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프리뷰] 『리지』, 조용하고 서늘하지만 끌고 가는 힘이 강한 영화.

'클로에 세비니',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기사입력 2019.01.04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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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데이뉴스신문=김건우 기자] 1892년 여름 미국 메사추세츠 주에서 아버지를 잔인하게 죽였다고 추정되는 '리지 보든 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리지(Lizzie)』가 4일 오후 서울 CGV용산아이파크몰에서 언론 시사를 갖고 공개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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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리지'의 스페셜 포스터 / 제공=팝엔터테인먼트]

 

 

이 '리지 보든 살인 사건'은, 미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유명한 미스터리 살인 사건으로, 리지 보든이 가장 유력한 용의자이고 세간의 사람들도 부모를 죽인 살인마로 리지를 의심했지만 확실한 증거 부족으로 결국 현재까지 법적으로는 진범이 밝혀지지 않은 미해결 사건이다. 또한 도끼로 얼굴을 수십차례 내리찍은 잔인한 살인방법과 범인에 대한 미스터리, 리지 보든과 그녀의 아버지 앤드류 보든 등 기이한 보든家의 가족 관계 등으로, 이후 책이나 영화, TV드라마의 소재로 쓰였고 심지어 심'슨 가족'에도 패러디가 될 만큼, 세기의 살인 사건으로 남아 있다.
 
그렇게 여러 매체를 통해 재생산된 이 사건을 다룬 영화가 또 나왔으니 무언가 다른 독특한 지점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가 들었다. 더구나 리지 보든 역에 클로에 세비니가, 리지 보든 만큼 미스터리한 인물인 하녀 브리짓 설리번 역을 크리스틴 스튜어트가 맡았으니 그 기대치는 더 높을 수 밖에 없다. 결론부터 말하면 박수를 쳐 주고 싶을 만큼 매혹적이고 서늘하고 내밀한 스토리와 충격적인 비주얼을 보여준다.
 
영화는 역사 속에서 알려진 사실대로 전개된다. 다만 실제 역사에서 어느 정도는 베일에 가려져 있고 숱한 입방아에 올랐던 리즈 보든과 브리짓 설리번의 관계를 가공하고 내밀하게 들여다 보는 데 비중을 두었다. 감독 크레이그 윌리엄 맥닐은 익히 알려진 부모 살인장면까지 가는 과정동안 리즈와 브리짓의 관계에 큰 비중을 두면서 세밀하게 짚어가듯 내러티브를 전개시켜 나가게 연출하였는데 그 선택은 아주 영리했다는 생각이 든다.
 
그리고 자칫 그 전개과정이 지루할 수도 있지만, 그 조용함 속에서 긴장감을 계속 부여하며 몰입감을 가지고 끌려 가게 만드는 것은 리지 역의 클로에 세비니의 인상적이고 독특한 캐릭터 표현(간질을 앓고 신경질적이면서 차가운 다정함과 팜므파탈의 기질을 두루 담고 있는)과 리지 뒤에 가려진 연약한 하녀 브리짓 역을 세밀한 연기를 통해 캐릭터의 존재감을 내보인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뛰어난 연기력 덕분이다.
 
 특히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폭압적인 남성 권력과 계급이 주는 불합리함을 어쩔 수 없이 견뎌내고 순응할 수 밖에 없는 당시 미국 사회, 하층 여성의 심리를 아주 섬세하게 잘 그려주었고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리지같은 팜므파탈은 되지 못하게 연약하지만 자신의 작은 (거짓) 의지로 재판정에서 나름의 복수에 가담해 심적인 공범자가 되는 브리짓의 역할을 너무도 훌륭하게 표현한다.
 
『리지』는 이미 말한대로 너무도 잘 알려진 스토리에 결과까지 뻔한 영화이다. 다만 언급한대로 그 살인사건까지 가는 과정동안 보여지는 '리지'라는 다면적인 캐릭터를 관찰하는 재미와 '리지와 브리짓'이라는 캐릭터간의 관계(동성애)를 섬세하게 표현하는 방식,  또 다시 표현되지만 여전히 충격적인 살인장면, 그리고 클로에 세비니와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훌륭한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가치가 있는 영화이다.
 
클로에 세비니, 크리스틴 스튜어트의 연기가 돋보이는 영화 『리지』는 오는 1월 10일 개봉한다.
 
[김건우 기자 geonwoo31@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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