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리뷰] 『지킬 앤 하이드』, 말이 필요없는 국내 뮤지컬의 '마스터피스(Masterpiece)'

열정적이고 광기어린 '박은태'의 지킬과 하이드!!
기사입력 2018.12.0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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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2004년 초연을 시작으로 한국 뮤지컬의 지평을 열었던 『지킬 앤 하이드』가 지난 11월13일부터, '전설의 캐스팅',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지킬/하이드'역으로, 윤공주, 아이비, 해나가 '루시'역으로 그리고 이정화, 민경아가 '엠마'역으로 캐스팅 되어 공연에 들어갔다. 이미 오프닝 주간에 전 좌석을 매진 시켰으며, 커튼 콜 기립박수와 뜨거운 입소문 속에 새로운 전설의 출발을 알렸다.

 

[지킬앤하이드] 2018 포스터(제공.오디컴퍼니).jpg

[사진=2018 '지킬 앤 하이드' 포스터 / 제공=오디컴퍼니]

(*本리뷰는 박은태+해나+이정화 배우, 캐스팅 공연을 보고 작성한 주관적 감상 리뷰 임을 밝힙니다.)

 

오후까지 따뜻했다가 갑자기 추워진 목요일 밤 '샤롯데 씨어터'에는 공연을 기다리는 많은 사람들의 한 껏 기대에 찬 술렁임으로 가득했다. 가족, 연인, 부부, 중년의 모임, 사업상 모임에서 온 듯한 사람들 등, 다양한 관객 층이 한 공간에 모여 있었다. 마치 어느 무도회의 플로어처럼.  물론 혼자 조용히 공연을 보러 온 나홀로족도 눈에 띄었다. 이것이 『지킬 앤 하이드』가 햇수로 15년을 지나오는 동안 전세대, 전연령층의 관심을 받는 국내 뮤지컬의 마스터피스가 되었다는 증거일 것이다. 이윽고 꽉 찬 객석의 소음을 가라앉히는 공연을 알리는 차임벨이 울리고 프롤로그 그리고 첫 넘버, 지킬 박사(박은태)의 'Lost In the Darkness'와 함께 공연이 시작되었다.  

  

[지킬앤하이드] 프로필컷_지킬 역_박은태(제공.오디컴퍼니).jpg

[사진='은지킬' 박은태 배우의 공연 프로필 사진 / 제공=오디컴퍼니]         

명불허전! 단점을 찾을 수 없는 완벽에 가까운 무대였다. 평일 밤에도 꽉 들어찬 관객의 박수와 환호, 커튼 콜 후, 박은태 배우에 대한 찬사와 감탄의 말이 여기저기 들려왔다. 박은태의 헨리 지킬과 에드워드 하이드는 두 명의 인격 뿐 아니라 '박은태' 라는 그 안에 자연스레 스며있는 또 하나의 인격을 포함, 마치 세 명의 인격이 무대 위에서 한판 승부를 벌이는 듯 하는 소름 끼치는 퍼포먼스를 보여주었다. 선과 악 그리고 박은태 라는 표현이 적절할 것 같다. 연기가 마치, 변화무쌍하는 색채처럼 '현란하다' 는 느낌을 받을 정도였으니 역시 '은지킬'이라 불릴만 하다. 브로드웨이 공연도 관람했고 지난 시즌 공연 등, 세 배우의 버전도 모두 보았다는 한 열렬 여성관객은 세 배우 모두 훌륭한 것은 물론, 각기 다른 세 배우만의 지킬과 하이드를 표현해 주어 3번을 봤음에도 전부 다른 느낌을 받았다며, 특히 오늘 공연의 박은태 배우는 팔에 소름이 돋을만큼 너무 멋졌다, 며 만족스런 미소를 지어 주었다. 2018년 『지킬 앤 하이드』에서 보여준 박은태 배우의 연기는 이미 그동안 보여주었던 훌륭함을 넘어 이제는 어느 정도는 그만의 '지킬과 하이드'의 경지에 올랐다고 감히 말하고 싶다.         

