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로 이용웅 칼럼] 남한에 소개된 동시(童詩)를 통해 본 북한 아동문학

기사입력 2019.05.17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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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동시집 축포성> - 2018년 북한 금성청년출판사 간행-자료 조선일보.

[선데이뉴스신문=이용웅 칼럼]<조선일보>(2019년 5월 16일 字)는 [북한 童詩에 "미국땅 불바다로, 靑 삽살개도 불고기될 것"]라는 충격적(?)인 기사를 실었습니다. 이 기사는 동아대 강동완 교수가 입수해 이날 공개한 북한 내부 도서 <축포성>의 내용을 인용해서 집필한 기사입니다. 이 기사의 내용은 제목에서 쉽게 간파할 수 있는 것입니다.

 

강 교수가 공개한 <축포성>은 약 190페이지 분량으로 어린이·청소년용 시 130여 편이 실려 있으며, 800만 북한 청소년의 사상 교육을 책임지는 김일성·김정일 사회주의청년동맹 직속의 금성청년출판사에서 2018년에 발간했습니다. 책 표지에는 부제(副題) “해님을 우러러 부르는 노래”와 발간 연도 “주체 107(2018)”이 적혀 있습니다. 이 책은 통일부(북한자료센터)도 확보해 보관 중이고, 특수도서로 분류돼 일반엔 공개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내 나라 제일 쎄다야”란 시에선 “어제는 대륙간탄도로케트/저 하늘에 씽 날아오르고/오늘은 수소탄 꽝 꽈르릉”, “아무리 제재와 압박을 해도/불벼락에 몽땅 타죽고 말걸”이라고 했고, ”몰랐지 알았지“란 시는 ”몰랐지 미국놈들아/우리나라 위협해도/수소탄 하늘땅을 울릴 줄' '정말 알았지/구린내 나는 그 상통/또 들이밀 땐/미국땅이 통째로 없어질 줄을!“이라고 했다고 합니다. ”온세상에 만만세“라는 시에는 ”우리의 탄도로케트/제일이야 만세! 만세!/날강도 미제놈들/미국땅을 통째로 잠글 거야“라고 했다고 합니다.

 

강 교수는 이 밖에도 “미국땅 지구상에서 송두리째 사라질걸”, “미국놈들 꼴 좀 봐/그 앞에선 이 행성에/숨을 곳 없어”, “지도 우엔 미국놈 숨쉴 곳 없다/멸망의 무덤까지 한뽐이구나” 등의 표현이 등장한다고 했습니다. "트럼프의 개나발"이란 시에는 “짖어대는 트럼프야/미친개에겐 몽둥이찜질/명약이란다/수소탄 맛 한번/먹어보겠니”라고 했고, 또 다른 시 “복수의 강타”에는 “늙다리 트럼프야/우린 빈말 모른다/겁에 질린 개처럼 너는 자꾸 짖어대도…”라는 표현이 나온다고 했습니다.

 

강 교수는 "남북, 미·북 관계가 가장 좋았다는 작년에 이런 책이 나왔다는데 주목해야 한다"며 "겉으론 상냥한 미소를 짓는 북한이 속으로 무슨 생각을 하는지, 우리가 김정은의 위선에 속고 있는 건 아닌지 곱씹어 봐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런데 필자는 이 기사의 제목에 있는 “童詩” 라는 용어를 보고, 과연 강 교수와 기자들이 북한의 ‘아동문학’을 자세히 아는지 의문이 생겼습니다. 이 동시집 <축포성>은 북한 내부 도서 한 권일 뿐입니다.

 

필자는 북한의 <주체문학의 새 경지> ‘제3장 아동문학(요약)’을 통해서 북한 아동문학을 정리해 봅니다. 김정일은 아동문학이 후대들을 교양하는데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담당 수행하고 있다는 김일성의 ‘주체적인 문예사상을 계승 발전’시켜 아동문학의 새로운 발전을 이룩하도록 했습니다. 김정일은 김일성이 창작한 “불후의 고전적명작들”을 발굴, ‘혁명적 아동문학의 근본초석으로 영원한 본보기’로 되도록 했습니다.

