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남한 국립국악원의 “북한의 민족가극”과 북한 민족가극

기사입력 2018.11.23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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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학술회의-북한의 민족가극-2018.11.22-필자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대한민국 국립국악원은 2018년 11월 22일 서울 서초구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과 우면당에서 ‘2018 북한음악연주회 및 학술회의: 북한의 민족가극’을 개최한다고 11월 16일 밝혔습니다. 국악원은 행사에서 북한 가극 <금강산의 노래>에 출연했던 재일 성악가가 학술회의에 참여해서 그 경험을 구술할 예정이고, 음악회 1부에서는 다른 재일 성악가들이 북한 민족가극 <춘향전>의 노래 등을 부를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국악원 관계자는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선언과 9월 19일 평양공동선언을 기회로 한반도 평화의 기운이 움트고 있는 이 때 남북교류와 통일을 대비한 한민족예술의 발전에 있어서 큰 의미의 행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2018년 행사는 분단 이후 북한의 민족 전통예술에 대한 이해를 고취하고 통일 대비 한민족 음악예술의 발전 방향을 모색하기 위해 2014년 ‘북한의 민족기악’, 2015년 ‘북한의 민족성악’, 2017년 ‘북한의 민족무용’에 이은 네 번째 행사라고 했습니다. 그리고 이번 학술회의는 전석 초대(선착순 무료)로 진행되며 음악회는 국립국악원 누리집의 예약을 통해 관람 가능하며 관람료는 전석 무료이고, 행사 시간은 11월 22일 오후1시(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와 오후 7~9시(국립국악원 우면당)라고 했습니다. 11월 19일 확인해 보니 오후 7시 행사는 취소되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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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국악원-학술회의-북한의 민족가극-포스터

2018년 11월 22일(목) 오후 1시 국립국악원 풍류사랑방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회의장소를 찾아 헤맸습니다. 담당자한테 전화했더니 회의장이 우면당이라고 했습니다. 학술회의는 “북한 민족가극 창작 방향과 특성: 대본을 중심으로...”, “‘<피바다>식 가극’ 무대미술의 특징과 민족가극 <춘향전>으로의 계승양상”이 핵(核)이었습니다. 발표자들은 아주 열심히 발표준비를 했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지난 20년간 북한 문화예술을 연구해온 필자는 왜 이런 학술회의를 하는지 의구심이 들었습니다. 북한에서는 이미 사장(死藏)되고 있는 <춘향전>이 학술회의의 핵심이라는 것은 “한민족예술의 발전에 있어서 큰 의미”와 거리가 멀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학술회의는 “민족가극 <춘향전>에서 체현된 무용의 특징>, “재일조선예술인의 가극 전승사”, “학술자료: 북한 민족가극에 대한 이해”로 이어졌습니다. 국립국악원장은 “학술회의를 통해 북측 가극의 실제를 살펴보면서 민족음악의 동질성을 향한 노력들이 꾸준히 이어지기를 바랍니다. 그 길에 국립국악원이 함께 하겠습니다.”라고 했습니다. 필자는 그 길이 어떤 길인지 모르겠습니다.
 
남한의 사전들은 ‘가극’이란 용어를 대부분 ‘오페라(opera)’라고 풀이했습니다. <국어대사전>, <금성판 국어대사전>, <두산세계대백과사전>, <세계대백과사전>(동서문화) 등은 ‘가극=오페라’, ‘가극→오페라’라고 했습니다. <새 우리말큰사전>(“노래와 관현악을 주제로 하는 극. 곧 오페라를 말함.”)이나 <브리태니커세계대백과사전>(“→오페라. 노래를 중심으로 한 음악극.”)도 유사합니다. <우리말 큰사전>은 “관현악과 더불어 대사를 성악으로 하는 연극”이라고 했습니다. 북한도 ‘가극’의 영문표기를 ‘opera’로 합니다.
 