  

[지킬앤하이드] 가면_박은태, 전체(제공.오디컴퍼니) .jpg

[사진=박은태 배우와 무대 배경. '살인, 살인' 부분 / 제공=오디컴퍼니]

무대 또한 훌륭했다. 층고가 높은 뮤지컬 전용극장의 무대를 아주 잘 이용한 무대 디자인 미술이었다. 빅토리아 시대 느낌의 클래식한 후면 무대 세트와 지킬의 섬세한 날카로움과 하이드의 악마적 광기를 잘 표현한 은빛의 실험대와 이중인격을 이보다 잘 표현 할 수 있을까 싶은 두 개의 대형 거울, 5M 높이로 무대 끝까지 치솟아 위압적인 시선(?)으로 관객석을 내려다보는, 수를 셀 수 없는 메스실린더와 약병으로 가득 채워진 실험약 수납장 등으로 세팅된 '지킬박사 실험실'의 세련되고 훌륭한 무대 미장센은, 등장하는 순간 감탄을 짓게 만들었다. 더불어 유기적으로 움직이며 입장과 퇴장을 거듭하는 무대 장치와 극적 클라이맥스 때 마다 변화 무쌍하게, 캐릭터 못지 않은 개성을 보여주는 다양한 조명과 미술은 요즘 말로 '신박한' 볼거리와 시각적 카타르시스를 안겨 주었다.         

  

[지킬앤하이드] 지금 이 순간_박은태 (제공.오디컴퍼니) .jpg

[사진=엄청난 양의 메스실린더와 약병으로 꾸며진 지킬 박사의 실험실 / 제공=오디컴퍼니]  

공연 후에는 다시 만족스러운 관객의 술렁거림이 들려왔다. '박은태'라는 이름이 여기저기 들려왔고 조승우가 좋으니 홍광호가 좋으니 하는 여성 관객들의 작은 논쟁도 들려왔다. 공연장 밖을 나와서도 간헐적으로 '지금 이 순간'을 흥얼거리는 남자관객의 음성도 들렸다. 공연이 끝났음에도 관객 모두들 그 여운을 갖고 귀가를 하는 듯 했다. 이처럼 매공연 관객들의 찬사와 기립박수를 받는다는 이야기들이 인터넷을 채우고 반복관람 했다는 관객들의 피드들이 올라올 만큼 이번 연말연시에는 역시 『지킬 앤 하이드』 관람이 최고의 선물이라는 이야기가 틀린 말은 아닌 것 같다.


한편, (이하, '오디컴퍼니' 보도 자료에서 발췌)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영국의 소설가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소설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의 이상한 사건>을 원작으로 한다. 1886년 출간 당시 센세이션을 일으킨 것은 물론 드라마, 연극, 영화로 제작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동시에 인정받은 세기의 고전이다. 인간의 이중성에 대한 뛰어난 고찰은 다양한 작품의 모티브가 됐으며, 세계적인 작곡가 프랭크 와일드혼이 작가 레슬리 브리커스와 연출가 스티브 쿠덴을 만나 1997년 브로드웨이에서 뮤지컬로 첫 선을 보였다. 스릴러에 집중된 원작 소설과 달리 ‘지킬’의 로맨스를 전면에 내세우며, 신분도 성격도 너무 다른 두 여자가 한 사람의 몸에 갇힌 두 남자와 엇갈린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를 통해 ‘스릴러 로맨스’란 새로운 장르를 확보했다. 브로드웨이 공연 이후 독일, 스웨덴, 일본, 체코, 폴란드, 이탈리아 등 세계 10개국 이상에서 공연된 세계적인 뮤지컬이다.

한국에서는 2004년 초연되어 3주 간의 짧은 공연 기간에도 불구하고 ‘전회 매진, 전회 기립 박수’라는 한국 뮤지컬 역사상 최초의 기록을 남기며 한국 뮤지컬 역사에 한 획을 그은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원래의 대본과 음악을 바탕으로 새로운 크리에이티브팀으로 작품을 구성하는 논 레플리카(Non Replica) 프로덕션을 선택해 기존의 뮤지컬과는 차별화되는 성공 사례로 평가받는다.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는 꽃 피고 여름으로 접어드는 2019년 5월 19일까지 뮤지컬 전문 공연장인 서울 잠실 샤롯데 씨어터에서 이어진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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