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경택 칼럼] 2차 북·미 회담 결렬 진동

기사입력 2019.03.22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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칭찬합시다운동중앙회 칭찬합시다운동본부 총재 나경택

[선데이뉴스신문=나경택 칼럼]세기의 담판이 될 것으로 기대했던 2차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것은 큰 충격이 아닐 수 없다. “서두르지 않겠다”고 거듭 강조해온 트럼프 대통령은 결국 ‘올바른 거래’를 위해 합의도출 실패를 선택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통 큰 결단’을 치켜세웠던 김정은은 “고민과 인내가 필요했다”며 상응조치에만 집착했고 끝내 빈손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충분한 사전 실무협상 없이 성급하게 마련된 정상 간 톱다운식 담판의 결말이었다.

 

북·미 두 정상은 단독·확대회담 이후 예정됐던 업무오찬과 합의문 서명식을 전격 취소했다. 아무런 합의를 이루지 못한 채 각자 회담장을 떠났다. 트럼프 대통령만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으나 우리는 받아들일 수 없었다”고 결렬 이유를 밝혔다. 다만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은 “긍정적 진전이 있었다.

 

몇 주 안으로 합의되길 바란다”고 후속 협상을 벌여나갈 것임을 예고했다. 하노이 회담 결렬의 이유는 북한의 과도한 요구였다. 김정은은 영변 핵시설의 폐기만을 내걸고 그 대가로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요구했다. 나아가 김정은은 영변을 넘어선 비밀 핵시설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반출 같은 ‘플러스알파(+α)’ 요구에도 응하지 않았다.

 

북한 ‘핵개발의 심장부’인지, ‘쓸모없는 고철덩어리’인지 논란의 대상인 영변 폐기만으로 미국이 ‘선(先)비핵화, 후제재 해제’ 원칙을 허무는 보상조치를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북·미는 비핵화의 개념에서조차 제대로 합의하지 못한 듯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는 ‘북한의 완전하고 돌이킬 수 없는 비핵화’, 즉 핵시설은 물론 핵물질과 핵탄두, 미사일, 대량살상무기(WMD)까지 완전히 폐기하는 것임을 재확인했다. 김정은은 회담 모두에 “비핵화 의지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지만, 명확한 비핵화 종착점의 명시에는 끝내 동의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결국 김정은이 지난해 6·12싱가포르회담에서 동의한 ‘완전한 비핵화’는 모든 핵의 완전한 폐기가 아니라, 이미 확보한 핵탄두·물질은 그대로 보유한 채 추가 핵개발을 중단하는 수준을 의미하는 것이 아닌지 의구심이 드는 대목이다. 더구나 부분적 제재 완화가 아닌 전면 제재 해제는 비핵화가 완료된 시점에만 가능하다는 게 미국의 분명한 입장임을 북한도 알고 있었을 것이다. 이렇게 무엇을 짓겠다는 설계도도 없이 기초공사부터 할 수는 없는 일이다. 그러나 하노이 회담 결렬을 당장 북·미 대화의 파탄으로 볼 수는 없다. 특히 미국은 이번 결렬을 ‘미완의 합의’로 보고 “몇 주 안에 합의되길 바란다”며 기대를 나타냈다.

 

트럼프 대통령도 “군사훈련은 오래전에 포기했다”며 지난해 중단한 한미 연합 훈련의 재개는 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김정은은 김씨 왕조 체제를 지키는 것이 그 무엇보다 우선하는 가치다. 체제 유지를 위한 유일한 안전판이 핵이라고 믿고 지난 25년 동안 나라의 모든 것을 쏟아 왔다. 90년대 중반 수십만이 굶어 죽는 고난의 행군을 감내하면서도 핵개발을 포기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핵실험까지 성공한 나라가 핵을 포기한 사례는 하나도 없다. 트럼프 대통령도, 심지어는 문재인 대통령도 김정은이 진짜 핵을 포기할 것이라고는 보지 않았을 것이다.

 

김정은이 진짜 핵을 내려놓겠다고 결심하는 순간은 핵을 가지고 버티려다가는 진짜 체제가 무너질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게 됐을 때뿐이다. 지금으로서는 김정은을 그 막다른 골목으로 몰고 갈 유일한 방법은 대북 제재뿐이다. 현재 북한 경제성장률은 2017년 -3.5%에서 2018년엔 -5%로 곤두박질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가 인내를 갖고 대북 제재를 지키면 김정은이 핵이 자신을 지켜주는지, 그 반대인지 계산을 다시 해보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 수 있다. 평화로 가는 여정이 마냥 순탄할 수만은 없다. 혼란과 불안을 걷어내고 비핵화와 평화의 궤도에 오르길 바란다!

[나경택 기자 cc_kyungte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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