북한의 <조선말대사전(1)>은 “가극《문예》 노래와 음악을 기본수단으로 하는 종합적인 무대예술의 한 형태”(3쪽)라고 했습니다. 음악의 종류가 아님을 분명히 했습니다. <조선대백과사전(1)>은 “대사와 행동을 기본으로 하는 연극과는 달리 작품의 내용이 시종일관 노래를 중심으로 하는 음악의 흐름속에서 표현되는 극”(43쪽)이라면서 음악, 연극과 차별화했습니다. <백과사전(1)>도 “가사와 음악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생활을 극적으로 반영하는 종합예술”(25쪽)이라고 했습니다. <백과전서(1)도 “노래와 음악을 기본형상수단으로 하여 생활을 극적으로 반영하는 무대예술의 한 형태”(27쪽)라고 했습니다.
 
‘가극’과 복합된 용어가 ‘민족가극’입니다. <조선대백과사전(10)>은 “매개 나라들에서 민족적인 주제와 자기 민족의 고유한 음악형식으로 창조한 가극.”(68쪽)이라 풀이하고 “우리나라의 민족가극은 판소리에 기초하여 발생한 창극으로부터 시작되였다. 창극은 해방 후 1950년대 말까지 우리 나라의 유일한 민족가극형식으로 발전해왔다. 1960년대에 들어서서 민족음악을 현대적으로 발전시킬데 대한 우리 당의 주체적 문예방침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한 적극적인 창조활동에 의하여 지난날 주로 전설, 설화 등의 민족고전작품들만을 제재로 하여온 판소리양식의 창극은 근본적으로 개조되여 민요를 바탕으로 하는 인민적이고 통속적인 새로운 현대적양식의 민족가극으로 발전하기 시작하였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그 첫 작품이 사회주의현실을 주제로 한 《강 건너 마을에서 새 노래 들려온다》(1960년)이다. 그후 현대적 주제의 작품을 위주로 한 민요 바탕의 새로운 민족가극 작품들이 많이 창작되여 나왔다. 그 대표적 작품으로 항일의 혁명전통을 주제로 한 《녀성혁명가》(1964년), 《무궁화꽃수건》(1966년), 《해빛을 안고》(1968년)와 천리마시대의 현실을 주제로 한 《붉게 피는 꽃》(1962년), 민족고전작품을 주제로 한 《금강산 팔선녀》(1969년) 등을 들수 있다. 1970년대 초 위대한 령도자 김정일동지의 현명한 령도와 정력적인 지도밑에 력사적인 가극혁명이 빛나게 수행되고 인류가극사상 처음되는 주체적인 《피바다》식가극이 탄생됨으로써 우리나라 민족가극은 보다 높은 획기적 발전단계에 올라섰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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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민족가극-춘향전

북한 민족가극 <춘향전>! 1991년 북한의 문예출판사가 펴낸 <민족가극 춘향전 종합총보>(총 655쪽)의 발간사를 보면, 김정일이 1988년 8월 <춘향전>을 “민족문화유산계승발전의 본보기 작품으로, 시대의 걸작으로”(1쪽) 만들 구상을 가지고 ‘창조현장’을 찾아 “밤 늦게까지 작품창조사업”(1쪽)을 지도하면서 “작품이 종래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근본원칙을 명철하게 지도”(1쪽)해 주었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의 그런 언행이 “창작가들이 주체적문예사상에 기초한 혁신적 안목으로 고전문학작품을 작품의 기본 핵에 맞게 형상의 아름다운 꽃을 피워낼수 있게 한 강령적지침”(1쪽)이라고 했습니다.

 

변형된 <춘향전>은 서장(사랑의 노래), 제1장(광한루의 봄), 제2장 1경(부용당의 봄밤), 2경(시내가), 3경(꽃피는 부용당), 4경(사랑가), 제3장(부용당의 가을), 제4장(남원관가), 제5장(농부가), 제6장 1경(눈물의 부용당), 2경(옥중에서), 제7장 1경(사또생일잔치), 2경(고생 끝에 락이 왔네), 종장(전하리 춘향의 노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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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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