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데이뉴스신문= 김종권 기자] 끝나도 여운이 남는 뮤지컬은 많지 않다. 16일 관람했던 뮤지컬 '아랑가'는 하루가 지난 지금까지 여운이 남을 정도로 인상적이다. 2016년 초연을 봤고(그 땐 3월 1일 관람) 어제 재연을 봤지만 느낌이 다르다. 예전 교보문고 가서 좋아하는 작가 김용(진융...무협소설 대가) 작품(의천도룡기)을 발견했을 때 심장이 뛰던 생각이 난다. 어제 느꼈던 감정이 그 당시랑 같다.
초연 때보다 이야기가 짜임새 있고, 무대가 아름다워진 게 눈에 띈다. 뮤지컬과 판소리가 적절하게 어우러지는 전개와 중독성 있는 넘버(꿈 속의 여인)가 슬프게 다가온다.
질투 때문에 괴로워하는 개로왕 복잡한 심리를 연기한 박한근과 꿋꿋하게 지조를 지킨 아랑으로 나온 박란주 연기와 노래는 돋보인다. 어제 공연을 보면서 박란주 성량과 연기에 두 번 놀랐다. 예전 시연회(프레스콜) 취재할 땐 눈에 띄지 않았는데 공연을 보고 앞으로 다른 작품에서 자주 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박란주 연기와 노래는 무척 인상적이었다.
이 작품 가장 큰 매력은 우리 뮤지컬 힘이다. 창작 뮤지컬도 이렇게 잘 만들면 세계 어느 곳을 가도 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음악에 대해 잘 몰랐지만 어제 들은 음악이 아직 기억나는 걸 보면 나도 어쩔 수 없는 한국인이다. 국경이 없어지는 세계화 시대 '아랑가'는 충분히 한류 뮤지컬로 성장할 듯하다.
위에서 꽃잎이 떨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무척 슬프면서 아련했다. 한국화 여백처럼 여운이 남았다. 요즘 슬픈 뮤지컬, 영화를 보면 계속 눈물이 나는데(40 넘어가면서 부쩍 그렇다) 어제 '아랑가'도 눈물이 났다.
이 작품이 계속 무대에 올려져 한국을 대표하는 창작 뮤지컬이 되길 빌어본다. 계속 성장하느냐 후퇴하느냐 판단은 관객들 몫이다. 제작진과 배우들은 최선을 다했다. 우리 관객들이 어떤 판단을 할지 궁금하다.
우리 음악과 뮤지컬이 만나 조화를 이룬 뮤지컬 '아랑가'는 4월 7일까지 대학로 TOM 1관에서 관객을 만난다. 강필석, 박한근, 박유덕, 안재영, 김지철(김영철), 최연우(최주리), 박란주 등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