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5·18 망언 전입가경 한국당

기사입력 2019.02.19 18: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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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자유한국당이 중앙윤리위원회를 열어 ‘5·18 망언’을 한 세 의원에 대한 징계안을 내놨다. 이종명 의원은 제명하기로 했는데,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해서는 징계를 유보했다. ‘전당대회 후보자는 후보 등록이 끝난 때부터 당선인 공고까지 윤리위 회부 및 징계를 유예받는다’는 당 선출 규정에 따른 조치라고 당은 설명했다.

 

두 김 의원이 오는 27일 치러지는 전당대회에 각각 당 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로 등록했기 때문에 그 결과가 나와야 징계한다는 것이다. 피 흘려 민주주의를 사수한 시민을 모독한 의원들에 대해 당규를 내세워 보호막을 치다니 너무나 안일하다. 진정성 없는 ‘징계쇼’라는 비판이 나오는 것은 당연하다. 이 의원에 대한 제명은 당 징계위가 선택할 수 있는 최고 수위의 징계이기는 하다. 하지만 이 징계는 당 소속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찬성으로 가결해야 효력이 생긴다. 그런데 이 의원에 대한 당내 동정론이 만만치 않아 가결을 장담하기 어렵다고 한다. 또 이 의원은 당에서 제명되더라도 의원직을 유지하는 데 아무 지장이 없다.

 

두 김 의원에 대한 징계 유예는 더욱 납득이 가지 않는다. 이런 당규가 있다는 사실을 모르고 징계위에 회부했다면 한심하다. 알았다면 후보로 등록할 때까지 이들에 대한 징계를 늦춰 빠져나갈 기회를 줬다는 비판을 면할 길이 없다. 이들이 당선되어도 문제다. 한국당은 과연 제명 처분 대상자를 당 대표나 최고위원으로 인정하겠다는 것인지 묻고 싶다. 더욱 경악할 일은 이들 징계에 대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당 내부의 인식이다. 김 위원장은 징계유예를 비판하자 “국민의 대표인 의원에 대한 징계는 명확한 사실관계를 신중하고 엄격하게 따져가며 처리해야 한다”면서 “인민재판식으로 판단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고 반박했다.

 

망언 파동 초반에도 미온적으로 대처하더니 끝까지 시민의 뜻을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게다가 한국당 의원 상당수가 당의 단합을 거론하면서 이번 징계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망언 파문으로 지지율이 떨어진 것을 보고도 여전히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 소나기만 피하고 보자는 태도가 공당의 모습과는 거리가 멀다. 대전 합동연설회에 이어 황교안·오세훈·김진태 당 대표 후보들의 첫 TV토론회를 개최했다. 2·27 전당대회 레이스의 막이 올랐지만 당의 미래 비전을 내건 치열한 경쟁 대신 오직 표만 노린 실망스러운 장면들이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대전 합동연설회에서 당 대표 후보들은 무엇보다 친박, 탈박, 배박에 대한 의견 정리에 급급했다.

 

황 후보는 배박 논란을 의식한 듯 박근혜 전 대통령을 아예 언급하지 않는 식으로 대응했고, 탈박을 외친 오 후보는 황, 김 후보를 싸잡아 ‘친박’으로 몰아붙였다. 김 후보는 친박의 적자임을 강조하면서 차별화를 시도했다. 해묵은 박근혜 프레임을 둘러싼 공방이 재연되면서 보수의 핵심가치에 대한 토론은 아예 뒷전으로 밀려버렸다. 5·18 민주화운동 모독 논란이 벌어진 행사의 주최자인 김 후보는 TV토론회에서 “직접적으로 해당 발언을 한 적이 없다”며 선을 그었지만 그렇게 피해나갈 사안은 아니다. 더구나 5·18 모독 발언 이후 연설회 현장에선 강경우파 성향 지지자들에게서 더 뜨거운 지지를 받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게다가 김 후보 등 3명에 대한 지도부의 어설픈 징계로 다시 한번 당의 쇄신 노력은 훼손됐고, 중도 성향 지지층은 등을 돌렸다. 시민들은 5·18 망언을 보면서 한국당을 향해 민주정당으로서의 정체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당이 진정 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한다면 세 의원 모두 깨끗이 제명해야 한다. 그리고 국회의원 퇴출에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동참하는 게 맞다. 제1야당이 5·18 망언 의원들을 감싸면서 정권을 달라고 하는 것은 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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