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1차 대전 종전 100년

기사입력 2019.01.01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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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제1차 세계대전의 발발은 1914년 세르비아 청년이 오스트리아 황태자를 쏜 사건이 방아쇠 역할을 했다. 하지만 정작 싸움의 주역이 한편에서는 독일 다른 한편에서는 러시아와 프랑스가 된 이유를 알려면 세르비아의 슬라브족 형님 격인 러시아와 오스트리아의 게르만족 형님격인 독일의 대결구도와 1870년 프로이센-프랑스전쟁에서 알자스로렌 지방을 독일에 빼앗긴 프랑스의 원한을 이해해야 한다.

 

제1차 대전 종전으로부터 100년이 되는 관련국 정상이 프랑스 파리에 모였다. 프랑스의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은 “우리가 사는 시대가 제1차 대전과 제2차 대전 사이인 간전기와 흡사하다”는 우려를 표명한 바 있다. 제1차 대전 전후 처리 과정에서 독일에 과도한 배상을 요구한 것이 독일의 민족주의적 반발을 불러일으켜 제2차 대전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됐다. 오늘날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극우파가 득세하는 것이 제2차 대전 직전과 비슷한 모습으로 보이기도 한다. 20세기는 1900년부터가 아니라 1918년부터라고 말하기도 한다.

 

근대의 끝자락까지 남아있던 ‘카이저’니 ‘차르’니 하는 구식 군주들과 그에 부합하는 낡은 신분적 문화가 사라지고 민주주의와 대중문화의 시대, 바로 우리가 사는 현대로 들어서는 계기가 된 것이 제1차 대전 종전이다. 국제적으로도 국제연맹이 태어나면서 약육강식의 ‘힘의 외교’를 넘어서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강대국 민족주의가 제국주의적 야욕으로 불붙어 두 차례 세계대전이 일어났지만 그 속에서 약소국들에는 민족자결주의라는 새 희망이 주어졌다. 제1차 대전 직후 우드로 윌슨 미국 대통령의 민족자결주의에 힘입어 폴란드 등이 독립을 획득했다. 1919년 우리나라의 3·1운동도 그 영향으로 일어났다.

 

불행하게도 일본은 제1차 대전의 승전국이었고 3·1운동은 독립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그럼에도 민족자결주의는 거역할 수 없는 시대적 흐름이 돼 제2차 대전 이후 한국 등 수많은 신생국을 탄생시킨 동력이 됐다. 영국, 프랑스 등은 패전국 독일에 막대한 배상금을 부과했고, 혼란에 빠진 독일 국민은 히틀러를 불러냈다. 경제 정상화를 위해 각국은 전쟁 전의 금본위제로 복귀했으나 상황은 더 악화됐다. 전쟁기간 대거 늘린 통화를 환수하자 신용이 위축되면서 기업이 줄줄이 쓰러지고 실업자가 폭증했다.

 

국제금융 질서도 취약해지면서 1929년 대공황이 발생했다. 대공황 이후 각국은 각자도생으로 질주했다. 수출 경쟁력을 묶이기 위해 자국통화가치를 떨어뜨렸고, 관세장벽을 높여 자국시장 지키기에 나섰다. 미국은 1930년 ‘스무트-홀괴’법으로 고율 관세를 부과했고, 자유무역을 신봉해온 영국마저 관세를 도입했다. 보호무역 확산은 세계교역 축소와 경기침체를 가속화했다. 군국주의와 파시즘이 성장하기에 최적의 경제환경이 조성된 것이다. 혼돈을 조정하고 해결할 국제적 헤게머니도 존재하지 않았다.

 

1919년 창설된 국제연맹은 미국이 의회 반대로 불참하면서 처음부터 힘이 실리지 않았다. 미국은 1차 세계대전 이후 최대강국이 됐지만 ‘고립주의’를 표방하며 위기를 방관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최근 1차 세계대전 종전 100주년을 맞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평화포럼 연설에서 “세계 정세가 1930년대와 닮은 점이 있어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우려된다”고 말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비슷한 우려를 표시했다. 전쟁이 시작되자 작가들이 나섰다.

 

독일의 토마스 만은 “최고의 민족이 최고의 권력을 갖고 모든 것을 지배해야 한다”고 했다. 영국의 조지 버나드 쇼는 “백해무익한 괴물 독일 군국주의와 맞서 싸워야 한다”고 했다. 서로 참호에서 대치하고 있다가 죽을 줄 알면서도 ‘돌격 앞으로’하는 병사들의 생존기간이 5일이라는 말이 나돌았던 전쟁이 끝난 지 100년이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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