 

그리고 김정일은 <축복의 노래>, <조국의 품>을 비롯한 수많은 자작(自作) 시가작품들과 <호랑이를 이긴 고슴도치>, <까치와 여우> 등을 ‘혁명적 아동문학의 고귀한 유산’으로 만들었다도 했습니다. 또 그는 어린이들에 대한 현실체험을 학교와 가정에서 뿐 아니라 과외교양기관들과 소년단 야영소, 학생소년궁전 등 우리 어린이들이 생활하는 모든 곳에서 전면적으로 하며 개별적 대상 뿐 아니라 모든 어린이들을 상대로 하여 협의회, 연구토론회, 경험발표회 등에도 적극 참가하는 방법으로도 현실체험을 진행할 데 대하여 가르쳐주었다고 합니다. 그리고 김정일 덕분에 “오늘 우리 아동문학은 소설, 시, 동화, 우화 등 모든 형태들이 찬란히 꽃펴나고 있으며 주체적인 우리 식 아동문학의 면모를 충분히 갖췄다”고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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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2.16예술교육출판사.2002년)-학창시절의 문학예술천재상.

 

“불후의 고전적명작 동요 <공화국기발> 창작(1950년 6월 15일)/ 불후의 고전적명작 동요<연아연아 올라라> 창작(1951년 4월 10일)”- 여기서 ‘동요’는 ‘동시’로 표현되기도 합니다. 1950년~1951년 작품인데 “불후의 고전적명작”? 그런데 ‘불후의 고전적명작’은 김일성과 김정일의 창작 문학 작품의 맨 앞에만 장식하는 용어입니다. 동서고금(東西古今)을 막론하고 ‘불후의 명작’은 수없이 존재하는데, 북한에서는 ‘사용 금지’입니다.

 

<주체예술의 위대한 년륜>(2.16예술교육출판사 편. 2002년)의 “학창시절의 문학예술천재상”(사진)에 있는 시(詩)는 위 두 작품처럼 “불후의 고전적 명작”으로, 제목은 “우리 교실”(1954년 4월 21일)입니다. 그리고 이 동시가 <아동문학>(1954년 6월호)에 실렸다는 글도 있습니다. 이 동시들은 김정일이 모두 썼다고 합니다. 그러니까 북한 아동문학의 원조(元祖)는 김정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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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월간 <아동문학> (문학예술출판사.2019년 4월호) 표지.

 

북한 월간 <아동문학>은 북한 조선작가동맹 중앙위원회 기관지로, 1947년 7월에 창간되었습니다. 잡지는 4×6배판 64페지 월간으로 발행되었는데, 처음에 어린이신문사에서, 주체37년부터 문화전선사에서, 주체40년부터 문학예술사에서...주체50년 8월부터 조선문학예술총동맹출판사에서 발행되다가 주체57년 4월부터 중단되었습니다...1992년부터 문학예술종합출판사에서 다시 속간, 그리고 현재 문학예술출판사에서 발행! 김정일은 “<아동문학>의 중요한 사명은 어린이들과 소년단원들이 아동소설, 동요, 동시, 동화, 우화와 같은 문학작품을 많이 읽게 하여 그들을 정치사상적으로, 정서적으로 교양하자는데 있습니다.”라고 했습니다.

 

<아동문학>에서는 <축포성>에 있는 표현, 즉 “짖어대는 트럼프야/미친개에겐 몽둥이찜질”과 같은 욕설들은 쓰지 않습니다. “우화 새끼승냥이의 <눈물>”에서는 미국인을 “큰 놈이든 작은 놈이든 물어뜯고 빼앗아 먹는 것이 승냥이의 본성이라는 것을 내 미처 몰랐구나. 놈들이 막다른 골목에서 흘리는 눈물에 동정을 하지 말아야 하는 건데…”라고 했습니다.

 

북한 아동문학의 핵심은 어린이들을 “주체혁명위업의 계승자로 튼튼히 준비시키는데 힘있게 이바지”하게 하는 것이고, 그들에게 주체사상과 ‘김일성·김정일·김정은’ 우상화를 가르치는 역할을 하는 것입니다. 누구든 북한 아동문학을 논(論)하려면 먼저 이런 내용을 숙지(熟知)했으면 합니다. 빙산(氷山)의 일각(一角)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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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魯 李龍雄/ 석좌교수

경남대학교 극동문제연구소/
선데이뉴스신문/논설고문/
한반도문화예술연구소 대표/

 

[이용웅 기자 dprkcultur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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