그의 장기였던 마술을 응용해 특수효과와 무대장치, 눈 속임을 이용해 판타지 영화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래서 당대 최고의 공상과학 소설가인 '쥘 베른(1828~1905)'의 소설 <달세계 여행(1865)>을 영상화하기로 마음먹고 그의 스튜디오에 있던 특수한 무대장치 설비와 촬영 장비를 이용해 이 영화를 제작했다. 그는 이 영화를 통해 디졸브나 합성같은 기법들을 실험했고 인간의 달 여행 이라는 상상을 영상으로 실현하기 위해 우주선을 대포로 날리고 달에 사는 달주민(외계종족)의 등장, 거대한 달나라의 식물 표현 등 SF기법을 통해 자기만의 판타지를 충실히 재현하여 당시 대중의 호응을 넘어 후대의 영화장르와 기법에도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멜리에스의 독특한 '영화 미술'은 르네 마그리트 (1898~1967) 같은 초현실주의 화가들에게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어쨌든 멜리에스의 당대 최대 목표는 관객들에게 영상을 통해, 최고의 엔터테인먼트와 그로 인해 판타지의 현실감을 느끼게 하는 것이었고 그것은 그의 뜻대로 큰 성공을 거두었다. 결국 멜리에스는 대중적 기호를 잘 반영한 영상세계 최초의 엔터테이너이자 '영화 언어'와 '영화 미술(장치)'을 새롭게 발견, 해석, 활용한 '영화사의 개척자'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없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